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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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2004/2004)
작곡가: Marco Beltrami
발매사: Varese Sarabande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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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1] 01. Main Titles
[03:13] 02. Gangs Of Chicago
[03:15] 03. I, Robot Theme(End Credits) 
[01:06] 04. New Arrivals
[03:10] 05. Tunnel Chase
[01:27] 06. Sonny’s Interrogation
[04:21] 07. Spooner Spills
[01:37] 08. Chicago 2035
[01:00] 09. Purse Snatcher
[02:53] 10. Need Some Nanites
[04:16] 11. 1001 Robots
[05:09] 12. Dead Robot Walking
[02:25] 13. Man On The Inside
[04:19] 14. Spiderbots 
[04:24] 15. Round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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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로봇인 작품들 중 비교적 최근작인 [아이 로봇]은 슈퍼스타 윌스미스의 출연이라는 점 이외에도 날로 발전하는 컴퓨터그래픽스의 기술적인 진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도 의미가 있다. 관객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들은 컴퓨터그래픽스의 절묘한 묘사들이나 액션씬들이지만 우리는 [아이 로봇]을 통해 지금까지의 영화들속에서 로봇이 어떤 존재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스크린위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로봇은 어디까지나 인간들의 힘든 일이나 고충을 해결해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로봇의 인공지능속에 반드시 탑재되어야 하는 - 이른바 '행동지침'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아이 로봇]등의 영화들은 이런 룰(Rule)이 깨진 상황들과 그 역효과를 묘사하는데 집중한다.
[2001: 스페이스오딧세이]에서 자신을 제거하려는 인간들을 우주공간으로 날려보내던 인공지능 컴퓨터 할(HAL), 죽어 너덜너덜해진 육신에 기계를 심어놓았으나 기어이 자신의 기억을 찾고 잃어버린 자아의 이름 '머피'를 외치던 [로보캅]은 어떠한가. 너무나도 인간다와지는 바람에 오히려 폐기처분을 강요당하는, 그리고 그 암담한 현실에 눈물짓던 [A.I.]나 [블레이드러너]의 사이보그들은?
이렇듯 그들이 행동지침을 어길시에는 예외없이 '제거'라는 문책이 따르게되는데 이런 상황속에서 보여지는 로봇들의 집단행동들은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리려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존재가 자신을 창조한 '아버지'라도 살고자하는 생존의 욕구,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를 넘어설 수 있을까? 비둘기를 안고 인간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죽어가던 [블레이드러너]의 로이가 그랬듯이 말이다.
[아이 로봇]은 수많은 유사영화들에서 반복되어 온 생존의 문제위에 음모라는 덫을 하나 더 추가했다. 이것이 추가됨으로써 로봇들은 아무 생각없는 무생물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그 배후를 쳐야한다는 당위성과 임무를 경찰 스프너(윌스미스 분)에게 줄 수 있었다.
따라서 경찰이 이 영화에서 맞닥뜨리게 된 상황은 존재에 대해 인식하게 된 로봇을 향한 - 약간은 동정심도 유발시킬 수 있는 - 철학적 해결법이 아닌, 음모로 뒤덮인 거대세력에 대한 대결양상을 띄게되는데, 사실상 이 부분은 [아이 로봇]이 애초에 인정한 블럭버스터 영화에 대한, 또는 블럭버스터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 보는 편이 옳겠다.
무엇보다 [아이 로봇]은 깔끔하고 공들인 화면에서도 짐작되듯이 1억달러 이상이라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동분서주하는 윌스미스와 로봇들이 벌이는 전투씬등은 '대단하다'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화려하고 위압적이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는 고리타분한 고찰이 아니라 멋진 장면들을 보면서 소리지를 준비이며, 제작사와 감독들 모두 그것을 원한다. 또한 - 적어도 [아이 로봇]은 그만큼의 값어치는 해주는 영화다.

[스크림] 3부작의 스코어로 화려한 신고식을 마친 후 [블레이드 2] [레지던트이블]등 굵직굵직한 영화들의 스코어로 입지를 다져왔던 마르코벨트라미는 그동안의 필모그라피중 가장 큰 규모의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3편과 [헬보이],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아이 로봇]이다.
특히 [아이 로봇]의 스코어가 그에게 맡겨졌다는 사실은 신생 작곡가, 주목받는 헐리우드의 작곡가 수준이 아닌 본격적인 입지를 다진 중견 작곡가로서 상승된 영화음악가로의 위상과도 연관이 있다. 작품 몇편이 검증을 거쳤고 비평적으로도 긍적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더라도 [아이 로봇]과 같은 A급 프로젝트를 담당한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면 그 사실은 더더욱 분명해진다.
필모그라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벨트라미의 스코어들은 대체적으로 SF영화들이나 액션물등에서 빛을 발하는데 [아이 로봇]의 사운드트랙은 그가 왜 이 장르에서 주목받는지를, 또한 미래를 이끌어갈 영화음악 작곡가로 지목받고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웅장하지만 과장되지 않았고 기교는 많으나 천박하지 않는 세련된 그만의 독창적인 영화해석은 15개의 스코어트랙에 빼곡하게 수록되어 있다.
특히 벨트라미의 기존 작품들과 차별되는 지점으로 주목할 만한 사실로는 블럭버스터 영화들에서 자신의 기량을 남김없이 보여주려는 듯한 과잉의 에너지가 아닌, 노련한 영화적해석에 의한 '조절'의 미덕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것은 예측컨데 두가지 이유정도에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하나는 '엄청나게 커진 모양새를 하고 있는 영화의 몸집에만 어울릴 음악'이라는 일반성에서 벗어나 작품을 더해가면서 교정되고 있는 자신의 음악을 각인시키고자하는 작곡가의 신념, 그리고 큰 외형적 표피속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과 비극을 동시에 조명해야 하는 [아이 로봇]의 정체성을 잊지않은 노련함의 결과가 아닐까.

<사족>
[아이 로봇]을 보면서 독일의 전설적인 전자음악그룹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가 발표한 'Robot'이라는 앨범의 한곡을 문득 떠올랐다.
그들은 공연시에 이곡을 연주할때면 자신들은 무대위에서 퇴장해버리고 실제로 로봇들이 등장해 이곡을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곤 했었다. (무대위의 로봇들은 멤버들의 모습을 본딴 것이었지만 이 영화속의 로봇들과도 좀 비스무리하게 생겼다.)
혹시 모르지않은가. 로봇에 밀려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퇴출되었던 인간들의 신세가 음악연주에서도 그대로 해당될지... 게으른 연주자들에게는 편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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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11/1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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