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Expanded Motion Picture Score (1989/2000)
작곡가: Hans Zimmer
발매사: HZCD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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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 01. The Restaurant/Sato
[00:26] 02. Through The Mirror
[00:38] 03. Osaka
[01:13] 04. The Handing Over
[00:28] 05. Black Rain
[04:56] 06. The Club
[02:02] 07. Joyce's Theme
[01:57] 08. Motorcycle Gang
[03:59] 09. The Photo/The Tip
[02:03] 10. Nick Steals The Money
[02:28] 11. Charlie Loses His Head
[02:50] 12. Sorrow
[03:16] 13. Outburst Of Rage
[02:40] 14. The Overshadow
[03:50] 15. Chase To The Steel Plant
[00:29] 16. The Steel Plant - Part 1
[00:22] 17. The Steel Plant - Part 2
[00:40] 18. The Steel Plant - Part 3
[01:36] 19. The Steel Plant - Part 4
[08:59] 20. Sugai/The Deal
[04:12] 21. Sato's Escape/Nick's Arrest
[02:06] 22. Nick's Decision
[01:58] 23. Nick's Confession/Waiting
[02:05] 24. Creep Up
[03:20] 25. The Yakuza Codex
[02:38] 26. The Final Confrontation
[05:54] 27. Nick and Masa
---------------------------------------------------------------------------------일본의 대통령이 한국의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
'한 나라에 상처를 주는 말을 자제해달라'고.
그것은 해석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띌수 있다. 정말 자존심상하는 엄중한 경고의 의미일수도, 아니면 두나라의 발전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긍정적인 의미일수도.
그러나 곧바로 일본의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한마디로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작은 섬 하나를 둘러싼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 한 나라는 우표를 만들어 전세계에 알리고 또 한 나라는 그것을 만행인양 또 다시 전세계에 알린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지리한 해묵은 논쟁은 해가 거듭될수록 서로간에 상처만 남길 뿐이지만 반세기가 흘러도 명백히 해결되어야 할 것은 여전히 답보상태이고 서로의 줄다리기는 끝날줄을 모른다.
이것이 어디까지나 필자의 과장이라해도 할 말은 없지만 대한민국과 일본의 이 아슬아슬한 대치상황은 남과북으로 갈려있는 - 대한민국이 역시 반세기동안 껴안고 있는 작금의 상황보다 어떨때는 더 위험스러워 보인다. 대한민국이 한민족이라는 명분아래 뭔가 뭉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때가 되면 한번씩 뭉치는 제스츄어라도 보여준다면 일본과의 싸움에는 풀기힘든 - 무엇보다 감정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를 식민지화시키고 그들의 민족정서마저 말살시키기 위해 멀쩡한 땅에 대못을 박고 죄없는 이들을 전장으로 내몰아 총알받이로 쓰며, 그들의 피곤한 일상을 달래고자 꽃다운 나이의 여성들을 창녀취급했던 나라. 이렇듯 '초토화'라는 말은 일본이 우리에게 제대로 각인시켜준 의미인 것이다.
영화 [블랙레인]에서도 나오듯 검은 비를 맞고 자라난 사토같은 젊은 세대들 - 속된말로 '싸가지없음'을 넘어, 위아래와 질서도 모르는 거의 괴물같은 세대를 키우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이 젊은 신세대들이 모터사이클을 몰며(아주 '멋지게'말이다) 일본도로 무고한 이들을 조질때 이것을 막기위한 최고의 '폭주족 체포솔루션'을 개발하는게 구세대들의 일이며, 경제대국이라는 보기좋은 허울아래 마지못해 아메리칸들을 향해 영어를 내뱉는 이들(비록 발음은 개판 5분전이지만)이 바로 이 나라 지배세력들의 마인드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서서히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이 위험한 섬나라가 헐리우드의 감독들 눈에는 동해를 일본의 것으로 바꾸어 해석하는 만행의 나라가 아니라 일본도와 기모노, 스모가 더 매력있는 아시아의 선두국가라는 사실이다. 인류역사상 최고의 '라이트쇼'를 연출한 그 망할 핵을 떨어뜨려 수십만을 싹쓸이했던 과거를 잊어버린 정신나간 서구의 담합세력들이 이 조그만 섬나라 일본에 수시로 충성을 맹세한 듯 영화속에서 유례없는 경의와 애정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라.
비록 [블랙레인]이 음울한 밤거리를 헤매며 고분분투하는 미국형사 '닉'과 '마사'의 버디무비식 구성, 국경을 넘어선 우정이라는 표피에 감싸워져 있지만 그속에 감추어진 과거의 모습들을 찾아내기란 어렵지 않은 법이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네들의 과거사는 망각된 먼 옛날의 그것이다.
[블레이드러너]의 감독 리들리스코트는 이 영화속에서 그 특유의 미적감각과 스타일리쉬한 연출력으로 [블랙레인]을 멋진 액션무비로 변모시켰다. 마이클더글라스와 앤디가르시아, 스티븐스필버그의 아내로 더 유명한 케이트캡쇼에 다카쿠라켄이라는 일본의 국민배우까지 포진한 막강한 캐스팅은 집단과 개인의 이익이라는 충돌상황을 매우 설득력있게 묘사해 낸 일등공신이다. 그리고 타자에 대한 응징에 있어 일본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 특유의 잔인함과 - 그것에 그대로 노출된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등을 흥미롭게 연출함으로써 리들리스코트의 영화중 비교적 지명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매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음악을 담당한 한스짐머는 당시 독일출신의 이제 막 떠오르는 영화음악계의 신진세력이었는데 이전작들에서 제리골드스미스, 반젤리스 등의 대가들과 함께 작업했던 리들리스코트(알려져있듯 그의 음악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훌륭한 음악으로 화답하고 있다. 일본이라는 이국적 상황을 묘사해 낸 색깔짙은 음악구성과 한번씩 날카롭게, 때로는 신경질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스코어는 거의 정신착란 직전의 상황이 된 영화의 미묘한 구석까지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반응한다.
그냥 별 생각없이 들어도 이것이 동양적이라는(이 얼마나 글로벌한 말인가!) 뉘앙스를 파악하기 어렵지 않을만큼 한스짐머의 스코어는 분명하면서도 탄탄한데 이 긴장감은 영화가 끝나고 주제가 'I'll Be Holding On'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변주에 기반한 자유로운 응용을 기반으로 감상자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정식발매된 사운드트랙이 UB40, Iggy Pop 거기에 루이치사카모토까지 가세하여 다양한 영화의 소리들을 고루 담고있어 호평을 받았지만 한스짐머의 수많은 오리지널스코어를 충분히 접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본 사운드트랙인데, Bootleg라는 레이블에서도 파악되듯 영화의 구성대로 배치된 음악트랙 등 나름대로 성의가 보이지만 도대체 출처를 알 수 없는 - 실로 [블랙레인]의 매니아들, 한스짐머의 역사에 대해 지대한 애정을 가진 이들만이 어찌어찌해서 만들어 낸 불법음반인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별로 훌륭하지 않는 음질, 간혹가다 지터현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주제가도 빠진채 27트랙 전부가 한스짐머의 오리지널스코어로 채워져 있으며, 영화속에서의 그것과는 다소 다르게 편곡되었던 음악들이 모두 원곡 그대로 연주되어 한스짐머의 팬들이라면, 무엇보다 [블랙레인]의 팬들이라면 기뻐할 음반이 바로 본 사운드트랙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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