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The Complete Score (2003/2003)
작곡가: Don Davis
발매사: Promotional
글쓴이: 김관희
---------------------------------------------------------------------------------
< CD 1 >
[01:23] 01. Logos/Main Title
[00:41] 02. Nothing But Blue Pills
[01:22] 03. Ak, Colt and Mauser
[00:42] 04. Our Lit Ovens
[01:41] 05. Oracle Debacle
[02:45] 06. The Trainman Cometh
[01:52] 07. The Trainman Goeth
[03:25] 08. Sin, Toil, Extra Vermouth
[03:26] 09. The Road to Hell
[01:10] 10. Time's Up
[01:27] 11. The Road To Sourceville
[01:37] 12. He Is You
[02:34] 13. The First Goodbye
[03:10] 14. The All Knowing Oracle
[04:12] 15. The Logo's Location
[01:10] 16. It's Crazy Zee
[04:18] 17. Das Banegold
[04:08] 18. The Bane Revelation
[06:07] 19. The Smith Within Us
[02:20] 20. Men in Metal
[02:17] 21. Niobe's Run
[02:00] 22. The Breach
[02:56] 23. Boom Hilda
[02:14] 24. Die Brunett Walkure
< CD 2 >
[01:17] 01. Mjolner Mastication
[01:34] 02. Charra Broiled
[02:46] 03. Woman Can Drive
[03:55] 04. Moribund Mifune
[04:55] 05. Kidfried
[01:33] 06. To Our Snivel
[03:23] 07. Neovision
[04:06] 08. Saw Bitch Workhorse
[04:16] 09. Trinity Definitely
[05:08] 10. Deus Ex Machina
[06:01] 11. Neodammerung
[03:31] 12. Why Mr. Anderson
[03:52] 13. Spirit Of The Universe
[02:28] 14. Bridge Of Immortality
[02:56] 15. For Neo
[09:05] 16. Navras
---------------------------------------------------------------------------------
[매트릭스]라는 단어를 영화사의 위대한 고유명사로 각인시키며 화려하게 그해를 장식했던 이 작품은 2편격인 [매트릭스: 리로디드]의 개봉이 임박하면서 거의 광풍과도 같은 트렌드를 형성해 나갔다. 심지어 전편인 [매트릭스]를 보지않았던 영화팬들에게조차 '이 영화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지경으로까지 분위기를 몰고 갔으며(물론 이것은 마케팅의 공이 절대적이다) 웹을 위시한 네트워크상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영화속 주인공의 이름처럼 '새로움' 그 자체였다.
영화에 출연한 캐릭터들에는 종교적인 해석까지 덧붙여지면서 숭배의 대상이 되기까지 했으며 영화의 개봉일은 '강림'으로까지 표현되었으니 [매트릭스]는 여러가지 사소한 잡음이나 잡설을 뺀다면 매우 성공적인 패턴을 만든 영화이다. 플로우모 기법으로 명명되는 특이한 액션씬을 제시하여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크게 이바지 하는 등, 컴퓨터테크놀로지가 이 영화에 끼친 공로는 어쩔수 없이 네티즌들과의 기이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증명하는 연결고리가 되고 [매트릭스]의 운명은 결국 세기말 Y2K의 상징이 되었다.
수많은 상징과 해석이 난무하는 가운데 드디어 [매트릭스]의 속편이 제작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매트릭스: 리로디드]는 어느정도 팬들의 기다림을 보상해 주었다. 아마도 이 영화가 가장 큰 의의중 하나는 그저 보고 즐기는 킬링타임용 무비가 아니라 해석의 논지를 남기고 그것에 함께 참여하기를 권유하는 '해석의 영화'였기 때문이리라.
성공적인 'Reloaded'가 끝나고 난 후 불과 수개월 후 3편격인 [매트릭스: 레볼루션]이 개봉되는 사상초유의 이벤트가(그것도 한해에) 벌어지게 된다. 팬들은 다시 한번 열광하였으며 영화속의 기이한 코드들이 어떻게 결론지어지는지를 보기 위해 다시 한번 극장에 모여들었다. 그것이 내심 '혁명'을 꿈꾸었던 본작의 속내였을게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주/객관적인 차이는 다소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비평과 흥행 모두에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를테면 그것은 [매트릭스]가 애초에 풀어가려했던 코드들이 영화속 그것처럼 초록색상에 정형적 움직임을 가졌던 것이 아닌, 일관적이지 못한 패턴으로 종결지어졌기 때문이다. 영화는 갈수록 갈피를 잡지 못했고, 고도의 상징으로 칭송되던 은유적인 비유들은 '그저 말을 하기 위한 것' 정도로 치부되고 말았다.
수많은 비평가들과 팬들은 다소 어정쩡하게 종결로 향해가려는 듯한 영화의 행보에 실망하기 시작했고 '웃기는 결말을 가진' '전혀 창조적이지 못하며 멍청한 사고에 입각한' '논리와 연속성이 실종된'등 쓴소리를 뱉아냈으니 [매트릭스]가 세번째 비로소 꿈꾸었던 '혁명의 완수'는 사실상 실패로 끝나버린 셈이다. 하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트릭스: 레볼루션]에서 비주얼하게 표현된 액션씬과 기술적 진보에 힘입은 영상미학은 전편을 크게 압도하고도 남는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향상되었으며, 스케일은 확실히 커졌다. 그들이 관객들에게 비로소 보여주고자 했던 '움직임과 볼거리'에 있어서는 혁명이라는 접대성 멘트를 부여해도 크게 아깝지 않은 보기 드문 열연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이 [매트릭스]의 세계관은 음악에서도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진화의 과정을 밟는다.
사실 [매트릭스]의 스코어 이전에는 당시 크게 눈에 띌만한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던 돈데이비스에게 헐리우드가 주목하는 실력자로 거듭나는 계기를 주었다. ('환골탈태'라는 말은 이런 상황에 어울릴 법 하다) 그가 발표했던 상당수의 사운드트랙이 정식 루트의 유통개념도 없이 프로모셔널 앨범이라는 얄궂은 운명으로 유통되곤 했던 것을 상기시켜본다면 [매트릭스]의 그것은 최고의 지원과 환경에서 만들어진 블럭버스터라는 규모에 어울리는 퀄리티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것은 음악감독 돈데이비스의 공로가 절대적인데 1편에서부터 지속되어온 'Main Title'의 기본적인 구조를 [매트릭스]만의 고유한 음악적 코드로 정착시키며, 매 시리즈마다 자신있게 인트로를 장식하는 등 일관성있는 작업형태와 실험에 가까운 몇가지 발전적인 시도도 한몫했다. 이를테면 시리즈의 두번째작인 [매트릭스: 리로디드]에서 들려준 일본의 일렉트로니카 쥬노리액터와의 협연등은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기계를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한 인간들의 사투, 우리가 알고있는 모든 것은 아마도 허상일 것이라는 아이러니등은 고전적인 스코어방식인 오케스트레이션과 첨단의 전자음악을 동등한 레벨에 놓는 의도적인 연출로 인해 설득력을 배가 - 돈데이비스의 쥬노리액터와의 음악적으로 동등한 위치선정적 상황연출은 마치 전투를 연상시킬 정도인데 [매트릭스: 리로디드]는 물론이고 [레볼루션]에 이르기까지 그 효력을 상실하지 않았다 - 시킨다.
[매트릭스: 레볼루션]의 음악에서 최고 정점에 서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스미스 요원과의 빗속대결의 장엄한 스코어, 엔드크레딧으로 사용된 'Navras'등인데 9분이라는 긴 시간이 무색해질만큼 탁월한 구성과 긴장감을 유지한다. [매트릭스]의 매니아들은 이곡에 열광했고 이것은 장대했던 시리즈를 결산하는 찬가가 되었다.
<사족>
지금 소개하는 음반은 정식으로 유통된 사운드트랙과는 달리 2장의 디스크에 합계 시간 117분이라는(시간에서도 파악되듯 짤막짤막하게 흘러나왔던 곡들도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다) 엄청난 분량을 자랑한다. [매트릭스] 사운드트랙의 열렬한 지지자라면 필청이 요구되는 음반이지만 정식음반에 필적할 만한 멋진 커버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다 떨어지는 퀄리티의 오디오소스에, 일반 공CD에 프레싱한 듯한 조악한 작업공정등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나 더, 만만치않은 가격 - 52달러에 배송비까지 합치면 70달러를 상회하게된다 - 은 구입을 더욱 망설이게 하는데 DVD시장에 Complete 혹은 확장판이 있는 것 처럼 [매트릭스]의 스코어도 그런 전철을 밟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