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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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Music From The Motion Picture (2001/2001)
작곡가: 김홍집, 강민
발매사: EMI (EKLD-0069)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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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5] 01. Wish You Love
[02:39] 02. Gone The Rainbow
[03:11] 03. My Favorye Things
[01:46] 04. Schubert Valses Nos 7, 27
[04:43] 05. 첫사랑
[01:56] 06. 와니와 준하 Main Theme
[01:14] 07. 정원
[01:31] 08. 자전거
[01:06] 09. 와니와 준하(String Version)
[01:59] 10. 운동장
[02:32] 11. 빗속의 준하
[01:21] 12. 어린 시절
[00:59] 13. 그림속의 사랑
[00:59] 14. 시계 고치기
[01:08] 15. 영민의 방
[01:27] 16. 찻잔
[00:58] 17. 골목
[02:37] 18. 하교길 
---------------------------------------------------------------------------------[와니와 준하]라는 제목은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다. '와'라는 대등한 접속사가 두 사람의 사이에 놓여있긴 하지만, 그런 이름의 배열에는 결혼과는 무관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동거를 감행하는 와니 그리고 그런 관계를 받아들이는 준하의 모습처럼 보인다.
공부 대신 일을 선택한 애니메이터 와니. 자신이 쓰고 싶은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준하.
두 사람의 모습은 얼핏 와니와 준하가 나란히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중심에 서있는 것은 와니다. 준하가 와니의 집에 들어와 사는 것처럼, 준하를 서운하게 만드는 것도 그리고 스스로 그를 찾아가 다시 가까워지게 하는 것도 모두 와니의 몫으로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수많은 멜로영화에서 적극적으로 사랑을 끌어가는 그 흔하디흔한 남성의 모습은 여기에 없다. 대신 그 자리에는 여성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있을 뿐이다. 물론 음악 역시 거기에서 예외는 아닌데, 강민이 선곡하고 김홍집이 작곡한 스코어의 대부분은 와니를 위해 마련되어 있다. 결코 빠르지 않은 리듬으로 느릿느릿하게 진행되는 스코어는 와니가 그토록 무서워하는 달팽이를 닮았다.
사춘기의 한 페이지를 채워놓은 은밀한 사랑과 그 사랑이 남겨놓은 상처에 수축하고 이완하는 달팽이의 더듬이처럼, 스코어는 그녀의 내부에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인상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되는 '첫사랑'의 감정과 영민에 관한 추억을 가두어놓은 방으로부터 살며시 끄집어내는 달콤 아릿한 피아노의 선율. 그리고 거기에 준하를 향한 와니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수수한 현악기의 사운드 위에 가만히 포개져 있다.
느린 템포의 현악이 정적인 느낌에 닿아있다면, 빠른 템포의 피아노는 작은 파문에도 끊임없이 동요하는 와니의 속내랄까. 그런 느낌의 스코어 사이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이용한 '찻잔'은 지친 와니의 마음을 잠시나마 위무하고 있는데, 이 곡은 산울림이 80년에 내놓았던 '찻잔'을 스코어로 편곡해 놓은 것으로, 따스한 볕이 드는 마루에 그윽하게 울려퍼지는 기타의 울림은 퍽이나 반갑고 신선하다.
한편 음악 프로듀서, 강민이 골라낸 세 곡의 삽입곡은 각기 다른 장르에 걸쳐있는 곡들이긴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에 맞추어 적절하게 안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복 남매의 애달픈 사랑과 묘한 향수를 자극하는 'Gone the Rainbow'는 60년대에서 80년대 사이를 수놓은 포크송 그룹, 피터 폴 그리고 매리에 의해 민요에서 포크송으로 옮겨진 곡인데, [와니와 준하]에는 그들의 원곡과 함께 김홍집의 손으로 다듬어진 스코어, '자전거'로 와니가 더듬는 기억 속의 멜로디로 다시 한 번 사용되고 있다. 또한 예고편과 영화의 중간에 양념처럼 살짝 삽입된 'I Wish You Love'는 편안한 보사노바 리듬과 리사 오노Lisa Ono의 풍부한 보컬이 돋보이는 곡. 거기에 와니의 첫사랑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바뀌는 순간에 흐르던 슈베르트의 왈츠는 일체의 다른 소리를 제거시킨 오버 스코어링처럼, 그 비극의 시간을 왜곡된 사운드를 통해 와니의 마음을 한순간 진공상태로 이끌어 낸다.
유일한 위기의 순간에도 이어지는 일관된 음악의 톤. 그러면서도 가장 강렬하게 기억을 사로잡는 피아노의 울림. 그리고 그 안의 정적. 그것이 바로 이 영화와 음악이 발산하는 매력이자 미덕이 아닐까?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않은.

Album Produced by 청년필름, 김홍집
Original Score Composed and Arranged by 김홍집
Recorded & Mixed by 이재혁
Recorded & Mixed at 난장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Joo_이퀼
한국 OST/아 l 2008/07/3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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