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Music From The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993)
작곡가: Graeme Revell
발매사: RCA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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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2] 01. Main Title
[04:49] 02. Warren Hill/The Passion Theme
[03:30] 03. The Funeral
[04:34] 04. The House Boat
[05:38] 05. Hot Wax & Champagne
[03:05] 06. The Fight
[04:21] 07. The Handcuffs
[02:57] 08. The Parking Garage
[03:19] 09. Waiting For The Jury
[01:39] 10. Confrontation
[04:06] 11. Karma - End Credits
---------------------------------------------------------------------------------샤론스톤이 [토탈리콜]에서 아놀드에게 다리를 쫙쫙 올리면서 옆차기를 할때 이미 낌새는 챘지만 설마 지금과 같은 엄청난 스타가 될 것으로 예견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쫙 빠진 몸매와 기타등등 스타성을 겸비하고도 명멸을 거듭하는 스타공장 헐리우드에서의 시스템이 늘 그랬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녀를 스타반열에 단번에 올려버린 [원초적 본능]은 그 후광을 업고 후에 발표된 그녀의 숱한 실패작들에 대한 구구절절한 핑계거리마저 일시에 무시해버릴만한 엄청난 파급력이 있는 영화다.
생각을 해보라. 얼음송곳을 들고 알듯말듯한 표정을 흘리고 다니는 섹시한 캐릭터(게다가 영화속 '그녀'는 머리마저도 좋다)를 능가하는 인물을 창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당사자 샤론스톤마저도 이 영화이후의 역할은 솔직히 심심하기 짝이 없고, 그나마 남성을 압도하는 캐릭터로 등장했던 샘레이미 감독의 [퀵앤데드]에서도 건맨답지않은 인간적 고뇌는 그녀의 힘을 약화시키기만 했다.
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질투인지, 아님 그냥 막가보자는 심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원초적 본능]의 파괴력에 버금가는 무엇을 만들어보자는 거창한 모토가 있었음에 틀림없는 영화 [육체의 증거]는 마돈나라는 희대의 여성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실패작이다. 리메이크가 분명 아님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원초적 본능]을 벤치마킹했음에 틀림없는 설정 - 섹스와 연관된 의문의 죽음, 그것을 파헤치기위해 독한 마음먹고 투입되었다가 치명적인 유혹에 빠지는 엄한 남자형사 대신에 등장한 변호사, 그리고 육체를 살인에 이용했다는 의심을 받는 젊고 아름다운 화랑의 여인... 이러한 설정들은 사실 [원초적 본능]이라는 작품이 있음으로 해서 실소를 자아낼 뿐만 아니라 뻔뻔스럽기조차 하다.
1993년, 이 작품이 발표되고 난 후 '피플'지는 최악의 영화중 한편으로 바로 이 작품을 지목했는데, 지금에야 영화계에서도 나름대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물론 욕이야 계속 먹지만) 마돈나에게는 그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위상에 먹칠을 할만큼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처럼 멋진 육체에 대한 집착은 당시 집중적으로 부각되었던 마돈나의 섹슈얼리티 그것과 일치되는 부분이었고 결과적으로는 모든것을 여기에 기댄꼴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이 영화의 존재이유와 증거는 마돈나의 육체뿐인 것이다.
음악을 맡은 그레미레벨의 스코어는 무척 훌륭하지만 본의아니게 자꾸 비교되는 [원초적 본능]의 제리골드스미스의 그것과 함께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제리골드스미스의 스코어가 에로틱한(또는 에로틱해야 한다고 가정하는) 영화의 기본적인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전적으로 현악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에 반해, 그레미레벨의 스코어는 그런 기본적인 구성위에 색서폰을 위시한 관악기를 슬쩍 얹어놓았다.
사운드트랙 앨범의 두번째 트랙으로 수록된 'The Passion Time'은(제목을 보라!) 그것을 증명하는 곡으로 림쇼트로 천천히 박자를 이끌어나가는 드럼의 안정된 리듬위에 마치 밤무대를 연상시키는 색서폰의 몽환적인 멜로디로 이어진다. 영화속의 음악이라는 가정만 배제시킨다면 마치 스탠다드한 블루스넘버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굴곡없는(달리 말하면 영화적인 개성이 배제된) 음악이다. 곡의 개별적인 완성도를 떠나 영화의 끈적한 정서 - 참 쓰기싫은 표현이지만 - 를 잊지않은 배려깊은 음악 그것이고, 중반부에 수록된 'The Fight'와 같은 스코어의 긴박함은 본 앨범이 그래도(?) 영화음악이며, 작곡가의 센스와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춘 넘버이다.
그레미레벨의 팬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보아야 할 사운드트랙, 그것이 바로 사운드트랙 [육체의 증거]가 가지는 최대의 장점이다. 마돈나의 팬들에게는 좀 미안한 소리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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