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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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999/1999)
작곡가: 이동준
발매사: Yejeon Media (MPCD-001)
글쓴이: 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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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1] 01. When I Dream - Carol Kidd
[04:44] 02. Opening 
[00:59] 03. File
[01:57] 04. OP Center
[02:42] 05. Running
[00:56] 06. Montage
[01:21] 07. Love Theme(Guitar)
[01:14] 08. CTX 탈취작전 A
[03:01] 09. CTX 탈취작전 B
[01:38] 10. Internet Cafe
[02:35] 11. Love Theme
[03:20] 12. Theater
[02:52] 13. 주방
[02:01] 14. 추적
[01:07] 15. Mission
[02:14] 16. Swiri
[02:31] 17. CTX를 찾아라
[03:32] 18. Stadium
[02:51] 19. Final Countdown
[03:13] 20. Farewell 
[03:11] 21. Love Theme(대사삽입 버전)
---------------------------------------------------------------------------------[은행나무침대]로 역동적이고도 스펙타클한 감각을 자랑한 바 있는 강제규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 [은행나무침대]가 95년에 만들어졌으니, 4년동안의 그 오랜 침묵이 내려준 축복어린 결과물이다. 거기다가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라는 이 시대 최고의 삼인방이 펼치는 연기. 그뿐인가? 총제작비 28억원, 6개월에 걸친 촬영기간, 영화에 동원된 엑스트라만해도 3천여명. 그렇듯 만들어지기 전부터 무수한 입담과 기대의 쟁반위에 올려져 호기심을 증폭시켰던 바로 그 작품이다.
영화 제목인 [쉬리]는 한반도 맑은 물에만 서식하는, 그러니까 남한과 북한이 만나는 군사 경계선에서만 살 수 있는 토종 담수어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인 동시에 극중 특수작전명.
시대의 아픔이기도 한 한반도의 대치국면에다가 주도면밀한 첩보전을 가미시켜서 우리 영화에선 보기 드문 첩보 액션의 일급 프로젝트를 완성시켰다. OP가 중심 공간이 되고, 그곳의 특수 비밀 요원인 유중원과 이장길, 그리고 북의 특수 8군단 소속의 최고 저격수인 이방희와 막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박무영이 숨가쁘게 쫓기며 우리의 상상력을 사로 잡는다.
장르의 힘이 지닌 팽팽한 긴장감과 남성적인 에너지, 그리고 중간중간 영화의 리듬을 부드럽게 이완시키는 주인공 유중원과 이명현의 비극적인 러브스토리가 긴밀하게 충동하면서 영화의 호흡을 더욱 밀도 높게 다듬고 있는 작품. 고난도의 폭파장면과 실감나는 총격 씬,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화려한 볼거리가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그런 시각적 즐거움에다가 [은행나무침대]의 완벽한 콤비 플레이로 쉬리에서 강제규감독과 팀워크의 절정을 이룬 작곡가 이동준의 영화음악은 극속에 완벽하게 스며들면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포효하는 듯한 공명으로 와 닿고 있다.
영화를 가장 영화답게 만드는 스타일리스트로 평가되는 강제규감독이 아니었다면 결코 완벽하게 몸체를 드러낼 프로젝트가 아니었듯이, 영화음악 역시 이동준이 아니었다면 이 아찔한 첩보전에 그토록 강렬한 무게를 얹어주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가장 최근작이었던 [퇴마록]에서도 느낄수 있는 것이지만, 이동준은 스펙타클한 화면에 가장 역동적인 사운드로 복무하는 작곡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재능이 단순히 스케일이 큰 고난도의 블록버스트에만 기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연상의 누나를 향한 사랑을 노란 리본에 담아낸 김혜수, 안재욱 주연의 [찜]에서처럼 촉촉하고도 섬세한 사랑의 속내를 드러내는 데에도 그만의 감각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미호] [은행나무침대] [퇴마록] 그리고 이번 [쉬리]에 이르기까지 이동준은 뭐니뭐니해도 SF와 테크닉이 절묘하게 넘나드는 스펙타클한 영상에 가장 박진감 넘치는 호흡을 자랑한다. 팝송을 부각시켜 영화를 상업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 영화음악의 현실이다보니 더욱 그렇다. 특히 그가 지금까지 조율했던 장르가 멜로는 물론, 탄탄한 드라마와 SF, 그리고 블록버스터와 이번 첩보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만큼 그 다채로운 장르의 능선을 넘나들면서 실험적인 숨결을 불어넣는 그의 시도가 자랑스럽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이제까지 단 한번도 시도된적이 없는 대규모의 오케스트라편성, 헐리우드 작업에 비견될만큼 무려 70인조 오케스트라를 동원해서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규모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그들인데, 현악과 타악, 금관은 물론이고, 목관과 하프에 이르기까지 풀편성 오케스트라를 동원해서 웅장하고도 장대한 스케일과 첩보원의 긴박함과 시대의 아픔을 내밀하게 만져주고 있다. Opening으로 시작해서 Farewell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영화음악은 각각의 시퀀스에 어울리는 비장하고도 탄력있는 사운드로 순간순간의 분위기를 절묘하게 포착하였다.
그 20개 가운데 가장 인상깊은 트랙이라면 사랑해서는 안될 두사람인 중원과 명현의 비극적인 사랑을 토로하는 듯한 Love Theme. 애달프기가 가슴을 에이는 듯하고 아름답기가 저녁 노을로 가득한 하늘 풍경을 닮았다. 특히 이 곡은 사운드트랙에 무려 3가지 버전으로 담겨있는데, 그 하나가 이동준이 직접 기타를 연주한 기타버전이고 또 하나가 이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깊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곡으로 현악시를 내세워서 안타깝고도 위태위태한 사랑을 감정을 쓸어 내리고 있는 사랑의 테마.
그리고 마지막으로 삐삐에 남긴 명현의 대사 삽입 버전이 그것이다. 여주인공 이방희가 남파되기 전 혹독한 전투훈련을 받는 장면에 나오는 역동적인 힘과 에너지에다가 분단의 아픔을 실은 비장함까지 더해져 초반부를 압도하고 있고, 유중원과 이방희가 서로 대치하는 클라이맥스 장면에 흐르던 Farwell은 비극적인 운명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슴을 저미는 안타까움으로 터져나갈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본 분들이라면 영화속에 너무나도 아름답고 애틋하게 삽입된 여성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영국을 대표하는 재즈 여가수인 캐롤키드의 When I Dream인데, 이곡이 영화속에 무려 4번이나 삽입된 데에는 이 곡을 향한 강제규 감독의 애정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뜻하게 와 닿는 캐롤키드의 선율이 조화를 이뤄 사랑의 감정을 아름답게 풀어내고 있는 이 곡이 특히 영화속에 4번이나 삽입되는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으로 깔리던 장면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영화의 마지막 풍경이 아닐까?
유중원이 요양원에 있는 진짜 이명현을 찾아가 자신이 사랑했던 가짜 명현의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추억에 잠기는 바로 장면. When I Dream은 중원의 귀와 관객의 청각을 함께 파고들면서 잊을 수 없는 풍광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왠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드는 힘은 다름아닌 음악을 함께 나눠 들으면서 세상 저편으로 시선을 건네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캐롤키드의 꿈꾸는 듯한 목소리 덕분이 아닐까? 그 자리를 답보하지 않고 늘 새롭게 나아가는 강제규 감독의 도전의식과 음악, 그래고 캐롤키드의 나긋한 사랑의 속삭임이 어우러져있는 이 앨범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값지다.

Music Composed & Arranged by 이동준
Orchestra Conducted by 최승한
Orchestrated by 이동준, 임승철
Score Arranged by 이동준, 임승철

Score Recorded & Mixed by 노양수(서울스튜디오)
Assistant Recording Engineer 김경환, 정기홍(서울스튜디오)
Soundtrack Remastered by 고희정(서울스튜디오)
Assistant Mastering Engineer 최정아(서울스튜디오)
Music Assistant 정재환
Music Selected by 안웅철(Spoon) 김종숙
Executive Producer 이정은(Media Planet)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한국 OST/사 l 2008/07/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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