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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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Sound Track (1998/1998)
작곡가: 조성우
발매사: Samsung Music (OKC-0084)
글쓴이: 김관희,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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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 01. 8월의 크리스마스(Ending Title) - 한석규 
[03:43] 02. 아이처럼 고운(다림의 Theme)
[02:32] 03. Love Theme
[02:39] 04. 다림의 Waltz
[03:05] 05. Happy Christmas(캐롤송)
[02:27] 06. 사진속의 기억들(정원의 Theme)
[04:33] 07. 사진처럼(Main Theme)
[01:35] 08. 초등학교 운동장
[01:45] 09. 첫만남
[03:02] 10.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Orchestra)
[02:40] 11. 아버지(Bachianas Brasileiras No.5)
[02:25] 12. 파출소에서
[03:08] 13. 로울러 코스터
[02:28] 14. 밤길(마지막 만남)
[02:10] 15. 문 닫힌 사진관
[02:26] 16. 초원사진관
[04:20] 17. 8월의 크리스마스(Instrumental)
[03:51] 18.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02:09] 19. 사진처럼(Main Theme) - Instrumental
---------------------------------------------------------------------------------감정의 표출과 억제는 거의 상극의 지점에 위치하는 것 같다.
영화라는 개방된 - 또는 상영과 관람이라는 의례적인 관계를 가정했을때 영화속 감정의 표현을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관람자에게는 그 표현이 어떻게 되었나를 살펴보는 것만큼 흥미진진한 일이 없겠지만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이것만큼 늘 가슴을 죄어오는, 마치 족쇄와도 같은 장치도 없다.
이 때문일까?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인 [8월의 크리스마스]가 놀라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가 엮어낸 구조의 참신함과 절제의 미학이 관객의 기대치를 훨씬 능가(신인감독이라는 핸디캡조차도 이 작품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듯)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을 앞둔 주인공(한석규)의 심리를 직설적인 의사표현이나 사건위주로 풀어나가지 않고 때로는 주인공의 미소로, 때로는 그를 둘러싼 환경과 인물의 표정을 빌어 표현해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오열하거나 홀로 남을 아버지를 위해 리모컨사용법을 가르쳐주다 결국 화를 버럭 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는 인간적인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고 창문너머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듬는 미세한 움직임에서는 격정적인 사랑의 모습들보다도 더 강한 느낌을 받는 - 이것이 허진호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는 절제의 모습이다.
탄생과 소멸이라는 예정된 순환고리도 이제 막 시작하는 두주인공들의 따뜻한 사랑의 느낌 때문에 그 거창한 의미를 잃고 그 안타까움은 이 영화가 유작인 되어버린 유영길 촬영감독의 죽음과 함께 [8월의 크리스마스]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 - 이 영화는 그 자체로 이미 우리에게 안타깝고도 아름다운 추억을 주었다.
이 아름다운 멜로드라마는 현재 한국영화음악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있는 조성우님의 기념비적인 음악이 담긴 첫 번째 작품이어서 눈길을 끄는데 허진호 감독과의 개인적인 친분에서 만들어진 단편영화의 음악 [고철을 위하여]에서부터 최근작인 [봄날은 간다]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파트너쉽은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또는 서로에 대한 동의어처럼 들릴 정도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음악은 관념적으로만 존재하던 한국정서가 반영된 음악을 완성했다는 기념비적인 의미이외에도 그 구성의 탁월함으로인해 몇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많은이들에게 회자되는 걸작인데 최근 DVD로 발매되면서 서비스로 함께 포함된 사운드트랙 앨범으로 다시 만나기전까지는 중고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희귀앨범이기도 했다.
타이틀곡부터 시작되는 서정적인 현악기군의 선율은 영화의 소박함과 따뜻한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데 적절한 변주와 약간은 나른한 일상의 대변자역할로 작용하다가 한석규의 동명 타이틀곡에서 모아두었던 감동을 일시에 터뜨리면서 놀라운 상승작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기억하는 이 영화의 음악적 아이콘은 한석규가 부른 이 주제곡에 기댄바 크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의 굴곡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온 조성우님의 스코어에 의한 것임을, 그리고 그것은 컴필레이션 형태의 음악구성이 아닌 순수 창작영화음악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준 발견의 기쁨이기도 하다.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몇 가지 법칙 중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만큼 확실한 것이 있을까 싶다. 그리고 그것을 조금 더 은유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어떤 사람이나 사물도 절 대 피해갈 수 없는 태어남에서 죽음에 이르는 생노병사의 순간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정원의 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은 그런 계절의 모습과 닮았다. 여자 아이를 두고 싸움박질하는 꼬마들, 애교 머리에 신경쓰는 젊은 아가씨, 자식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는 중년 부부 그리고 영정 사진을 다시찍기 위해 사진관을 찾는 할머니까지.
영화가 나온지 수년이 지났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되고 있으며, 영화의 사운드트랙 역시 그 추억의 일부로 많은 사람들이 친하게 듣는 앨범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희귀반으로 분류되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타들어가게 만들었던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온갖 어려움을 뚫고 금년에 재발매되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으니 말이다.
한'여름'에 '겨울'을 맞을 수밖에 없는 정원의 기억은 짧지만 소중한 기억들이다. 그리고 북받쳐 오르는 정원의 감정을 조율하며 현악기와 피아노 중심으로 편성된 스코어들은 조심스럽게 그의 마음을 쓰다듬는다.
이미 모든 아픔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그런 짠한 장면들 사이에서 그 스코어들의 울림은 탁월하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몇 곡의 삽입곡은 담담한 영화의 분위기에 비해 너무나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메인테마에 유정한씨의 보컬을 입힌 '사진처럼'이나 한석규씨의 목소리로 불려지는 엔딩 타이틀은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던 곡이다. 하지만 버스에서 정원이 차창 밖을 바라보던 장면에 삽입되었던 김창완님의 '창 밖으로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나 홀로 남겨질 아버지를 바라보던 그의 그림자 뒤로 흐르던 'Bachianas Brasileiras No.5'는 영화의 분위기와 더없이 잘 어울리는 훌륭한 선곡이었으며, 유리상자의 캐폴송 역시 그들의 풋풋한 매력과 함께 신선한 느낌이었다.
다림에 대한 풋사랑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은 채, 정원이 떠날 수 있다는 건 차라리기쁜 일인지도 모른다. 哀而不悲... 애닮지만 슬프지 않은. 남은 이들에게 마지막 배려를 해주고 떠나는 정원의 겨울은 춥고 삭막하기만한 '겨울'이 아니라, 그 겨울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 바로 '크리스마스'다. 한 여름에 맞을지라도 사랑과 축복이 넘치는.

Movie 1998년/ 우노필름/허진호 감독/ 심은하, 한석규 주연
Album 제작 SAMSUNG MUSIC
Music Director 조성우

All Original Sound Track By 조성우(except 2, 3, 6, 10)
- Track 2 '8월의 크리스마스' 작곡/홍성규, 작사/주희정
- Track 3 '정원의 테마' 작곡/김대홍
- Track 6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생각이 나겠지요 작곡/김창완, 편곡/ 이병훈
- Track 10 'Bachianas Brasileiras No.5 작곡/Heiter Billa-Bobos

Musicians
Orchestration 정치용
Drum 전태관, 강수호
Bass 최원석, 신현권
Piano & Synthesizer 김대홍, 홍성규, 이병훈
Accoustic Guitar 배정흠, Sam Lee
Electric Guitar 조성우
1st Violin 이영주, 이영, 이소진, 김은아, 김주현
2st Violin 이선진, 허은무, 전강호, 김수연 Cello 이경은, 전경원, 임은진
Contrabass 박혜상, 전수정
Clarinet 임병진
Horn 김지경
Bassoon 정수은
Oboe 김정희, 김주영
Vocal 한석규, 정구련, 일기예보, 유정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Joo_이퀼
한국 OST/파 l 2008/08/0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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