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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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2001/2001)
작곡가: Stephen Warbeck
발매사: Sony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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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7] 01. The Train
[05:43] 02. Charlotte Gray
[01:41] 03. The Plane To France
[05:26] 04. The Village
[03:18] 05. The Threat
[02:43] 06. The Loft
[02:32] 07. The Decision
[02:49] 08. The Tunnel
[02:39] 09. The Field
[01:40] 10. Nobody's Ordinary Now
[02:32] 11. After The Letter
[03:42] 12. The Gendarmes
[04:46] 13. Waiting
[01:56] 14. I'll Find You 
[05:01] 15. My Name Is Charlotte Gray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절망적인 사건이 전쟁이라면, 사랑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희망적인 사건이다. 때로는 엄청난 절망도 희망으로 바꾸어 놓는,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도는 프랑스로 뛰어들었던 샤롯 그레이가 희망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그런 사랑의 힘을 믿기 때문이었으리라. 스테판 워백의 음악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된다.
‘사랑과 전쟁’ 혹은 ‘전쟁 속의 사랑’이라는 이야기로 부터 기대할 수 있는 가장 드라마틱하고 클래시컬한 선율, 달리는 열차의 차창 밖에서 스며드는 애닮은 현의 울림이 라벤더 꽃의 진한 보라색만큼이나 깊고 명징한 이미지로 가슴에 박혀든다. 비록 [샤롯 그레이]에서 보여주는 워백의 선율이 이런 종류의 영화에 더할나위없이 들어맞을 수밖에 없는 그리고 다소 진부하기까지한 컨벤션처럼 들릴지라도.
사실 영화음악가 스테판 워백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에게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안겨주었던[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재기발랄한 스코어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현실과 가상 그리고 현재와 과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던 그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음율을. 그러나 [샤롯 그레이]의 영화음악은 지금까지 워백이 선보인 스코어 중에서 가장 어두울 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쓸쓸한 느낌마저 준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또 의지할 수 없는 나치 점령지 한복판에서 자신의 이름을 숨긴채 그녀가 느껴야 했던 절마오가 고독감이 메인테마의 현과 현 사이에 실려 가슴을 무겁게 내리누른다. 비록 아코디언의 달콤한 선율이 그 안에 살짝 스며들어 있긴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위험한 현실을 은유하는 또 하나의 멜로디가 아니던가. 그런 점에서 [샤롯 그레이]의 스코어는 워백이 바로 이전에 작곡했던 [코렐리의 만돌린]의 영화음악과 닮은 것처럼 느껴진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두 영화에서 그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감성을 각각 만돌린과 아코디언(그리고 바이얼린)에 대입시킨 아름다운 테마곡을 만들고, 나머지는 주어진 상황에 맞는 언더스코어링으로 그 틈새를 다져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라면 워백의 스코어링 스타일은 메인테마뿐만 아니라 특정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일련의 언더스코어들에서도 악기 사용을 꽤 자제하는 편이라는 점인데,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돌린의 음색을 건드리지 않으려했던 [코렐리의 만들린]처럼 [샤롯 그레이] 역시 바이얼린과 피아노 솔로 그리고 중량감이 느껴지는 현악기들을 중심으로 스코어들이 엮어진다.
단번에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은 전쟁이 끝난 후 그녀가 프랑스를 다시 찾을 때 흐르던 ‘My Name Is Charlotte Gray’를 통해 온전하게 들을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유럽 영화음악과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작고도 커다란 차이처럼 느껴진다.
보통 이런 장르에서 할리우드 영화음악이 커다란 스케일의 오케스트라가 뿜어내는 비장하고도 장중한 선율로 즉각적인 반사신경(오직 스코어가 요구하는 바로 그 감정)을 유도하는 반면, 유럽 영화에서 스코어는 음악으로 말하기보다 과하지 않은 음악의 여백으로 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알 수 없는 불안함과 위기감,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린 아픔과 새로운 사랑 그리고 쓰라린 이별과 새로운 희망 같은, 물론 이런 심플한 악기 구성은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비교적 적은 예산이 영화음악에 책정된 까닭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패트릭 도일과 즈비그뉴 프라이즈너, 마이클 나이만과 에두아르드 아르테미예프 그리고 브뤼노 꿀레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많은 영화음악가들이 단촐한(때로는 미니멀리즘에 가까운)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이것이 유럽의 영화음악에 굳어져 있는 하나의 전통 또는 음악적인 컨벤션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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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08/0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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