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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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표기없음 (2002/2002)
작곡가: 어어부 프로젝트
발매사: DreamBeat (DBKDD-0124)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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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3] 01. 삽질
[02:00] 02. 방송용 사연 
[00:39] 03. 열린 옆구리
[04:08] 04. 복수는 나의 것
[00:25] 05. 황급한 슬로우 모션
[02:02] 06. 누락된 경음악
[00:42] 07. 무거운 신발
[02:22] 08. 정
[02:55] 09. 정말로 이상하다
[04:07] 10. 설악산 도토리 묵
[02:38] 11. 따뜻한 마음
[03:25] 12. 시시한 개
[02:01] 13. 복수는 나의 것 2
[00:00] 14. 복수는 나의 것(예고편)
---------------------------------------------------------------------------------도대체 박찬욱 감독은 어디까지 가는 것일까?
[삼인조]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미 그는 [공동경비구역 JSA]의 찬란한 2.35:1의 화면비속에서 영화가 본질적으로 가질 수 있는 희열과 재미, 감동을 안겨주지 않았던가.
그러나 기다림끝에 나온 [복수는 나의 것]은 이전 작에 젖어있던 일반적인 관객들의 고정관념과 기대심리를 완전히 저버렸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을 절망시킨다. 이것은 단순히 '스타들이 줄줄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은...?' 또는 '왜 이 영화는 잔혹한 이미지에 이끌리는가?'의 차원에서 될 문제가 아니다.
박찬욱 감독이 선택한 것은 오버하는 감성과 타성의 난무보다는 영화자체를 사랑하는 열렬광인의 정열과 흥행논리에 이끌려 주제의식마저 희박해지는 근본의 불분명함을 일거에 거부하고자하는 기본적인 몸짓이다. 사실 작가라면 당연히 가져야하는 의식이기도 하지만 흥행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자본주의적 논리속에서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복수는 나의 것]의 음악을 '어어부 프로젝트'가 담당한 것은 기획초기부터 계획되었다.
전혀 다른 계급간의 충돌(영화속 인물들은 '복수'로 인해서 만나고 자멸한다. 애초에 이들사이의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과 그속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를 음악으로 표현할 요주의 인물(!)로 '어어부'가 선택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른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선택은 매우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무엇보다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봤을 때 훌륭한 성과를 획득한다.
[복수는 나의 것]의 티저 예고편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던 짤막한 곡은 전혀 '어어부'답지않지만 영화의 모호한 제목과 내용을 종잡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주는데 큰 일조를 했고(여기에는 영화의 카피문구로 쓰였던 '하드보일드'라는 말이 가세하면서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된다) 사운드트랙의 첫 번째 트랙을 장식하는 동명타이틀곡은 그 음악만으로 영화의 아이러니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희/비극의 느낌이 공존하는 동명타이틀곡 '복수는 나의 것' - 이곡은 영화속에서 직접 사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연으로 모두가 파멸하는 삶의 아이러니를 역설적으로 부르짖고 있어서(보컬부는 노래가 아니라 거의 절규의 수준이다) 음악의 효율적인 기능적 의미를 한층 선명하게 한다.
이런 식으로 영화에서 거의 기능하지 않지만 극의 성격을 더욱 종잡을 수 없게 만드는 곡이 몇 개 더 있는데 열두번째트랙인 '시시한 개'와 같은 트랙이 그렇다. 이곡은 마치 독일의 전자/테크노그룹 Kraftwerk의 초기사운드같은 패턴과 전위적인 가사로 일관한다.
이전작 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으로는 사운드트랙에 실린 모든곡들은 영화의 직접적인 내용전개와 관계가 있다는 것인데 특히 다섯 번째와 일곱 번째 트랙에 위치한 짧은 곡 '황급한 슬로우모션'이나 '무거운 신발'의 음악적센스는 대단히 뛰어나며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을 넌지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 사운드트랙에서는 짤막하게 수록된 연주곡들의 느낌 - 바로 그것은 관객들의 심정을 안전한것에서 불편한 것으로, 진실된 것을 아이러니하게, 평범한 것을 전위적인 것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감독이 계획했던바를 그 어떤 요소들보다 충실하게 실천해주고 있는 셈이다.
뒤에 들은 이야기지만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에서의 '어어부'들의 음악을 극찬했다고 하는데 사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애초부터 관객들과의 안정된 약속을 저버린 감독의 의도를 완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음악, 그것을 구사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그들은 간택된 것이었고 이미 '어어부'는 평범한 대중진리를 저버린지 오래된 - 말하자면 일반대중들과 골수매니아들과의 지리멸렬한 복수의 순환고리의 정점에 서있던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 영화의 진정한 복수는 '어어부 프로젝트'의 괴이한 음악으로 인해서 진정으로 완성을 본 셈이다. 물론 그 파급력은 컸고 그들의 음악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만한 힘이 있다. A가 아닌 B의 힘, 전위의 힘, 극단의 힘 말이다.

Produced by 어어부 프로젝트
All Music Composed by 장영규
All Music Arranged by 장영규, 이병훈
Recorded & Mixed by 오영훈, 장영규 at 공스튜디오, 비누방울혹성
Mastered by 오영훈 at 공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이퀼
한국 OST/바 l 2008/07/3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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