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986/1986)
작곡가: Roger Waters
발매사: Virgin Records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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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5] 01. When The Wind Blows - David Bowie
[04:19] 02. Facts and Figures - Hugh Cornwell
[04:51] 03. The Brazilian - Genesis
[03:38] 04. What Have They Done - Squeeze
[04:16] 05. The Shuffle - Paul Hardcastle
[00:09] 06. The Russian Missile
[06:59] 07. Towers Of Faith
[01:35] 08. Hilda's Dream
[00:07] 09. The American Bomber
[01:13] 10. The Anderson Shelter
[00:13] 11. The British Submarine
[02:52] 12. The Attack
[02:04] 13. The Fall Out
[04:20] 14. Hilda's Hair
[04:49] 15. Folded Flags
---------------------------------------------------------------------------------그의 작품을 보기전에 인터넷에서 그의 약력을 찾아보았다.
오래전의 일이긴 하지만 수많은 수상경력들과 탁월한 상상력에서 바탕이 된 주목할만한 필모그래피는 그가 분명히 '알려진' 작가임을 상기시키는데 부족하지 않으며, 장인의 정신과 솜씨가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애니메이션이라는 방법론을 자신의 작품표현수단으로 택했다는 것이며, 그가 생각하고 있는 - 그래서 표현하고자 했던(정치적인 색깔론 따위는 제발 집어치우자) 것이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는가이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인다면 그의 작품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이 수반될 때 더 잘 이해된다는 것인데, 그것은 MTV식의 현란한 수사가 아니다. 그가 만들어온 불멸의 작품들은 늘 세대를 뛰어넘을만한 놀라운 상상력에 기반하고 있으며, 일상적인 삶의 모습과 인간이 중심이 되는 작품세계는 사람의 감성을 흔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레이몬드브릭스의 애니메이션에서 발견되는 고유한 드로잉과 색채등 기술적인 부분도 한몫하고 있을 것이다. 그중 [스노우맨]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작품으로 해학보다는 순수함을, 어른보다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진 그만이 연출할 수 있는 새롭고도 익숙한 세계였다. 이 세상 어느속에서도 존재하지 않았던 놀라운.
1986년작 [바람이 불때]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노년을 보내고 있는 정겨운 부부는(정년퇴직 후라는 설정이 되어있다) 어느날 핵폭탄이 터져 그것에 노출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다.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하지만 열심히 정보를 취하고 사회속에 부대끼며 살며, 무엇보다 삶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었던 노부부에게 핵폭발은 그들의 의지가 아닌 불현듯 닥친 참담한 현실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실려온 치명적인 방사능에 노출되어 서서히 죽음에 한발짝씩 다가가는 현실이 노부부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처럼 전달된 것이다.
다분히 이 작품은 인류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상황을 핵폭탄이라는 현실로 가정하고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파멸해가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주는 고발성짙은 작품이다. 자의적인 연출이었겠지만 희생자가 되는 노부부의 설정도 힘없고 무기력한 대중들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며, 그것을 극복하기보다는 어쩔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사는 우리세대의 어른들을 향한 비판은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하다.
'메이드인 UK'답게 [바람이 불면]의 사운드트랙은 세계의 팝음악계를 호령했던 영국출신의 국보급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글램록의 창시자 데이빗보위, 영국 프로그레시브록의 전설 제니시스등의 송트랙들인데 그들의 노래는 영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가는 주체라기보다는 상징에 가깝지만 사운드트랙속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느끼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사운드트랙이 발표되었을 때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핑크플로이드의 리더 로저워터스가 스코어를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로저워터스는 론기신의 [The Body]를 비롯 영화음악 작업은 물론 오페라까지 담당한 재능많은 뮤지션이지만 그 이전에 핑크플로이드의 디스코그래피중 후기에 포진하고 있는 몇몇 대표작들은 실제로 영화와 같은 특정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작업된 컨셉트(Concept)앨범들이었다.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과 인간소외, 반전사상은 로저워터스의 주된 음악적 재료이기도 했다. 'The Dark Side Of The Moon' 'Animals' 'The Wall'등의 작품은 기술문명을 끼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주었던 가슴섬뜩한 경고였지 않은가.
건전한 비판이 실종되고 문명이 발달할 수록 점점 더 소통이 힘들어지는 현대의 모순을 음악으로 표현해왔던 로저워터스에게 [바람이 불면]의 스코어가 맡겨진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비극과 아이러니의 음악이 다소 불편하게 들릴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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