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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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의 영화음악가들을 들먹이면 꼭 한번은 언급되어야 할 인물, 그래서 이 방면에서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는 작곡가가 바로 디미트리티옴킨이다.
그는 최근의 영화음악가들이 보여주는 내러티브에 충실한 극적인 스코어에 비한다면 구닥다리처럼 들릴지도 모르는 - 흔히 말하는 '촌스러운' 사운드로 생각될 수도 있으나 그것은 작금의 상황과 비교될 바 아니며, 영화사의 가장 큰 반전이었던 무성에서 유성으로의 전환 - 바로 그 토키영화의 재미와 역사를 가장 설득력있게 만들어 준 위대한 작곡가이다.
또한 공산주의를 거부하고 조국 러시아를 등진 어두운 과거를 가슴에 품고 있으나 영화에서의 음악적 기능을 관객들에게는 고유의 쾌감과 즐거움으로 새롭게 일깨워 준 인물이며, 애정물에서부터 스릴러, 전쟁영화 그리고 서부극에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모범적인 영화음악의 답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모친의 뛰어난 음악적재능과 지원으로 음악의 기초를 다지고 많은 대가들의 사사를 거치면서 작품의 깊이를 확장해가던 그는 공산주의가 팽배하던 조국의 국수적인 음악적토양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유럽의 정통성과 독창성을 동시에 겸비하게 된다.
특히 이 시기에 그의 스승이었던 펠릭스블루멘털에게 받은 음악적영감은 그의 평생을 좌우하게 되는데(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블라드미르호로비츠를 길러낸 인물이다) 이때 닦은 고도의 피아노테크닉으로 20세 초반에 이미 명연주자로 이름을 날렸다.
헐리우드 영화음악가들의 상당수가 클래식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면 이런 경력은 당연한 것일지 모르나 티옴킨의 경우는 그의 일생을 전/후반기로 나누었을 때 전반기의 대부분을 전문 연주자로 보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랬던 그가 영화와 연관을 맺게 된 것은 조국 러시아가 공산주의의 물결에 휩싸이고, 그의 집안이 부르조아로 몰리게 되면서 미국으로 망명을 하면서부터이다. 이 부분은 그의 음악적인 부분과 아무런 연관없이 자주 언급되는 사실중 하나인데, 그가 지속적인 음악활동을 하기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전무했던 당시의 상황으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톨스토이의 원작을 영화화 한 [부활]을 시작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스미스씨 워싱턴으로 가다] [나는 고백한다] [자이언트] [나바론의 요새] [북경의 55일]등 헐리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대작들의 음악에서 디미트리티옴킨의 이름은 필연적으로 언급되고 있으며, 서부영화음악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1946년작 [백주의 결투]에서는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곡상과 주제가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개가를 올리는 등 황금기를 구가했다.
대작들의 음악을 연이어 맡으면서 최고의 지명도를 확보하던 티옴킨은 존웨인이 사재를 퍼부으며 야심차게 진행했던 프로젝트 [알라모]의 주제가 - 자료에 의하면 영화 [알라모]는 티옴킨의 음악을 제외하면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참담할 정도로 실패했다고 한다 - 와 멕시코의 민속음악을 응용하여 트럼펫으로 연주된 [리오 부라보]의 주제음악등을 계속 히트시키면서 영화의 극적인 분위기를 인상적인 선율로 묘사해냈다.
특히 [알라모] [리오 부라보] [OK 목장의 결투]등의 영화들에서는 오리지널스코어보다 더 인기를 끌었던 주제가들이 그의 지명도를 더욱 높이데 일조했다는 것이 특색인데, 1960년도 아카데미상에서는 영화 [알라모]의 삽입곡 'The Green Leaves Of Summer'의 경우 가장 강력한 주제가상 후보로 떠오르자, 이곡은 자신의 오리지널스코어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방의 민요에서 참조한 것임을 스스로 밝히고 아카데미의 음악분과위원회에 자신의 곡을 투표하지말 것을 요청하였다. 그가 음악적인 역량 못지않게 성실하고 정직한 인품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에피소드라 하겠다.
이렇듯 자신의 음악적 토양인 클래식을 기반으로 민요, 팝음악적 감성까지 영화를 위한 음악에서는 실험을 주저하지 않았던 개척자 디미트리티옴킨은 [하이눈] [노인과 바다] [진홍의 날개]로 세번의 아카데미 작곡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남기고 1979년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 Writer 김관희, 서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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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영화음악가/국외 l 2008/07/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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