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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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Music From The Motion Picture (2002/2002)
작곡가: 루시드폴
발매사: Radio Music (DBKRD-0104)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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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0] 01. 그대 손으로(Intro)
[03:33] 02. 머물다(재섭 Theme)
[04:08] 03. 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네(소희 Theme)
[02:42] 04. sur le quai
[05:25] 05. 섬
[04:45] 06. 세상은
[02:24] 07. 장난스럽게, 혹은 포근하게
[03:16] 08. Why Do I Need Feet When I Have Wings To Fly?
[03:25] 09. Drifting
[06:02] 10. 내방은 눈물로 물들고
[04:12] 11. 그대 손으로(Main Theme)  
[03:31] 12. 약속된 사랑
---------------------------------------------------------------------------------'사랑이 시작되는 곳... 버스, 정류장'
영화 [버스, 정류장]의 포스터나 관련자료에 쓰인 감상적인 문구... 하지만 과연 영화를 본 이들이 이 명제에 진정으로 동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인공 소희(김민정 분)가 늘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장면에서도 확인되듯 기댈곳이 필요한 17세의 여고생, 보편적인 대한민국 30대의 삶을 거부하고 떠도는 버스같은 남자 재섭(김태우 분) - 그래서 이들의 사랑, 또는 서로에게 피어오르는 관심은 한 장소에 국한될 수 없다.
그것은 곧 영화제목처럼 '버스의 정류장'이 아니라 '버스와 정류장'이 되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두 단어사이에 보란듯이 쉼표가 필요한 까닭이기도 하다.
사실 본작 [버스, 정류장]이 마케팅단계에 접어들고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시점에서 가장 민감했던 부분은 17과 32라는 그들의 나이를 뜻하는 숫자놀음이었고, 마치 이것은 영화속 주인공 소희가 절망적인 원조교제를 하는 상황처럼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마치 15살정도 차이나는 관계는 맺어져서는 안되는 묵시적인 약속이라는 존재하는 것 처럼.
그러나 영화속의 두 인물은 서로에게 한번씩 보인 눈물과 거짓말(영화속에서 그들이 하는 '거짓말게임'말이다)을 통한 진실로 맺어지게 되는데, 이것은 흔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탐색전 이후 관계의 완성'이 아니다.
그들에게서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은 보편적인 운명을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 못 가지는 것 - 그러니까 '난 그들처럼 살기 싫다'는 절박함에 기인하고 있는 간절한 호소를 알아주는 눈길이다. 때문에 태생마저도 마이너리티해 보이는 그들의 눈에는 서로의 느낌을 이어주는 요소가 하나둘 발견되고, 흔하디 흔한 탐색전끝에 맺어지는 남녀의 피상적인 관계를 벗어나 작지만 무언가를 깨달았을때 느껴지는 소중함이 보이는 것이다.
이런 작은것의 의미는 "선생님, 제 이름 아세요?"라는 물음을 두번이나 하는 소희의 당돌하지만 의미있는 모습, 낙태수술후 재섭이 말을 고쳐 "힘들었겠구나"라고 말하는 장면들에서도 드러나는데, 물론 뒤에 숨어있는 것은 간절한 타자(그러나 서로에게만큼은 닮은꼴인)에의 관심과 배려이다.

이 쉽지않은 절제를 바탕으로 [버스, 정류장]을 만들어 낸 이미연 감독의 감성에 반드시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음악이었을 터, 그 해답은 루시드폴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소품이다.
영화의 출연진을 비롯, 감독, 제작자, 평론가 등 [버스, 정류장]과 관련된 많은 스탭들이 펴낸 '컨셉트북'을 보면 이런말이 나온다. '참신한 느낌의 음악을 발견했다...'
이미 언더그라운드씬에서 이름을 알려왔던 조윤석은 내성적이고 서정적인 감성을 바탕으로, 또한 이 영화의 정서처럼 여린 감성에 화답하는 호소력있는 멜로디를 창조해냈다.
그의 이전작들이었던 '미선이'시절의 앨범과 본작 이전 루시드폴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 1집에서 충분히 검증받았던 포크음악적인 느낌, 그 위에 살짝 얹혀진 정갈한 가사들은 본 사운드트랙의 가치를 높여준다.
[버스, 정류장]의 사운드트랙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시점 - 필청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시점'의 중요성이다. 루시드폴의 음악들은 작위적인 상황의 설명이나 장면의 보조를 위해서 쓰여지기보다는 주인공들의 감성변화에 따라 슬그머니 등장하며 그들의 변해가는 시점을 설명해주며, 영화를 연출한 이 여성감독(이미연 감독)의 데뷔작답지않은 시선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버스, 정류장]의 음악들은 모든이들 - 서로에게 동화되어 있다. 영화속 인물들이 비슷한 서로를 발견하고 알아가는 과정처럼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운드트랙은 [버스, 정류장]이 영화의 개봉전에 이미 행동개시(?)했던 컨셉트북과 홈페이지에서의 홍보등의 마케팅장치를 더욱 확장시켜주는 가장 큰 역할을 해냈는데 메인테마인 '그대 손으로'는 영화와는 전혀 별개의 개념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에 실려 수많은 골수매니아를 만들어내어 성공적인 사례로 꼽힐만 하다. 물론 당시 개봉도 되지않은 영화의 마케팅전략만을 가지고 성공해법을 공식화시키는것은 루시드폴의 음악을 오히려 희석시킬수도 있지만 사운드트랙의 전곡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그 모든 결점들마저 일시에 잠재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이것은 전적으로 루시드폴에게 돌려져야 할 공이다. 물론 [버스, 정류장]을 거쳐갔고 일상의 흔적을 남기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모든 이들에게도.

Music Composed and Written by 조윤석
Performed and Arranged by Lucid Fall
Produced by Lucid Fall
Recorded by 진민규, 고기모
Mixed by 고기모 at Radio Music Studio
Mastered by 이태경 at 서울사운드
Album Executive Produced by 이미연, 고기모, 심보경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LOGIN EXO
한국 OST/바 l 2008/10/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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