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995/2004)
작곡가: Fred Frith
발매사: Milan Records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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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2] 01. Je t'aime tant - Julie Delpy
[02:32] 02. Living Life - Kathy McCarthy
[03:31] 03. Waltz For a Night - Julie Delpy
[02:23] 04. Andante from Sonata for Viola da Gamba in G Major, BWV 1027
- Laurence Dreyfus & Ketil Haugsand
[01:56] 05. Dido and Aeneas Overture (Purcell) - Scholars Baroque Ensemble
[04:01] 06. An Ocean Apart - Julie Delpy
[02:55] 07. Come Here - Kath Bloom
[03:54] 08. Varianto 25 from the Goldberg Variations in G Major, BWV 988 - Igor Kipnis
[03:06] 09. The Human Pump - Harald Waiglein
[03:58] 10. Dancing with Da Rat - Loud
[02:24] 11. Trapeze - Lou Christie
---------------------------------------------------------------------------------너무나도 뻔해 보이기 때문에, 평범해 보이고 그 때문에 잊고 사는 것들이 있다.
영화속의 '사랑'은 바로 그 지점에 위치한 보편적인 개념으로, 우리는 사랑이 시작되는 설레임이 특별한 것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영화로 포장되는 순간 잊어 버리거나 평범한 것으로 인지하고 만다.
하지만 1995년 느닷없이 다가온 두 남녀의 하룻밤 이야기 [비포선라이즈]는 그런 사랑을 - 너무나도 많이 다루어져 시큰둥해지고 잊어버리기 일쑤인 '사랑'의 미덕이 설레임과 특별함의 세계속에 위치해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리차드링클레이터 감독은 영화속 두 주인공 제시와 셀린느에 수많은 대사를 할당하고 쉴새없이 지껄이게 함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영화속에서 나누는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들과 생각은 세대적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연인들의 공통분모이며, 무엇이든지 점점 더 고갈되고 소모되는 이 시대에서 진지하게 이어지거나 최소한 다시금 재활용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조용한 열차속에서 시끄러운 목소리로 싸우다 퇴장하는 독일인(이들이 부부임을 유심히 보자)은 마치 혼란스러운 인생사를 거쳐온, 그러니까 막 시작되는 그것과는 다른 관계이며 이후에 바로 시작되는 주인공들의 관계는 대조적이지만 서로에 대한 인생의 거울인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던 그들이 한순간에 반했고 그것으로 하룻밤의 만남이 가능했다는(그들은 실제로 영화속에서 '섹스'에 대한 진지한 갈등을 한다) 통속적인 담보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차분한 연출력과 능숙한 대화방식을 통해 그들이 14시간안에 무엇을 얻고, 무엇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차근차근 펼쳐보인다.
네트워크상에서는 소모적인 담론이 난무하거나 근거도, 논리도 실종된 태클이 돌아다니는 와중에도 [비포선라이즈]는 도도하게도 수많은 지지자들을 거느려온 영화였다.
어쩌면 관객들이 기대했을지도 모를 섹스도 없으며 쉴새없이 서로에게 쏘아대는 대사들이 과잉처럼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진심으로 시대에 대한 고민을 담았고 작지만 아름다운 공감을 얻어냈다. 단촐한 대사와 상징으로 일관하는, 혹은 스케일만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능수가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그로부터 9년후, 우리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시점에서 또 다시 [비포선라이즈]의 이후의 이야기 [비포선셋]을 마주하게 되었다. 속편이 필요없는 영화라는 골수팬들의 우려섞인 기대반, 근심반의 예상을 리차드링클레이터 감독은 그만의 독특한 영화보기로 차근차근하게 9년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영화속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현실의 레벨을 달고 나온 제시의 위치가 셀린느와의 만남을 가능하게 했을지는 모르지만 - 또 그들이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며 만나기로 했던 6개월 후의 결과를 확인하는 장면들은 웬지 서글픔을 느끼게도 하는것도 사실이지만 [비포선셋]은 그런 지난 과거들에 감성적으로 기대는 영화가 아니며 영화는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본 괘도에 오른다.
그들의 사랑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선남선녀의 그것들과 어떠한 방식상의 차이가 있는지를 따지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 될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다시 만났다는 사실 그 자체이며 셀린느와 제시는 여전히 서로에게 유효한 상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통이 실종된 현실에서 대화로써 진실과 이해에 접근해가는 그들의 방식은 단말마의 자극만이 넘쳐나는 현세대에서 그나마 얼마나 기특한가.
팬들이 많았던 영화답게 [비포선라이즈]는 사운드트랙 음반에 대한 갈망이 컸다.
영화속에 흘러나왔던 클래시컬한 소품들과 'Come Here'등은 각종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유포되었고, 급기야 커버도 없이 매니아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정체불명의 사운드트랙을 본적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다림끝에 그들이 다시 만난 것 처럼, 우리도 두 영화가 합본으로 수록된 진짜 사운드트랙을 거의 10년만에 접하게 되었다.
이 긴 기다림의 이유에는 여러가지 추측들이 있는데 - 아마도 캐슬록(CastleRock)이라는 굴지의 영화사에서 제작되었으나 여전히 독립/소규모영화의 외형적 틀을 벗어나지 않은 작품인지라 꽤나 많은 팬들의 요청과 기다림에도 '발매의 필연성'을 느끼지 못한 제작사의 결정이 첫번째 이유이고, 한장의 CD에 담기에는 다소 적은 분량으로 편성된 전작의 양적 규모 때문이라는 것이 두번째이다.
하지만 근 10년만에 다시 찾아온 [비포선셋]은 전작 [비포선라이즈]에서 시작된 그들의 만남이 마무리되지 못했던 부분을 음악적으로 채워주고 있으며 이는 일종의 거울효과와도 같다. [비포선셋]에서도 여전히 음악의 에너지는 그 존재감이 의심될 정도로 소극적이지만(아마도 그것은 그들이 나누는 대화속에 음악이 들어설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팬들의 기대대로 기어이 후반부에 가서 '한방'을 터뜨린다. 셀린느가 조용하게 튕기던 기타의 선율, 그리고 셀린느가 봤다는 공연속의 퍼포먼스와 그들의 공간과 시간이 겹쳐지면서 여전히 할말이 많은 듯 대화하던 그들의 대사가 아련하게 각인되듯 작은 그들의 행위들도 [비포선셋]을 상징하는 하나의 신화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 장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앞서 언급한 - 셀린느(줄리델피)가 제시(에단호크)에게 직접 통기타를 치면서 들려주는 'Waltz For a Night'라는 노래인데, 이 곡속에서 살짝 '제시'의 이름으로 가사를 바꾸어부르는 부분이다. '누구에게나 이름을 바꾸어 불러주는지'에 대한 제시의 물음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물론'이라고 답해주는 셀린느의 대답...
관객들은 다시 한번 흘러간 9년전을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비포선셋]의 감성에 공감했거나 함께 서글퍼 했을(어쩌면 많은 것이 변했다는 것에서 오는 슬픔이었을지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는 누구나 그 자리의 이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던져준다는 점에서 [비포선셋]이 주는 뜻밖의 선물인지도 모른다.
약간의 아쉬운 점은 있지만 영화의 미덕을 음악으로 훌륭하게 표현해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사운드트랙의 수록곡들은 세월의 각박함에 잊고 지냈던 추억처럼, 혹은 정겨운 친구처럼, 연인처럼 다가온다. 한장의 CD, 짧은 러닝타임에 불과하지만 [비포선라이즈/비포선셋]은 추억으로 이끄는 훌륭한 동반자 역할을 해줄 것이다.
<사족 1>
필자는 이 영화가 발매되길 손꼽아 기다리다가 사운드트랙과 DVD를 몽땅 사들고 왔다.
별점이 필요없는 영화였고 별점이 필요없는 음반이었다. 친구같은 음반이어서 그랬는지도, 아니면 오랜만에 다가온 그 어떤날의 서글픔 때문이었는지도.
참고로 [비포선셋]에서 줄리델피가 기타를 치면서 직접 불러주었던 노래 'Waltz For a Night'는 그녀가 직접 작사/작곡한 것이다.
<사족 2>
[비포선셋]의 엔드크레딧 - '리차드링클레이터 & 에단호크 & 줄리델피' 세명의 공동작업으로 명시된 '각본' - 이 의미심장한 작업형태는 시작은 감독의 것이었지만 결국 9년후의 이 이야기는 그들 셋이 함께 만들어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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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20080827, Before Snrise,. 그런 오늘...
Tracked from 바람나무, 생각가는대로 삭제내가 다른 곳을 볼 때 날 몰래 훔쳐보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 너와 함께 있어서 행복해. 넌 모를거야. 왜 지금이 내 인생에서 그토록 중요한지.. 멋진 아침이야... 이런 아침이 또 올까? <Before Sunrise, 1995> 그렇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눈을 뜨면 또 한번의 포근한 아침, 눈을 감으면 또렷해지는 웃음소리, 숨소리, 파도소리,... 그런 아침들이 있는, 그런 석양들이 있는. 그런 곳으로 숨어버리고 싶은, 간절한 오늘이었다..
2008/08/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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