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배출한 수많음 영화음악가들 - 조르주들르뤼, 모리스자르, 미셰르그랑 등과 함께 스타급의 대접을 받는 인물은 꽤 많은데 그중에서도 프란시스레이의 비중과 존재감은 가히 '국민작곡가'라 할 만 하며, 국내에서도 그의 인기는 대단히 높은 편이다.
클래식을 전공하면서 음악인생을 시작했으나 영화라는 매체에 매력을 느껴 자신의 인생을 바꾼 개척자인 정신은 그렇다치고, 그가 현재까지 발표한 수많은 명작들에서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부인할 수 없는 훌륭한 음악적센스는 그가 순수음악 -> 영화음악의 전이를 대중들이 더 반겨야 할 정도로 고마운 것이다.
영화음악가로서는 드물게 매우 대중적인 인기를 확보하고 있었던 작곡가이니만큼 자국에서의 음악활동은 비단 영화쪽에서만 머물지않고 에디뜨피아프, 이브몽땅 등의 음악활동에 돈독한 파트너쉽을 오랫동안 유지할 정도로 검증되었다. 그것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대중적인 코드로 관객들의 심성을 직접 자극하는 그만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전문적인 영화음악 작곡가들의 극음악 패턴 - 이 과정에서는 스케일의 표현등으로 인해 풀 오케스트레이션 작업이 불가피하게 된다 - 을 소화해내는 상황에서는 다소 취약함을 노출하지만, 소규모의 밴드스타일로 이루어진 단촐한 구성만으로도 관객들을 그의 팬으로 흡수한다는 사실은 탁월한 멜로디 메이킹 능력을 반증해 주는 것에 다름아니다.
그의 초중반기 음악들은 실제로 팝성향이 강한 소규모 악단의 연주패턴으로 일관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규모라는 아킬레스건을 확실한 멜로디라인으로 제시되는 각 트랙의 독립성을 철저하게 보장함으로써 살려낸다. 이것이 바로 프란시스레이의 저력이다.
특히 그의 전성기를 뒷받침해 주었던 감독 클로드를르슈와의 작업들은 프란시스레이의 음악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두말 할 필요없는 그의 대표작 [남과 여]를 비롯하여 [파리의 정사] [연인들의 멜로디] [하얀 연인들]등의 명성은 물론이고 그와 동시대의 음악유행을 이끌었던 미셸르그랑과 최초의 협력작업이기도 한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등에서도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그의 성공이 프랑스내에서만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프란시스레이는 [남과 여]에서 충분히 들려주었던 아름다운 감성을 미국영화 [러브스토리]에 그대로 이식하여 영화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영화음악가라면 누구나가 한번쯤은 꿈꿀 대중적/작품적인 성공 말이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한다.
[러브스토리]의 음악은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는 아름다운 메인테마를 비롯하여 눈싸움장면에 사용되던 스코어 등... 단 한곡도 버릴게 없는 완벽한 완성도를 지녀 영화 사운드트랙 역사에 늘 손꼽히는 스테디셀러 앨범이 되었다.
국내에서 사랑받는 또 하나의 작품으로 [빌리티스]가 있는데 아름다운 영상미위에 실린 그의 음악은 [러브스토리]의 그것처럼 여성코러스의 신비로운 허밍과 탁월한 멜로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자칫 잘못 표현되면 추악하게도 될 수 있는 노출로 인해 예술과 외설사이를 오락가락 할 수 있는 영화의 함정을 프란시스레이의 음악이 차분하게 보다듬어 주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그의 음악으로 인해 덜 외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 ^)
그런 프란시스레이가 곧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의 오리지널스코어를 담당했다. 외국의 작곡가들이 국내영화의 오리지널스코어를 담당한 예가 심심찮게 있어왔지만 그의 경우는 웬지 더욱 기대되지 않는가?
그것은 탁월한 음악적 센스로 영화자체의 상승효과를 주도해왔던 바로 '그' - 다른 사람도 아닌, 프란시스레이의 작업이기 때문이리라.
- Writer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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