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교보에서 다 읽고 나온 책.
총 2시간이 걸렸는데, 몇가지 궁금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예상이 맞았던 경우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도 있는데 잊어버리기 전에 생각나는 것 몇개만 정리해놔야겠다. 웬지 이 책은 사지 않을 것 같으므로.

1.
구보타의 사랑과 집착, 그리고 그들의 사생활. 구보타 여사에게 백남준과의 결혼은 집요한 구애의 결말(혹시나 했는데)이었으며, 게다가 재혼이었다는 사실.


2.
플럭서스 대장 조지마키우나스의 혁신뒤에는 엄청난 반전이 있었다. 그의 훗날의 모습은 예술운동가도 아니고 돈만 밝히는, 그것도 부동산 업자였다는 사실! 도대체 그는 무엇인가.


3.
구보타의 인용대로 위대한 예술에는 빈곤이 따르지만 이 부부들의 빈곤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 보다 훨씬 더 심각했었다. 이 부분에서는 개념없는 천재 예술가를 '알아보고' '망설이지 않고 따른' 구보타 여사에 대한 존경스러웠다.


4.
백남준의 말년, 작품을 도난당하고 믿었던 사람이 떠나는(사실상 도주)등, 참으로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예술의 선진화도 돈 앞에서는 별 수 없다는 것. 그것도 가장 믿던 사람에게서, 가장 믿던 곳(SOHO)에서 일어났다는 것인데 이것도 예술적인 해프닝인가? '천박'이라는 말은 이럴때 쓰일 법 하다.
백남준의 명성을 이용한 천박함, 그것이 지식인층에서 행해지고 용인되는 현장을 우연찮게 목도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이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된 자체가 또 한번의 '확인사살'이다.

5.
약간 신화적으로 처리된 부분도 있겠지만, 백남준의 머리는 - 특히 공학도같은 삶을 살았다던 자서전의 내용을 증명하는 부분을 보면 - 비상함을 넘었다. 책에 기술된 대로 백남준의 어눌한 말과 어휘는 머리의 회전을 입이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는 점, 사실 전적으로 동의하기란 힘들지만 그의 말들에는 비범함을 넘어선 현대예술을 가로지르는 비범함이 있었다. 그런 뜻에서 백남준 다운 말.


6.
어느 분야든, 대가들은 항상 로보트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게 아닌가하는 엉뚱한 상상이 든다. 그냥 넘기기에는 이건 좀 이상한 공통점인데?


7.
2000년도에 보고 넋을 잃고 봤던 '야곱의 사다리'와 '삼원소'를 기억한다. 워낙 규모가 큰 전자(개념상 다다익선과 맞먹을 듯)는 그렇다 치더라도 '삼원소'가 구겐하임도 아닌, 호암갤러리도아닌 경기도에 있다는 사실! 곧 보러 간다!!!!


끝으로.
어 쩔수 없는 선택이자 저자의 권리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는 구보타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 그 어떤 책보다 '자주' 나온다. 솔직히 작품성은 고사하고 그냥 백남준의 회복기를 담은 홈비디오 같았던 '섹슈얼 힐링'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런 부분을 다루는 상황은 아주 조금은 의심스럽다. 천재를 알아본 예술 동반자인지, 아니면 그것을 이용한 2인자의 현명한 선택인지.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다. 사실 '그들만큼' 서로의 사랑을 모르는 3자 수준도 안되는 나의 고약한 예측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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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日BOX l 2010/08/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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