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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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Sound Track (2001/2001)
작곡가: 이병우
발매사: Universal Music (DK-0261)
글쓴이: 강민석,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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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6] 01. 프롤로그
[03:57] 02. 우리가 사는 곳 - 유희열  
[01:39] 03. 바닷가에서(회상)
[01:29] 04. 아이들의 잠수함
[01:38] 05. 새들의 등대
[02:47] 06. 낯선 세상 속으로 Part 1
[02:15] 07. 첫만남
[03:46] 08. 낯선 세상 속으로 Part 2
[01:55] 09. 바다의 비
[02:05] 10. 낯선 세상 속으로 Part 3
[01:24] 11. 하늘 높이
[01:32] 12. 마리와 함께
[01:12] 13. 믿을 수 없는 일(폭풍우가 지나고)
[02:00] 14. 안녕 마리
[02:06] 15. 먼길 떠나는 준호
[02:20] 16. 에필로그(남우의 거울)
[04:10] 17. 마리 이야기 - 성시경
[01:09] 18. 마리(예고편 Theme)
---------------------------------------------------------------------------------소년, 소녀를 만나다 - 기타리스트, 애니매이션을 만나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애니매이션의 영상과 함께, 환상을 넘나드는 바닷가 소년의 맑은 동심을 그린 [마리이야기]를 음악으로 듣는 일은 수수께끼의 소녀 마리와 솜털로 만든 산같이 큰개 몽을 만나러 가는 숲길 속 색색깔의 나무들처럼 기분좋은 일이다.
끝없는 밤하늘에 떠있는 쓸쓸한 별 혹은 유럽의 고풍스러우면서 아름다운 숲을 연상케하는 오리지널 스코어들은 컴퓨터로 그려진 하이테크놀로지 애니매이션의 묘한 느낌과 조응하는 이제까지 국내에서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묘사된 눈오는 회색의 서울 하늘, 그리고 마천루속을 무심하게 유영하는 갈매기의 시선을 따라가는 오프닝곡 '우리가 사는 곳'은 국내 정상급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15인조 체임버 앙상블의 목가적인 스트링과 재즈 트럼펫 연주자 이주한의 고즈넉한 트럼펫, 그리고 이병우의 잔잔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어쿠스틱 기타의 아르페지오위에 한국 대중가요의 수준을 높인 'Toy'를 이끌고 있는 유희열의 꾸밈없는 목소리가 단아하게 조화된 곡으로 차가움속의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마리이야기]의 오리지널스코어는 이병우의 음악적 동반자이자 피아니스트 신이경의 상큼하고 절제된 피아노, 오보에 연주자 임정희와 플류리스트 안명주의 목가적인 연주, 미국에서 활동중인 퍼크션 연주자 박윤의 에스닉하고 개성있는 연주, 컴퓨터 프로그램을 담당한 강경한의 섬세한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인공적인 것과 자연스러운 것의 조화를 이루어냈고, 영화음악으로서 독특한 서정을 가진 음악의 숲으로 완성되었다.
특히, 2001년 최고으 신인발라드 가수로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성시경이 부른 엔딩 크레딧 주제가 '마리 이야기'는 본편에 흐른 클래시컬한 음악들과 대조적으로 경쾌하면서도 예쁜 희망을 잘 담아내고 있다.
성시경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뒤에는 이병우의 일렉트릭 기타연주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빚어내는 미래적인 소리가 지키고 있다. 그리고 이와 대조적으로 이주한의 프리재즈 스타일의 트럼펫 솔로가 그 즐거운 틈새를 부드럽게 이어준다. 기존의 가요와 조금은 색다른 사운드 편성의 엔딩주제가는 잔잔한 판타지 애니매이션 [마리 이야기]의 건강한 정서를 잘 드러내준다.
오스트리아와 미국에서 10여년의 유학과 연주활동을 정리하고 국내에는 처음으로 연주음악 전문 스튜디오인 Musikdorf를 설립한 이병우의 색다른 음악탐험이 될 영화음악 [마리 이야기]를 음미하며, 기억속에서 잠자고 있던 우리들의 가장 순수했던 순간들을 찾아가 보자.

영화음악에 있어서 이병우의 이름은 그가 몸담았던 그룹 [어떤날]처럼, 어떤 날 갑자기 우리들 앞에 툭 던져진 이름은 아니다. 붉은 낙조 속에 스무살의 건조한 삶이 바슥거리며 타들어가던 임순례 감독의 [세친구]에도, 다소 실망스러운 느와르였지만 음악만은 축축하게 젖어들었던 [그들만의 세상]에도, 그리고 또다시 임종재 감독과 호흡을 맞춘 [스물넷]의 엔딩크레딧에도 음악을 담당하는 스탭으로서 그의 이름을 살며시 올려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 발매되어도 좀처럼 영화음악가들은(내로라하는 국내의 영화음악가들이라 할 지라도) 그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가 않는 까닭에, 그동안의 영화음악 작업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그의 이름 세 글자를 자켓에 새겨넣은 [마리이야기]의 사운드트랙은 영화음악가로서 이병우가 '공식적'으로 영화음악을 맡았음을 알려주는 하나의 증명서처럼 느껴진다.
발매하는 앨범마다 명반 혹은 희귀앨범의 반열에 올려놓으며, 팬들의 성화에 얼마 전 거의 모든 앨범을 재발매했던 그의 음악 세계는 뇌살적인 댄스뮤직이 판을 치는 국내의 대중음악계에 좀처럼 비집고 설 자리가 없어보이는 연주음악이 주류를 이룬다.
더할나위없이 어쿠스틱한 기타의 미세한 음들이 가슴 속에서 깊은 울림으로 퍼져가는 따스한 연주곡들. 때로는 클래식 기타로 그리고 때로는 전자 기타를 들고, 신이경과 김광민의 차분한 건반음을 동반하며 [항해]에서 [흡수]까지 이어져 온 그의 음악 이력은 어느새 10년이라는 세월을 훌쩍 넘어 있다.
그의 이름을 담고 나온 일련의 솔로 앨범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간결하고 서정적인 제목의 곡들을 이병우의 기타는 '맛을 그리는 장금이의 혀'처럼 소박한 기타음으로 늘 그 단어에 맞는 그림을 그려낸다(그런 점에서 그가 첫 번째로 내놓았던 앨범 [내가 그린 기타 그림은]이라는 그 재기 넘치는 제목은 결코 우연이 아니리라). 그러나 [마리이야기]의 사운드트랙을 앞에다 두고, 무엇보다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그가 '그려준' 일련의 음악들이 진작부터 '항해'와 '비행'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이 유독 많았으며, 이제 그 음악에 맞는 예쁜 짝을 만났다는 설레임이다. [마리이야기]에서 그의 스코어들이 개입하고 펼쳐지는 지점에 놓여있는 바다와 하늘이라는 공간은 그래서 그의 음악이 들어서기에 그리 낯선 곳이 아니며, 또한 영화음악가(기타 연주자가 아닌)로서 그의 음악이 스코어라는 또다른 음악의 영역 안에서 그 호흡을 연장시키는 것은 그래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처럼 보인다.
기타의 현이 간직하고 있는 음들을 차례로 끄집어 내는 섬세한 아르페지오와 유희열의 스캣송이 회색빛 하늘에 유유히 궤적을 그려놓는 '우리가 사는 곳'을 들을 때마다 [내가 그린 기타 그림]에 수록된 '새'의 기타 현과 '머플리와 나는 하루종일 바닷가에서'의 달콤한 스캣송을 떠올린다거나, 비오는 부둣가의 정경을 들여다보면서 '비'라는 곡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것은 그래서 또한 즐거운 경험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앨범에 들어있는 곡의 정서가 흡사해서라기보다는 반가워서. 그리고 이 영화음악 작업을 통해 분명 그는 솔로 앨범과는 좀 더 다양하고 색다른 시도를 꾀하고 있음이 보이기에. 특히 남우와 준호가 바다 속에서 자맥질을 할 때 떠오르는 공기방울이 뽀글거리며 귓가를 간지럽히는 '아이들의 잠수함'과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새들의 지저귐을 관악기로 모사하면서, 일순간 등대의 틈새로 날아오르는 그 스펙타클한 장관을 15인조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힘을 빌어 그려낸 '새들의 등대'는 고전적인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에 흐르는 언더 스코어와 서정적인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관통하는 오버 스코어를 모두 아우르며 파스텔 톤의 화면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니크한 스코어링을 보여준다.
맑은 물빛을 닮은 리얼 악기의 연주와 우윳빛 하늘처럼 나른하고도 몽롱한 전자음을 듬뿍 담아서.

Produced by 이병우
Co-Produced by 강민석, 안정일, 정금자
All Songs Written, Composed and Arranged by 이병우
Recorded and Mixed by 이병우, 강경한 at 음악이 있는 마을
Mastered by 황병준 at Sound Mirror
A&R Coordination 심상현
Design & Photographed by 설경욱, 유창욱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Joo_이퀼
한국 OST/마 l 2008/07/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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