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시성
영화음악은 음악적인 특성만으로 본다면 어떤 장르로도 분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많은 음반가게에 ‘사운드트랙’의 코너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는 것은 특이한 일이다. 음악을 판매하는 곳에 끼어있는 그 자체가 약간은 낯설게 여겨지기도 한다.
과거 음반가게에서 사운드트랙 코너를 찾으면 기껏해야 라이센스 LP 몇 장 발견하거나 재킷의 표지그림은 영화 포스터, 내용은 당시 유행하던 다양한 팝 음악과 샹송, 깐소네 음악과 한 두곡의 ‘영화주제가’가 수록된 불법 복제판이 고작이었다. 운이 좀 따르는 사람들에겐 해외 LP를 들어 볼 기회가 간혹 주어졌고, 방송국에 연줄이라도 있으면 좀 더 다양한 영화음악에 좀 더 접근하기 용이했다.
전축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오디오가 보급되었을 때는 영화음악 방송에 소개되는 곡을 8트랙 테이프에 녹음하느라 분주했는데, 사실 길이가 조금만 길어도 트랙 사이에 걸쳐져 녹음되었기 일쑤였기 때문에 곡은 ‘잘린 채’ ‘꿰매어져’ 들어야만 했다. 4트랙 테이프가 보급되었을 땐 당시 많이 있었던 동네 음반가게에 녹음을 의뢰하여 음악을 구했고, 이때부터는 LP든 테이프든 음반을 구입해서 듣기도 조금씩 수월해 졌다.
그러나 세련된 음반가게들이 생겨났을 때도 영화음악 작곡가나 사운드트랙에 대해 물으면 점원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대충 자기가 아는 가수나 클래식 작곡가 이름으로 되묻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음악을 듣는다는데 대해 신기하게 여기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 됐지 영화음악 그것도 영화에 삽입된 노래가 아니라 스코어를 왜 듣는지 이해를 못했다. 음반가게 점원도 ‘이상한 것을 찾는다’는 눈치를 주기 일쑤였다. 솔직히 말해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요즘은 복제가 잘 되는 탓에 중고음반을 구하기가 쉬워졌다. 복제 후 시장에 버려(?)지는 쓸만한 정품 중고음반을 건져냈을 때의 기쁨도 만만치 않다. 여러 사정으로 수년전에 놓친 음반을 그리 나쁘지 않은 상태로 헐값에 살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때로 비슷한 취향의 다른 애호가들과 구매 경쟁을 펼쳐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아무튼 사운드트랙은 음악의 한 영역 또는 음반가게의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음악과 함께 있음이 낯설게 여겨지는 하나의 이유는 아마도 영화음악이 ‘보는 음악’이자 ‘듣는 영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단지 ‘듣고자 하는 욕망’을 벗어나 ‘보고자 하는 욕망’이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그 매력은 보이지 않는 들림, 그래서 마치 일부분이 베일로 가려진 듯한 음악적 특성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영화음악은 환상이기도 하다.
OST-BOX는 그런 영화음악에 관한 공간이다. 구매와 판매에만 집중된 온라인 음반가게일 수 없고, 불법 복제 음악을 구할 수 있는 비밀스런 유통경로도 아니며, 오디오와 음반 소유자들의 유치한 전시실이 되어서도 안된다. 대신 음반을 구해 듣고자 하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나누고, 때로는 원하던 음반을 사고팔며, 나아가 영화음악에 관한 궁금증들이 더 활발히 문답되면서, 작곡가, 레이블, 음반의 특성, 영화의 특성, 음악의 특성 등에 관한 예술적, 기술적, 역사적, 상업적 관점의 많고 다양한 토론과 교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TAG Film Score,
Filmscore,
Original Soundtrack,
OST,
사운드트랙,
영화음악,
영화음악가,
영화음악감독,
오리지널사운드트랙,
필름뮤직,
필름스코어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