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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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Soundtrack (2001/2002)
작곡가: Raymond Wong
발매사: Cutting Edge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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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5] 01. Opening
[03:50] 02. Kung Fu
[01:57] 03. Refrigerator
[01:42] 04. Making Buns
[01:02] 05. Dance
[03:56] 06. P*ssing
[00:42] 07. Shoe Fixed
[01:02] 08. Roof
[04:20] 09. Bull's Eye
[02:32] 10. Battlefield
[04:55] 11. Underwear
[00:42] 12. Lane Crawford
[01:10] 13. Under The Tree
[01:49] 14. Double Dragon
[04:54] 15. Final Match 
[04:04] 16. 1st Half
[05:17] 17. Cell Phone
[04:13] 18. Victory
[01:24] 19. The Cup 
[01:27] 20.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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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십수년동안 홍콩의 영화판을 비비적거리며, 사람의 허를 찌르는 전대미문의 개인기와 황당한 유머로 컬트적인 숭배를 한몸에 받아온 주성치.
그에게 있어 [소림축구]는 그동안 선보여왔던 그의 아날로그적 필모그래피의 집결판이자, 날로 신통력을 잃어가는 '도성'이 마지막 순간에 회심의 미소를 드리우며 홍콩, 아니 세계의 영화판에 내놓은 히든카드라 할 만하다.
숲으로 우거진 소림사 대신 도시의 한켠으로 유배된 은둔 고수들이 저마다의 비기(秘技)를 선보이며 볼과 함께 하늘을 날고 첨단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그들의 모습은 그 옛날, 시대를 주름잡던 영웅호걸들의 화려한 강호 출정기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일까? 지축을 울리는 북소리와 결의에 찬 기합 소리로 힘차게 열어제끼는 인상적인 오프닝은 예전 서극의 무협 영화에서 익히 들었던 선율과 어딘가 닮았다. 그리고 그 느낌이 궁금증으로 바뀌기도 전에 오프닝 크레딧 속에서 낯익은 이름 하나가 언뜻 스친다.
음악, 황영화(黃英華). 호위립과 함께 두기봉 감독의 [천장지구 3: 봉화가인]의 음악을 맡으면서 '回來了'라는 곡으로 그의 존재를 드러냈고, 오천련의 개인 음반 프로듀서로 활약하다 90년대 중반에는 서극의 [양축]으로 금장상의 영화음악상을, 또한 [칼]에서는 고독한 외팔이 검객이 휘두르는 칼의 현란한 움직임을 담아낸 스코어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황영화는 90년대 말 주성치의 [희극지왕]에서 그와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었던 영화음악가다.
코메디 속에서도 멜로와 무협을 교묘하게 섞어놓는 주성치의 영화에서 다른 장르를 두루 섭렵한 그의 스코어가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그래서 비장할 때는 어느 영화보다 비장한 느낌을 불러일으키지만 뒷끝없이(혹은 뜬금없이?) 황당무계한 장면으로 바뀌는 순간에는 코믹한 느낌을, 망가진 미녀들과의 로맨스에서는 또 달콤한 음악이 그의 영화 속에서는 마치 반사신경처럼 흘러나온다.
비록 화려한 테크놀로지의 옷을 입고 있지만, 주성치 영화의 고유한 색깔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소림축구]의 음악도 마찬가지.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도시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씽씽의 모습을 그리는 'Kung Fu'는 애수어린 멜로디로, 만두가게 아가씨 무이와의 첫만남에서 뜬금없이 거리의 사람들과 함께 집단 군무를 추는 순간에는 댄스곡이, 그리고 씽씽과 그녀의 사랑이 무르익어 갈 때나 그녀의 짝사랑이 쓰디쓴 만두로 빚어질 때에는 또다른 색깔의 스코어가 차례로 영화 속에 채워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톤은 오프닝에 사용되었던 강렬한 리듬의 메인테마와 그와 같은 계열의 힘찬 스코어들. 마치 서부영화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듯 거리의 불량배들과 씽씽이 승부를 겨루던 장면에 박진감을 더해주던 'Pissing', 승승장구하는 소림축구단이 최고의 적수, 악마팀을 맞아 악전고투하는 결승전동안 그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일련의 스코어들 그리고 쿵후를 연마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엔딩 시퀀스까지 이어지는 전통적인 중국 타악기들의 힘찬 리듬은 그 화려한 액션과 함께 근래의 홍콩영화에서 보기드문 청각적인 쾌감까지 가져다 준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 이 사운드트랙은 100퍼센트 황영화의 스코어만이 수록되어 있어, 황일비와 주성치가 듀엣으로 부르는 일명 '소림공부가'나 메인테마에 유덕화의 보컬이 실린 영화의 엔딩곡은 수록되어있지 않다. 또한 어느 때보다 강력한 CD 복사방지 기능을 첨부하고 있어 상당히 제약적인 환경에서만 앨범을 재생시킬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08/0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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