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997/1997)
작곡가: Randy Edelman
발매사: Cinerama/Edel
글쓴이: 김관희
---------------------------------------------------------------------------------
[04:45] 01. Anaconda(Main Title) 
[04:43] 02. Watching And Waiting
[02:47] 03. Night Attack
[01:39] 04. This Must Be Heaven
[02:43] 05. Down River
[03:27] 06. Seduction
[02:45] 07. Travelogue
[02:47] 08. Baiting The Line
[02:54] 09. My Beautiful Anna...(Conda)
[02:26] 10. The Totem's Sacred Ground 
[03:00] 11. Sarone's Last Stand
---------------------------------------------------------------------------------느닷없이 동물의 농장 비슷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는 않지만 본작 [아나콘다]의 주인공은 분명 뱀이다. 예전부터 악의 상징이자 설령 그것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분명히 부정적인 의미였다. 아담과 이브의 옛이야기에서 - 인간의 태동이 시작된 바로 그 순간부터.
물론 거대한 뱀의 공포를 배겨내지 못한 영화속의 부족들은 그것을 신성시하는 만행도 서슴치 않았으나 어쨌든 쉴새없이 낼름거리는 혓바닥과 그 모양새의 단순함이 '우아한 심플'이 아닌 '참을 수 없는 징그러움'으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본능적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이 기묘한 거부감은 영화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사실 우리가 어디 [죠스]나 [에일리언]을 이뻐서 좋아했던가.
따지고 보면 자연의 재난이나 존재하지도 않는 괴물까지 만들어내가면서 인간작살내기를 적어도 영화속에서만큼은 주저하지 않았던 헐리우드도 유독 뱀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시도하지 못했다. 또아리를 틀고 먹이를 죄고, 씹지도 않고 한입에 집어 삼키는 등의 다른 동물들에서는 익히 구경하기 힘든 행동들을 묘사하는데 따르는 기술적인 어려움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1997년 드디어 아마존 정글에 살고 있다는 거대한 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아나콘다]를 소재로 한 - 제대로 만든 '뱀영화'를 만나게 된다.
이 영화는 솔직히 말하자면 '뱀의 만행'이라는 것 자체가 소재가 되면서 감수해야하는,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허술하기 짝이 없으나 의외로 여러가지 면에서 특별한 재미가 있다.
첫번째로 본작의 주인공인 뱀의 활약상을 들 수 있겠다.
기술의 발전 - 좀더 자세히 말하면 컴퓨터로 무언가를 '그리는 기술'이 끝없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그 변화무쌍한 뱀은 영화속에서 정말 그럴듯하게 나오는데 놀랍게도 10미터는 훌쩍 넘어가는 엽기적인 길이에 돼지처럼 퉁퉁한 몸통을 자랑하면서도 재빠르게 움직인다! 게다가 이 뱀은 계곡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낚아채고 사람이든 동물이든 잡혔다하면 둘둘 말아서 뼈채 아작을 내버리는 무시무시한 괴력을 자랑하며 먹이를 삼켰다가 다시 뱉아내는 엽기적 행각(영화 초반부에 텍스트로 알려주고 후반부에는 영상을 통해 그대로 묘사한다)을 수시로 보여주어 '어차피 실컷 당했다가 나중에 죽이는' 패턴을 예상하고 들어오는 관객들의 기대를 120% 만족시켜 준다.
[아나콘다]의 두번째 재미는 이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이 의외로 대단히 빵빵하다는 것인데, 우선 뱀보다 더 나쁜 짓거리를 꿈꾸다가 결국 잡아먹히는 악당 샤론역에 [미드나잇카우보이]의 연기파배우를 거쳐 [챔프]에서 헌신적인 아버지로 분했던 존보이트가 분하고 있다. [미션임파서블]을 기점으로 악역에 흥미를 느낀건지는 알 수 없으나 시종일관 느끼한 웃음을 흘리면서 온갖 얍삽한 짓은 다하고 다닌다. 뮤지션으로도 유명하지만 심심치않게 스크린에서 접할 수 있는 아이스큐브가 랩 대신에 도끼를 들고 설쳐대며, [샹하이 나이츠]를 거쳐 최근 [스타스키와 허치]로 한참 인기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오웬윌슨이 멍청한 탐험가로 나와 결국에는 아나콘다의 뱃속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설정도 꽤나 재미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화 초반부에 입은 상처로 인해 계속 누워만 있는 정말 한심한 역할을 에릭스톨츠가 맡고 있다는 것이며, 나름대로 그 활약상이 뚜렷한 여주인공에 제니퍼로페즈(지금이야 가수로, 배우로 최정상급의 인기도를 구가하고 있는)가 캐스팅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닥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지만 결코 '작품'이 아닌 본작을 지금은 일급배우가 되어버린 이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인기 TV 시리즈물 [맥가이버]의 그 익숙한 테마음악, [베토벤] [라스트모히칸] [데이라잇] [드래곤: 브루스리 스토리] [샹하이나이츠]등을 거쳐 최근작 [트리플엑스]까지 분명한 자기색깔을 가진 재능있는 작곡가 랜디에델만이 본작의 오리지널스코어를 담당하고 있다.
랜디에델만은 자신의 스코어에 전자음향의 믹스나 탈장르적인 시도를 거부하지 않는 우리가 알고 있는 블럭버스터급 작곡가들과는 격이 다른 변화무쌍한 스코어를 선보여 왔다.
이것은 그가 맡아왔던 영화의 장르들이 특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있으며 그런 와중에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의 궤적이 뚜렷한 완성도등의 사실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그가 담당했던 스코어들은 대체적으로 주제부(테마음악)의 확실한 제시와 영화의 흐름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계산된 형식에 기반하고 있으며, 때문에 랜디에델만의 사운드트랙들은 음악을 먼저 익히고 난후 영화를 봤을 때 영상과 부합하는 음악의 역할, 바로 이 부분에서 큰 공부가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그냥 듣기만 해도 영화 한편의 줄거리를 음악으로 대충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인데, 보통 영화음악가들의 사운드트랙이 영화속의 큐(Cue)에 맞추어서 작곡된 버전과 사운드트랙 앨범에 수록되기 위한 버전 두가지로 나누어져서 간혹 영화속의 스코어를 완전히 학습한 후(드물긴 하지만 영화속의 스코어 진행을 완전히 외운 경우를 말한다) 앨범을 접했을 때 다소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으나, 랜디에델만의 그것에서 찾아보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아나콘다]의 음악도 그렇다. 초반부에 평화로운 호수를 비출때 흘러나오던 유려한 선율이 끝나고 나면 급작스럽게 강 여기저기를 훑고 지나가다가 위험에 처한 배로 위태롭게 다가간다. 이 불안한 카메라의 이동이 더욱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바닥을 깨부시며 그 엄청난 괴력으로 인해 튀어오르는 못, 칠흙같은 어둠이 아니라 바로 랜디에델만의 스코어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진정 형편없지만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영화 [아나콘다]를 정의한 어느 평론가의 말이 생각난다. 이것은 어차피 허술한 구성을 안고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어디까지나 영화만을 이야기했을 때의 상황이지만 필자는 '진정 형편없지만 훌륭한 것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그것은 효율성 100%를 상회하고도 남음이 있는 랜디에델만의 스코어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08/06 10:28

TRACKBACK :: http://www.4box.org/trackback/979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376 377 378 379 380 381 382 383 384  ... 1293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93)
OST-BOX (35)
BOX 뉴스 (16)
OST 리뷰 (478)
영화음악가 (78)
한국 OST (673)
日BOX (12)

달력

«   2012/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