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윌리엄스와 스티븐스필버그' '에릭세라와 뤽베송' '모리스자르와 데이비드린' '김수철과 임권택감독' '즈비그뉴프라이즈너와 크쥐시토프키에슬롭스키'...
위 리스트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관계 - 이제는 이루 헤아일 수도 없을 정도이며, 이 순간에도 수많은 파트너쉽이 생기고 있을 것이다. 지금 소개하는 카터버웰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이 작곡가와 코엔형제의 밀월관계는 서로를 빼고는 도저히 이야기가 안 될 지경이다.
함께 해 온 세월만으로도 그들의 공인된 관계와 신뢰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인데, 우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코엔형제의 데뷔작인 [블러드심플]이 발표된 1984년부터 가장 최근작인 [O Brother, Where Art Thou?]까지 거의 20여년이 다 되어가는 세월동안 단 한번도 파트너쉽에 금이 간 적이 없었다. 코엔형제의 역사는 곧 카터버웰의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
과연 무엇이 이들의 관계를 이렇게 공고히 했을까하는 의문에는 많은 논란이 따들 듯 하다.
기복없는 음악적 구성을 과시했던 카터버웰과 발표때마다 항상 기대치를 웃도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던 영화광 코엔형제가 만들어 놓은 놀라운 역사는 [밀러스크로싱] [허드스커 대리인] [파고] [바톤핑크]등 그들의 리스트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모든 작업들에 유효하다.
존윌리엄스처럼 웅장하지도, 그렇다고해서 신예작곡가들이 자기 과시용으로 드러내기도 하는 현란한 악곡구성도 없지만(이것은 코엔형제의 영화자체도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기억나지 않는 멜로디속에도 그가 들려주는 나즈막한 메세지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바톤핑크]와 [파고]가 그랬다.
코엔형제와의 작업이 일관적인 색채와 작가정신으로 도배된 신중함이라면 그외의 작업들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다양함이 발견된다. 액션, 드라마,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면서 자신의 작품을 발표해 왔는데 이중에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각광을 받는 몇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스릴러물이다.
[장군의 딸] [챔버] [컨스프러시]등이 좋은 예인데 그가 자주 사용하는 긴장감의 조성은 단순한 리듬을 기초로 하며, 스릴러물에서 발견되는 특유의 날카로운 감성을 양념처럼 뿌려놓은 흥미로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스릴러물에서 이렇다면 그외의 드라마에서는 목가적인 감성으로 회귀하는 듯한 놀라운 변화도 들려주는데 최근 들어 많이 발표된 그의 작품들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말이지만 작품의 목록이나 최근 추세를 보면 카터버웰은 아주 잘 나가는 작곡가이다.
그가 영화음악에 입문한 젊은 나이부터 지금까지 3분의 1정도를 차지하는 코엔형제와의 작업들을 빼면 최근 보여주는 행보는 자유스러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블레어위치 프로젝트] 2편의 스코어, [벨벳골드마인] [존말코비치 되기] [커럽터]등에서는 코엔형제들의 영화에서 들려주었던 생각하는 음악 이외에도 활달한 기상을 펼쳐보여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다양성이라는 날개를 달아 주었다.
작가주의 영화들의 스코어에서만 빛을 발하는(이런 선입견에는 그의 음악이 영화속에서 잘 들리지 않는 음악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며, 코엔형제라는 대가의 그늘이 그만큼 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작곡가라는 오해에서 벗어나 헐리우드의 주류에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작곡가라는 사실을 입증시킨 것이 최근 카터버웰의 모습이다.
- Writer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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