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2004/2004)
작곡가: Harald Kloser
발매사: Varese Sarabande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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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5] 01. 1904
[03:28] 02. Alien Vs. Predator Main Theme
[02:43] 03. Antarctica
[02:08] 04. Bouvetoya Island
[04:08] 05. Down The Tunnel
[04:45] 06. Hanging Bodies
[01:40] 07. Southern Lights
[01:11] 08. Predator Space Ship
[01:11] 09. The Pyramid
[01:10] 10. Temple
[02:56] 11. Dark World
[03:20] 12. History of The World
[03:14] 13. Alien Fight
[01:45] 14. I Need This
[00:56] 15. Weyland's End
[04:37] 16. Alien Queen
[03:23] 17. Showdown
[03:30] 18. The End... Or Maybe Not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애초에 이 영화는 잘해도 본전, 못해도 본전인 기획이라는 부담요소를 안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수많은 '맨'들이 등장하여 활약을 펼치면서 비록 영화속이지만 그들이 한번에 모이는 일은 없다. 그들은 각기 자기 '구역'을 갖고 있으며, 자신들의 역할(?)에 만족해왔던 터라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이상 새로운 소재의 발굴이 아닌, '소재의 고갈' 그 자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헐리우드에서 더 많은 돈을 걷어들이기 위해서는 괜찮은 기획력을 가진 타국의 시나리오를 사오거나 다소 황당무계하더라도 관객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시리즈라는 명목하에 재탕 삼탕을 일삼는 것은 물론, 컴퓨터게임도 그럴듯한 플롯으로 포장되면서 관객에게 어필했던 것이다.
최근 개봉된 [둠]을 비롯, [툼레이더]나 [레지던트이블]은 세계적으로 흥행한 사례가 되고 있다. 영화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역시 그런 절박함에서 출발한 영화이다. 이 영화이전에도 이미 선례는 있었다.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와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살인마 프레디와 제이슨은 이미 영화속에서 반갑게 조우(호러팬들은 정말 열광했다)한 바 있으며, 돈벌이가 꽤 괜찮다고 판단된 이상 이와 유사한 기획은 앞으로도 수차례 더 있을 예정이다.
리들리스코트의 영화로 화려하게 신고식을 마치고 제임스카메론의 '베트남의 SF 버전'을 거치면서 SF와 호러의 성공적인 잡종교배를 증명했던 [에일리언]과 그저 사냥을 위해 지구로 진출했다가 엄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프레데터]라는 매력적인 두 악역 캐릭터가 한 영화에서 만난다는 - 물론 그속에는 당위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 기획이 사실로 알려지면서 영화팬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 흥분은 과연 '두 캐릭터가 어떻게 만나서 어떤 결판이 나게 될지'를 궁금해하는 매니아들의 호응에서 힘을 받았고 위압적인 두 캐릭터가 간헐적으로 등장했던 트레일러에서 호기심을 극도로 증폭시켰으나 대체적으로 관객들의 반응은 '이제 갈데까지 간 헐리우드의 궁여지책 프로젝트'라는 시니컬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개봉된 영화는 그 비관적 예측에 그대로 부합하였는데 우선 말도 안되는 영화의 줄거리도 그렇지만(이들이 만날 수 있는 시공간적 갭이 너무나도 황당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고대문명 운운하면서 신화의 힘을 빌리게 된다) 나름대로 영화속에서 분전하던 개성있는 두 캐릭터를 동시에 허접하게 만들고 만다. 그들은 새로운 무기를 사용하며, 나름대로 싸워야 하는 이유를 들먹이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는 진리는 이 영화에 그대로 적용되어 '공허한 액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범작의 예정된 운명수순을 밟아갔던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팬들이 보여준 반응이 고만고만한 것은 아니었던지, 또는 돈을 버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던 헐리우드의 기획자들의 배를 채우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던 것인지 최근에 2편이 다시 제작/공개되었고 결국 이건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다. 역시 헐리우드의 집념은 참으로 대단했다!
해럴드클로저는 이 영화의 음악을 담당하면서 어떤 고민을 했을까?
그 고민은 결국 앞서 언급한대로 고갈된 소재를 가지고 시작한 기획영화에서 새로운 것을 들려줄 것인가, 아니면 익숙한 그들의 음악을 변형해서 사용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보여지는 것에서 이미 익숙한 두 캐릭터는 등장만으로도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없는 안전한 영화적 장치이지만 음악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에일리언] [프레데터]의 음악은 제리골드스미스, 제임스호너, 앨런실베스트리라는 헐리우드에서의 입지와 작품관이 뚜렷하게 각인된 작곡가들의 - 그것도 한창 잘 나가던 시기에 작곡된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두 시리즈의 음악은 족적이 뚜렷한 역사적 사실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해럴드클로저라는 신예 작곡가의 선택은 더더욱 곤란한 지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두 시리즈의 익숙함을 모두 제외시키고 [에일리언]과 [프레데터]가 함께 출연하는 이 영화를 새로운 시작이라고 판단하였고, 자신의 새로운 스코어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같은해에 발표되었던 [투모로우]의 스코어가 그랬듯이 해럴드클로저는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규모에 걸맞는 훌륭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으며 시리즈의 전작들과 유사점은 거의 찾을 수 없다. 쉴새없이 휘젓고 다니는 불안한 선율의 현악을 베이스로 코러스와 타악기(앨런실베스트리의 [프레데터]의 음악에서 타악은 효율적으로 사용된 바 있다)의 배열방식은 여느 스코어에서도 발견되는 익숙한 양식이지만 결코 대작곡가들이 이루어놓은 것을 답습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신만의 관점에서 재해석된 것에 가깝다.
사운드트랙 앨범에서 몇몇 트랙들은 그가 훌륭한 구성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작업하는 작곡가라는 것을 증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으며 2번 트랙인 'Alien Vs. Predator Main Theme'은 새로운 시리즈(그 완성도는 차치하고서라도)를 여는 음악으로 부족함이 없다.
그가 창조해낸 새로운 스코어들은 단단한 긴장감을 끝까지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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