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Music From The Motion Picture (1970/1989)
작곡가: Ron Geesin, Roger Waters
발매사: EMI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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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4] 01. Our Song
[02:08] 02. Sea Shell And Stone
[01:19] 03. Red Stuff Writhe
[01:12] 04. A Gentle Breeze Blew Though Life
[00:35] 05. Lick Your Partners
[00:34] 06. Bridge Passage For Three Plastic Teeth
[03:59] 07. Chain Of Life
[02:06] 08. The Womb Bit
[00:40] 09. Embryo Thought
[01:14] 10. March Past Of The Embryos
[02:00] 11. More Than Seven Dwarfs In Penis-Land
[02:07] 12. Dance Of The Red Corpuscles
[03:14] 13. Body Transplant
[01:04] 14. Hand Dance-Full Evening Dress
[02:50] 15. Breathe
[03:46] 16. Old Folks Ascension
[02:03] 17. Bedtime-Dream-Clime
[00:57] 18. Piddle In Perspex
[01:21] 19. Embryonic Womb Walk
[02:06] 20. Mrs. Throat Goes Walking
[01:56] 21. Sea Shell And Soft Stone
[02:56] 22. Give Birth To A Smile
---------------------------------------------------------------------------------사지절단형 고어무비의 대표작, 전설로만 전해져오고 복사의 복사를 거듭한 허접화질의 극한을 달릴지라도 피터잭슨의 [고무인간의 최후]나 루치오폴치의 [좀비]를 보는 것 만으로도 감격스럽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작품들이 DVD로 척척 잘도 나와주는 작금의 상황을 생각해보면(그것도 서플먼트까지 빵빵하게 무장한체 말이다) 과연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은 생각마저도 들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사실이었고, 앞서 언급한 작품들과는 다소 경우를 달리하지만 반교육, 반전, 염세주의 사상을 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내반입이 거절되었던 영국이 낳은 위대한 대그룹 핑크플로이드의 역작 'The Wall'도 마찬가지였다.
핑크플로이드의 후반기 작품들을 더욱 염세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극한의 회의론적 시각의 근원지가 된 이 대그룹의 정신적인 지주(후반기 작품들만 봐서 그렇다는 얘기다. 핑크플로이드의 팬들이나 데이빗길모어 팬들의 오해 없으시길) 로저워터스의 작업들은 그래서 늘 궁금증을 자아내었고, 때문에 그가 밴드와 결별한 후 발표한 솔로앨범들에서도 염세적인 시각은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 또한 그룹의 소속여부와도 관계없이 로저워터스라는 새로운 네임밸류를 내세운 작품들은 늘 특별한 대접을 받아왔다.
핑크플로이드가 영화음악에 참여한 경우는 종종 있어왔는데 이미 본 사이트에서도 소개했던 [More]나 [The Wall]을 비롯, [The Valley]와 [Zabriskie Point]는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는데, 지금 소개하는 [The Body]는 로저워터스가 그룹과는 별개로 솔로의 자격으로 참여한 사운드트랙이며 론기신과 공동작업의 형태로 1970년 - 지금으로부터 30년이 훌쩍 넘은 - 로저워터스가 아주 팔팔했던 시절(이말은 핑크플로이드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을 의미한다)에 발매된 앨범이다.
마치 폴베호벤의 [할로우맨]의 그것처럼 인체의 골격과 피부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인상적인 일러스트가 앨범커버로 장식하고 있는 이 사운드트랙은 엽기코드와 무분별한 폭력이 난무하는 최근이면 모를까 그 당시로는 상당한 충격과 시각적인 자극을 감수해야 하는 커버부터 이미 '압도'하고 있으며, 더 좋은 말로 해주자면 커버부터 '프로그레시브'하다보니 수입앨범에 대한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마저 쉽지 않았던 당시 핑크플로이드의 컬렉터들에게는 표적이 되었던 음반이기도 하다.
총 22곡이 수록된 사운드트랙은 곡수에 비해서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40분이 조금 넘는다)인데 대부분의 곡들은 특정 테마에 기반한 멜로디컬한 스코어가 아니라 짤막짤막한 브릿지성의 성격을 띈다. 때문에 감상적인 스코어를 기대하고 듣게 되면 다소 당황스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이미 프로그레시브록씬에서 기반을 닦아온 두 뮤지션 로저워터스와 론기신의 음악적 토양을 생각해본다면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청취의 대상이 핑크플로이드의 팬이라면, 혹은 로저워터스의 다른 면모가 궁금한 이들이라면 바로 이러한 점들은 더이상 낯설음이 아닌 흥미와 기대를 더욱 증가시키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심지어 앨범의 구입마저도 전혀 주저하지않게 하는)가 된다.
영화 [The Body]의 낯선 선율들을 조금 더 대중적인 것으로 비유하자면 앨범의 초반부는 마치 홍상수감독의 데뷔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옥길성 교수가 들려준 신경질적인 현악기의 선율과 유사하게 들릴 수 있는데, 사운드트랙의 전반적인 성격이 그러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며 신디사이저의 선율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기 때문에 후반부로 가면 좀 더 풍성한 사운드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로저워터스를 비롯한 핑크플로이드 사운드의 전형이라고 불릴 수 있는 각종 효과음(영화의 주제가 그렇다보니 사람의 육성이나 약간은 코믹하게 삽입된 트림소리등이 발견되기도 한다)도 심심찮게 들리며, 당시 플로이드 사운드를 지배했던 약간 퀭한듯한 음향과 사운드의 이미지는 동일 시기에 발표되었던 'Atom Heart Mother'이나 'Meddle'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실 이 사운드트랙 [The Body]에 과장된 찬사를 붙여가며 미화(?)시키거나 탁월한 완성도 운운하는 것은 영화 - 더 넓게 봤을 때 영상에서 충실히 기능하는 기존의 영화음악과는 사뭇 다른 것이기 때문에 로저워터스나 핑크플로이드라는 그룹이 오랜시간동안 일관성있게 추구해왔던 음악세계에서 영상이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상이한 매체에서 어떠한 방법론으로 공생해 왔느냐를 살펴보는 것이 더 좋은 접근법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영화음악이전에 팝뮤지션이었던 이들이 영상과의 공생을 도모했던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기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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