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팀버튼의 영화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특히 극단적인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배치되는 영화적 장치들은 팀버튼의 영화에서만큼은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마치 크리스마스를 아작내기 위해 파견된듯한 해골바가지, 손이 가위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엽기적이기에 충분한 소년, 게다가 영웅이라기 보다는 밤마다 죽도록 고생하는 박쥐인척 하는 인간(사실 배트맨은 정신병자나 다름없다)의 모습은 우리가 늘 보아왔던 포장된 헐리우드의 인물들과는 전혀 상반된 것들이다. 하지만 팀버튼은 이런 가운데 자신만의 영화를 성장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며, 반헐리우드적인 사고로 출발하지만 늘 흥행과 작품이라는 두가지 조건을 충족시켜 왔다.
이런 결과에는 늘 그렇듯이 대니앨프먼이라는 배후의 조력자가 있었다.
순수 영화음악가이기전에 록밴드의 구성원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대니앨프먼은 현재 헐리우드내에서 자신의 음악에 대해서 만큼은 전혀 간섭받지 않는 탄탄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그것은 그룹음악이라는 환경에서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와 영상작업과의 끊임없는 연계작업,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음악에 대한 스스로의 자부심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결코 적응하기 쉽지 않은 팀버튼과의 많은 작업에서 들려준 살아움직이는 음악(팀버튼의 영화 성격상 심리묘사의 성격보다는 동적인 상황이 강한)을 만들기 위한 그 자신의 지대한 관심도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그의 초기작과 영화음악 작곡자로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들의 음악(역시 팀버튼과의 작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들은 대니앨프먼이 작은 밴드의 구성원이었다는 사실을 의심케 할 정도로 웅장하다.
[비틀쥬스]에서의 다소 장난끼어린 사운드를 거쳐 후속작으로 선보인 [가위손] [배트맨] 1, 2들의 음악은 영화자체가 한 인물에 집중되는 양상이며, 여기에 걸맞게 선이 분명한 음악들이다. 이후에 발표된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다시 한번 그의 팬들을 놀라게 하는데, 그의 이전 음악들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마치 잘 만들어진 뮤지컬을 연상시킨다.
이 거침없는 사운드는 사실 그의 이전작들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지만 매우 치밀한 구성을 띄고 있으며, 특히 오케스트레이션을 편성할 때 그가 즐겨 사용하는 심벌즈는 전제척인 사운드를 매우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팀버튼과의 연계작업 이외에도 대니앨프먼의 영향력은 여러곳에서 발견된다.
그의 음악적 상상력이 힘을 발휘하는 곳은 코미디물이나 SF의 영역에서 뿐이라는 일부의 우려도 있지만 대니앨프먼의 바이오그래피를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투다이포] [굿윌헌팅]등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는 영화들에서도 그의 음악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장기인 SF물이나 코미디물에서 들려주었던 대니앨프먼 특유의 사운드를 그의 팬들조차도 느끼고 집어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니앨프먼이 영화의 성격에 따라서 자신의 기본적인 스타일까지도 바꾸는 조절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헐리우드의 많은 제작자들에게 신뢰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 Writer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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