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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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영화음악가로 입문하는 인물들의 예는 수없이 많아서 그 예를 찾아보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들은 영화음악과 관련된 전문적인 과정을 수료하며, 영화음악의 특성상 음악외적인 요소인 영화마케팅과 같은 과정도 같이 학습을 한다는 점에서 이미 다른 음악가들과 충분한 차별점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영화, 또는 영상과의 공동작업에서는 해당매체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수반되어야만 - 이런 이해에는 영상매체의 기술적인 면들도 포함될 것입니다 - 동일한 상황에서 좀더 효율적인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수긍이 갈만한 것들입니다. 전문 영화음악가들의 영역이 공고했던 시절은 이런 이유로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라는 매체가 TV나 비디오등의 다른 영상매체와 경쟁적인 관계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급변하게 됩니다. 다양한 영상매체에 노출되는 시대를 거치면서 비전문(?) 영화음악가들이 속속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들은 영화라는 묶인 형식에서 탈피해 영상이라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받아들이는 눈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영향력이 커지게 됩니다.
지금 소개하는 반젤리스와 같은 경우가 바로 그러한데 실제로 그는 다수의 영화음악을 제작하는 과정의 배후에 전혀 다른 음악을 접하고 했던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였던 것입니다.
아프로디테스 차일드라는 밴드를 조직해 활동할 당시 그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몇몇 힛트곡을 생산(?)하면서 대중적인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밴드의 후반기 작업에서는 매우 프로그레시브한 사운드를 들려 주면서('666'이 대표적인 경우) 자신의 영역이 단순한 팝 뮤지션이상이라는 것을 알리게 됩니다. 이후 반젤리스는 밴드활동을 잠시 접고 솔로활동으로 전환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 발표되었던 작업들은 하나같이 '실험'이라는 그만의 덕목이 충분히 발휘된 작업들이었고, 일반 팬들과 비평가들에게도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반젤리스의 최근 활동에서도 확인되듯이 그는 영화음악가라는 정해진 명칭을 거부하면서 이 당시의 활동과 다를 바 없는 왕성한 창작력과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반젤리스의 영화음악 작업들도 틀림없이 이런 실험과 창작력의 산물인 것입니다.
이제 반젤리스의 영화음악 세계를 살펴 볼 시간인데,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만한 사실은 반젤리스가 영화를 관조하는 시점은 매우 독특하다는 사실입니다.
한가지 실례를 들어본다면 반젤리스는 영화음악을 제작할때도, 개인적인 작업을 진행할때도 항상 명상을 통해 첫번째 정리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로, 반젤리스가 영화를 바라보는 시점은 정해진 시간이나 영화적인 개념들 - 이를테면 씬이나, 컷과 같은 - 과 무관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실제로 반젤리스가 작업했던 영화들을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했던 개념들과는 무관하게 음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가 영화를 이해하는 미덕은 '영화의 이미지를 이해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그의 비영화음악 작업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영상과 조우했을때의 감동은 한두사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스트링 사운드를 항상 중요시하고 즐겨 사용하는 그의 음악스타일은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지만 영화에 따라 그 느낌이 명확하게 틀리게 다가오는 것은 그가 작업한 모든 영화음악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몇몇 작품들인 [불의 전차] [1492 콜롬부스] [블레이드러너]에서의 그의 음악은 너무나도 강렬해 전문 영화음악가들의 역할이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특히 다수의 영화음악 작업들은 그의 유명세와도 잘 맞물려지고 있는데, 첫번째로 반젤리스는 [불의 전차]의 음악으로 당시 뉴웨이브 사운드가 판치던 빌보드챠트에서 연주곡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을 차지하는 전무후무한 이변을 연출합니다. 이 작품으로 그는 그해 오스카상에서 작곡상부문을 수상했고, SF 영화역사상 최고걸작중 하나로 칭송받는 걸작 [블레이드러너]의 작업은 당시 영화에 대한 푸대접(흥행을 고려한 영화사측의 무분별한 삭제와 편집)에 반발해 사운드트랙 발매자체를 거부하는 사태를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그가 영화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사실이며, 앞으로 계속 발표될 작업을 진심으로 주목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Writer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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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가/국외 l 2008/07/2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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