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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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Soundtrack (2000/2000)
작곡가: Michael Galasso
발매사: Omtown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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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9] 01. Yumeji's Theme
[00:09] 02. Mo-wan's dialogue
[02:12] 03. Angkor Wat Theme I
[02:09] 04. ITMFL I
[02:12] 05. Aquellos Ojos Verdes
[02:53] 06. Shuang Shuang Yan
[01:03] 07. ITMFL II
[03:18] 08. Radio Zhou Xuan Announcement/Hua Yang De Nian Hua
[02:45] 09. Quizas, Quizas, Quizas
[02:51] 10. Bengawan Solo
[01:32] 11. ITMFL III 
[00:21] 12. Si Lang Tan Mu 
[01:13] 13. Shuang Ma Hui 
[05:44] 14. Blue
[01:59] 15. Hong Niang Hui Zhang Sheng 
[02:42] 16. Li-zhen's dialogue/Te Quiero Dijiste
[02:05] 17. Angkor Wat Theme II
[03:10] 18. Yue er Wan Wan Zhao Jiu Zhou
[02:18] 19. Casanova's Flute 
[02:29] 20. Yumeji's Theme/Li-zhen's dialogue 
[02:42] 21. Angkor Wat Theme Finale
---------------------------------------------------------------------------------영화 [화양연화]와 영어로 번역된 그 제목 [In The Mood For Love]는 마치 같은 영화에 대한 서로 다른 두 개의 기억처럼 다가온다. [화양연화]가 현재를 기점으로 되돌아보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기억이라면, [In The Mood For Love]는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 무르익어 가던 진행형의 시간으로 다가서니 말이다.
비록 예고편에 살짝 비쳤졌던 열정적인 러브 신과 브라이언 페리의 음성으로 녹아든 'I'm in the mood for love'는 상영된 실제 필름 속에서 모두 빠져있지만, 리첸과 차우 사이의 아이일 것만 같은 꼬마가 영화 끝에 잠깐 등장하며 '예고편도 하나의 독자적인 영화'라는 왕가위 감독의 말은 퍼즐처럼 짜맞춰가는 그의 영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의미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 그러나 영화에서 차우와 리첸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으로부터 연유되었다. 그리고 서로의 배우자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워 그것마저 연습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이전 그의 영화에 등장했던 자유분방한 주인공들에 비하면 지나칠 정도로 절제된 감정을 지녔다. 마치 리첸의 화사한 치파오처럼. 몸에 꼭 맞아 입고 다니기에 고통스러울 것만 같은 치파오의 그 선명한 색깔은 고통과 아름다움이 양면에 서려있는 그들의 '한때'를 닮았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이라면, 바로 그 치파오를 닮은 사랑의 기억이다. 비록 배우자의 불륜으로 시작된 사랑이지만 그들의 사랑은 감정과 도덕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또다른 고통과 아름다움을 지닐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랑이었다. 감정에 솔직할 수도, 도덕에 충실할 수도 없는 그런 사랑. 그렇기에 그들의 사랑은 무엇이 '고통'이고 또 무엇이 '아름다움'인지 분별해내기가 여간 쉬워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절제가 아름다움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고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에.
리첸이 국수통을 들고 어두운 골목길을 거닐 때마다 흘러나오는 'Yumeji's Theme'는 그런 점에서 절제의 음악이다. 이 곡은 차우와 리첸의 스침 속에서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며 영화 속에 삽입되어 있는데 그들이 마주하는 순간마다 서로에 대한 내밀한 감정을 억누르려는 듯 가벼운 왈츠의 리듬은 두 사람 사이를 감싼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격식에 맞춰 춤을 추는 왈츠의 리듬에서 왕가위 감독은 '절제'라는 단어를 생각했던 것일까. 사실 이 곡은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은 아니다. 91년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영화 [유메지]에 사용되었던 시게루 우미바야시의 스코어였는데 우연한 기회에 왕가위 감독이 듣고 난 뒤 이 영화의 메인 테마곡처럼 다시 사용되었다.
그리고 그와 유사한 분위기로 만들어진 마이클 갈라소의 첼로 스코어들이 두 사람의 시간과 함께 하고 있다. 어두운 홍콩의 뒷골목에서 폐허처럼 쓸쓸한 앙코르와트 사원까지. 영화를 위해 작곡된 일련의 스코어들이 진행형이라면, 냇 킹 콜의 음성에 실린 삽입곡들은 과거를 추억하는 음악들이다. 물론 이 음악들은 영화의 배경이 된 1962년 홍콩에서 흘러나왔을 법한 곡들이지만 영화가 보여지는 현재 관점에서 보자면 '흘러간 노래'가 되는 셈이다.
지금 흘러가는 것과 이미 흘러간 것. [화양연화]에는 그런 두 가지 모습을 한 하나의 사랑이 있다. 주체할 수 없을만큼 고통스러웠기에 시간이 흐른 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버린 그런 사랑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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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08/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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