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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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Score (1981/1992)
작곡가: Howard Shore
발매사: Silva Screen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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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5] 01. Main Title
[04:07] 02. Vale Captured
[01:18] 03. Ephemerol
[02:49] 04. The Ripe Program
[02:48] 05. The Injection
[02:35] 06. Dirge For The Assassins
[01:01] 07. Vale's Lonely Walk
[01:32] 08. The Dart
[05:47] 09. Scanner Duel
[12:16] 10. The Shape Of Rage(A Suite For 21 Strings)
[02:14] 11. Main Title
[01:10] 12. Bondage
[01:00] 13. Twins
[00:58] 14. Growing Awareness
[02:10] 15. Dependence
[00:47] 16. Helpless
[01:48] 17. The Operating Room
[02:39] 18. In Delirium
[04:20] 19. Birthday Party
[05:27] 20. Suicide 
[03:16] 21. Fi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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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01~09 : (from 'Scanners')
Track 10 : (from 'The Brood')
Track 11~21 : (from 'Dead Ringers')


데이빗크로넨버그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곧 인간의 뇌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그는 자신의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신체를 해체하고 분열된 자아를 언급하면서 현대사회를 감싸고 있는 테크놀로지와 숨겨진 공포에 대해서 이야기 해왔다.
이것을 다루는 과정은 매우 잔혹했다. 머리통을 통째로 날려버리기도 했고, 팔다리가 끊겨 나가는 것은 적어도 그의 영화속에서는 대단히 익숙한 묘사방법이다. 차량의 사고가 섹스와 결합되는 이상심리, 인간의 신체에 직렬연결되는 조이스틱형 게임기 - 어떤 보편성도 거부하는 그의 영화속 묘사법은 늘 논쟁의 중심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반대급부, 이것에 열광하고 금기시되었던 것을 꾸준하게 다루며 문명비판에 앞장서온 그의 정신을 높이 산 이들에게선 명예로운 '작가'의 호칭을 부여받았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분명 크게 일조한 [플라이]를 '최고의 졸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대문명을 저주해온 그에게 자본의 결탁과 스타시스템의 활용도가 그 어떤 영화보다도 높았던 헐리우드산 영화 [플라이]는 진정 마음에 들지 않는 프로젝트라는 결과론적 사실이 첫번째 이유이며, 사실 그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돈으로 바른 말끔한 SFX 효과보다도 인간의 두뇌속으로 스멀스멀 기어들어가는 기생충의 시점과 그럴 수 있는 창작의 자유가 필요했기 때문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전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 데이빗크로넨버그는 꾸준하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획일화된 문명사회를 비판해온 '진행형' 감독이며, 작가이다.
놀랍게도 그의 영화들은 초기작에서 흔하게 있을 수 있는 오류를 하나씩 제거해가고 있으며(마치 컴퓨터가 업그레이드 되듯이) 자기제어능력을 가진 것처럼 문제점을 스스로 치유해 나가고 있다. 신체의 훼손과 해체에 집착했던 초기작들의 충격요법은 서서히 줄어들고 호러와 SF장르를 절묘하게 혼합하여(미디어와 신체를 교합시킨다) 은유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는 그의 중분기 이후의 작업들은 걸작의 범주에 들만하다.
[비디오드롬]에서 보여진바와 같이 미디어에 대한 극도의 혐오와 날카로운 비판/풍자는 우리가 처음 본 충격적인 장면이었으며, 영화화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누구나 말했던 LSD 소설 [네이키드런치]는 어떠한가. 이 두 작품들은 전세계에 흩어져있던 문명비판론자들을 영화라는 '미디어'(아이러니하게도)를 통해 단단하게 결속시켰으며, 그의 입지는 이 작품들로 인해 보다 탄탄해졌다. 영화 [스캐너스]와 [데드링거]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한계는 곧 육신의 한계이지만 컴퓨터를 지배하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그릇된 욕망은 초인간적 사고와 결부되어 곧 파멸을 부르며, 공멸한다.
지배될 수 없는 인간의 사고를 정복하려는 스캐너스들의 욕망에 의한 결과는 자명하고, 사고의 주체인 '머리'를 육신에서 제거해버리는 극단적인 묘사들도 적어도 이들 영화속에서는 가능하다. 주체할 수 없는 능력을 갖게 된 테츠오가 [아키라]에서 그랬듯이 말이다.
크로넨버그의 영화에서 오랫동안 변함없는 파트너쉽을 보여주었던 하워드쇼어의 초기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더더욱 흥미로운 일이다. 그는 [반지의 제왕]의 음악으로 이제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의 영화음악팬들이 다음작품을 기다리는 메이저 작곡가가 되었지만, 두뇌속으로 들어가길 주저하지 않았던 크로넨버그의 맹목적인 집착을 부채질하였던 이가 바로 그이기도 하다.
[비디오드롬]의 충격적인 영상은 하워드쇼어의 음악으로 '완성'되었으며, 오넷콜맨이라는 전혀 매칭되지 않는 재즈뮤지션의 음악을 LSD의 세계로 밀어넣는 초강수를 두었던 이도 바로 그이다. 그런 그가 [스캐너스] [데드링거]에서 들려주는 스코어는 영화속의 초능력자들이 그랬듯, '머리속으로 들어가는' 음악이다.
창작자들에게 있어 가장 힘든 것중 하나는 보이지 않는 것을, 들리지 않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2001: 스페이스오딧세이]에서의 스타게이트 장면이 그랬고, 경우는 다르지만 박찬욱 감독의 [JSA]에서 북측 병사들의 거울장난 장면때 묘사되던 남일병의 '영상'이었다. 그것은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하워드쇼어가 [스캐너스]에서 하려고 했던 음악이 바로 이런것이 아니었을까. 그의 음악은 크로넨버그의 영화속에서 늘 그래왔듯 대단히 훌륭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으나 그다지 환상적인 정서는 없으며 섬뜩하고 기괴한 쪽에 가깝다. 그것은 [스캐너스] [데드링거]의 스코어가 낯선 곳에서 들려지는(또는 들려져야 할) 음악이고 그곳은 어느누구도 초대받지 못했던 인간의 두뇌(Brain)속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소음으로 인식하며 파괴해버리거나 음악으로 즐기는 것은 감상자의 '머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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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09/1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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