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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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Sound Track (2004/2004)
작곡가: 조영욱, 노영심
발매사: Warner Music (5046-72622-2)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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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9] 01. Come On A My House - Della Reese
[00:52] 02. 나를 믿지 마세요
[01:41] 03. 가석방
[00:54] 04. 내 가방!
[00:28] 05. 용강에서
[00:57] 06. 거짓말 1
[01:14] 07. 거짓말 2/3
[02:29] 08. Hey Paula - Paul & Paula
[01:35] 09. 가족
[00:51] 10. 용강 탈출
[01:32] 11. 떠나야 할 시간
[01:23] 12. Aubrey(희철버전)
[03:36] 13. Aubrey - Bead
[03:26] 14. 작별 
[02:35] 15. 언니의 결혼식
[02:02] 16. 거짓말(Remix)
[03:44] 17. 사랑의 질주
[03:40] 18. 그녀를 믿지 마세요 - 박혜경
[04:18] 19. 저수지 언덕(Ubrey Another Take)
[03:17] 20. 에필로그
---------------------------------------------------------------------------------로맨틱 코미디에 등장하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연인(혹은 적수?)들이 사랑에 빠질래야 도무지 사랑에 빠지기 어려워 보일만큼 멀리 동떨어져 있는 것과는 달리, 음악은 그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늘 감미로운 숨결로 속삭인다.
어떠한 오해와 시련 앞에서도 그들이 결국엔 사랑에 빠지고야 말 것이라는 사실을 귀띔해주듯. 당장 머리에 떠오르는 몇몇 영화들의 이름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그 끝이 뻔한' 로맨틱 코미디의 해피엔딩에는 그래서 더욱 '해피한' 음악이 어울린다. 그것이 순진한 시골약사를 상대로 펼쳐지는 무자비한(!) 애정빙자 사기극이라 하더라도.
그렇기에 엔딩크레딧과 함께 하나둘 자리를 뜨는 관객들의 뒤통수를 간지럽히는 박혜경의 사랑스러운 보컬곡은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뒤를 돌아다보게 만들 정도로 영화의 향기를 흠뻑 머금고 있다. 누구의 곡일까. 호기심에 들른 음반점에서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살펴보니 곡을 쓴 작곡가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Score composed and arranged by 노영심. 낯익은 이름의, 약간은 의외처럼 느껴지는 낯선 음악이다. 물론 그 낯설음은 바로 그녀의 이름이 주는 낯익음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2004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나온 노영심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두 장은 앞으로 꾸준히 진행될(지도 모르는) 그녀의 활동에 어떤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한 기대는 [미인]과 [꽃섬]이라는 근사한 영화음악이 그녀의 손을 통해 탄생된 이후부터 조금씩 자라 온 것이긴 하지만, 사뭇 분위기가 다른 두 편의 영화에 연달아 스코어를 선사했다는 사실은 다양한 음악작업을 통해 영화음악가로서 그녀가 운신의 폭을 넓혀가리란 또다른 기대감에 젖게 했기 때문이다. [아홉살 인생]이 공책에 꾹꾹 눌러쓴 소박한 필체같은 노영심의 미덕이 돋보이는 앨범이었다면, 팝과 스코어가 때깔나게 버무려진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일찍이 그녀의 다른 사운드트랙에서 감지하지 못했던 색다른 기운이 느껴진다. 영주의 능청스러운 사기행각과 손발을 맞추는 그 천연덕스러운 음악이라니.

영화에서 장르 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까닭에 각각의 영화장르가 지닌 본연의 색깔이 과거에 비해 희미해진 감이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각 장르마다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상투적인(바꿔말하면 일종의 영화음악적인 전통과도 같은) 스코어가 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 흐르는 행진곡풍의 대규모 관현악곡이나 공포와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현악기의 반복적인 리듬, 혹은 퍼커션과 관악기의 선율이 전쟁영화의 전형적인 음감을 이루는 것처럼. 그 중 로맨틱 코미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은 누가 뭐래도 재즈. 그러나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 솔솔 풍겨나오는 음악의 향기는 그런 선입견을 살며시 비껴간다.
물론 재즈 트럼페터 이주한이 경쾌하게 내지르는 트럼펫 소리가 전자기타와 퍼커션의 강한 리듬에 얹혀 사운드트랙의 처음을 장식하고 있긴 하지만, 그 트럼펫 선율은 쿨하고 도회적인 사운드라기보다 시골장터의 약장수가 제멋대로 불어대듯 즉흥적이고 혼란스러운 사운드에 가깝다. 영주와 희철을 둘러싸고 일어나게 될 한바탕 소동극의 진원지가 바로 시골임을 음악은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트럼펫은 영주의 거짓말과 희철의 억울함이 코믹하게 대비되는 '거짓말 2/3'에서 또 다른 위력과 매력을 발산한다. 통통 튀는 마림바 음율이 인상적인 '거짓말 1'의 이국적인 리듬 속에서 점차 고개를 드는 트럼펫 소리는 바로 맥시칸 마리아치의 매캐한 트럼펫 연주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이 스코어에서 음악이 맥시코 음악의 느낌을 자아내는 것은 순전히 고추에서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영화의 공간이 되는 충북 음성은 바로 고추로 유명한 곳이자 희철은 그곳에서 '고추 총각'으로 선발되지 않았던가. 트럼펫을 이용한 이 재기넘치는 스코어링은 부분적인 디테일보다 전반적인 음악의 톤이 조화를 이루는 노영심의 스코어에서 이전에는 미처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발견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다. 한국의 시골풍경을 서구적인 정서로 환기시키는 팝음악과 이물감없이 어우러지는 흥겨운 스코어들이 그 나름대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면, '남은 속이더라도 자신을 속여서는 안된다'고 다짐하는 주영의 속내는 노영심의 잔잔하고 정직한 선율로 또다른 감동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영화의 느낌이 음악에도 그대로 배어있는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재미와 감동이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하게 교직되어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솜씨좋게 짜여진 그 아기자기한 무늬 덕분에 음악은 귓가에 걸리고 미소는 충분히 입가에 걸린다.

Album Produced and Directed by 조영욱
Assited by 김가람, 유수민
Executive Produced by 배형준, 안영준, 한지승
Score Composed and Arranged by 노영심(4, 10 이재준/16 Remixed by 정영진)
Recording Director 이재준
Recording and Mixing Engineer 정영진(at e-sound)
Assist Engineer 김현권, 조윤선
Mastering Engineer 정도원(at Wave Station)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Joo_이퀼
한국 OST/가 l 2008/07/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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