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Complete Motion Picture Score (1990/1999)
작곡가: Danny Elfman
발매사: Bootleg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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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3] 01. 20th Century Fox Logo
[02:36] 02. Introduction
[02:37] 03. Storytime
[06:26] 04. Castle On The Hill
[02:04] 05. Beautiful New World And Home Sweet Home
[02:16] 06. The Cookie Factory
[01:48] 07. Ballet de Suburbia
[00:53] 08. Esmeralda
[01:39] 09. Etiquette Lesson
[03:20] 10. Edwardo The Barber
[01:24] 11. Falling In Love With Kim
[02:43] 12. The Robbery
[02:30] 13. Edward Returns In Shame
[02:33] 14. The Ice Dance
[02:51] 15. Edward On The Run
[04:17] 16. Death!
[02:50] 17. Kevin In Danger
[05:03] 18. The Final Confrontation And Farewell
[03:25] 19. The Grand Finale
[04:44] 20. The End
---------------------------------------------------------------------------------우리말에 '싹수가 보인다'는 특이한(살짝 저속하게도 들리는) 표현을 국외 영화감독 누군가 - 그것도 한사람에게만 - 적용해야 한다면 필자는 주저없이 팀버튼을 꼽고 싶다.
[비틀쥬스] [배트맨] [크리스마스의 악몽]등, 우리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대표작들의 그 기이하고도 매혹적인 영상은 흔히 쓰는 '전매특허'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팀버튼이 영화를 통해 욕망하는 부분들속에는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나 성공을 해야겠다는 절박한 의지가 없다. 오히려 팀버튼에게는 자기영화를 만들겠다는 일념만이 존재했고 그만의 코드가 관객들을 매료시킬 즈음에 도달하자 헐리우드의 거대자본이 그를 쫓아간 형국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다시 말해, 헐리우드라는 거대 시스템은 팀버튼이 만든 세계에 완전히 매료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대중들과 평론가들이 습관적으로 이야기하는 '새로운 영화'와는 다른 표현과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팀버튼의 영화들은 감독 개인과 대중들이 공통적으로 합의한 기발한 취향이 만들어낸 것이며, 지나치게 관습적이거나 흥행의 논리속에서 몰개성적으로 만들어지던 헐리우드의 잃어버린 색깔을 찾아준 청량제와도 같은 것이었다. 이렇게 뒤늦게 발견된 팀버튼의 영화들은 헐리우드라는 거대한 시스템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세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었으며, 그 결과물들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외롭게 생활하던 노 발명가(아마 팀버튼 자신이 아닐까?)는 자신과 함게 생활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인조인간 에드워드(조니뎁)를 만드는데 가위처럼 생긴 손을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만다. 신체적으로도 다듬어지지 못한 외톨이 에드워드는 다행히 친절한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함께 생활을 하는데, 이 생뚱맞은 동거가 가능했던 것은 에드워드 그 자신이 삐쭉삐쭉하게 생긴 가위손만이 전부가 아닌, 따뜻한 감성(심장)과 사랑(두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고초를 겪기도 하지만 따뜻하게 대해주는 킴(위노나라이더)을 사랑하게 되고, 이 마을에 눈이 내리게 된 전설을 남겨준다는 것이 주된 스토리인데 - 필자가 다소 삭막하게 나열한 줄거리는 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기실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팀버튼의 영화들은 줄거리를 어떤식으로 풀어가느냐의 내러티브의 문제들보다 독보적인 영상 그 자체에 있기 때문에 [가위손]의 핵심은 감독의 초기작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던 아름다움을 넘어선 완성된 스타일에 매혹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가위손]은 마치 동화와 같은 이야기의 구조나, 애초에 팀버튼이 만든 캐릭터 에드워드의 창백함을 인간화시켰던 것도 가족이나 연인의 사랑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다소 편향적인 성격을 포함하고 있던 전작들보다는 훨씬 더 가족이 눈에 보이는 작품이다.
팀버튼은 자신의 영화를 더 완성도 높은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 일등공신은 바로 음악을 맡은 대니엘프먼일 것이다. 시각적인 특질 이외에 감독이 꿈꾸는 환상은 음악의 도움없이는 애초에 불가능 한 법, 대니엘프먼은 감독의 요구를 너무나도 잘 반영할 줄 아는 작곡가이다.
오잉고보잉고라는 괴상한 밴드활동(필자는 백남준의 비디오작품속에서 이들을 처음으로 만났다. 그 괴상한 음악과 무대란...)을 거치고 팀버튼에게 전격 발탁된 대니엘프먼은 초기작 [비틀쥬스]부터 비범한 영화음악을 선보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이 둘의 이상한 앙상블은 지금까지 줄곧 이어져오고 있는데 그것은 한쪽의 일방적인 의뢰와 요구가 아닌, 서로의 작품세계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작가들의 필연적인 협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팀버튼과의 4번째 작품인 대니엘프먼의 [가위손]의 오리지널스코어는 관객들이 '이런 영화에서 나올법한 음악은 아마...'라는 예상에 가장 근접해있다. [가위손]의 스코어들은 영화에 완전히 밀착되어 디테일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마치 동화처럼 구현된 영상들을 풍요롭게 감싸고 관조하는 입장에서 존재하는데 관객의 상상이 영상에 묻어 함께 간다는 점에서 본다면 현명한 방법론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이 영화는 형식적으로 봤을 때 액자식 구성을 띄고 있는데 이 구조속에서 액자속의 음악보다는 현실과 살짝 걸쳐져있는 지점의 음악의 역할과 완성도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번째로 영화의 서두를 제시하는 'Introduction'과 마을에 눈이 내리게 된 전설을 이야기해줄때 흘러나오던 'Storytime'은 그저 음악만 따로 떼어놓고 감상했을 경우에도 구체적인 느낌을 바로 전달받을 수 있을 정도로 구조의 훌륭함이 눈에 띈다. 특히 이 곡의 응집력은 매우 강력해서 곡 자체의 멜로디라인과 기승전결도 훌륭하지만 영화를 감상하고 난 후 '어른들의 동화'인 [가위손]의 시작과 비극, 결말까지를 모두 유추해볼 수 있을 만큼 임팩트가 강하다. 왈츠풍에 실린 멜로디는 환희와 희열보다는 숨겨진 비극성과 신화의 느낌이 더 강하지만 그것은 어차피 이 영화가 택한 노선이었으므로 그리 문제될 것은 없으리라.
마지막곡인 'The Grand Finale'도 앞서 언급한 현실과 전설의 경계지점, 그리고 그 상황에서 음악이 떠맡아야 할 역할을 상기시켜 준다. 다시 말해 에드워드의 전설이 현실로 전이되는 그 과정을 음악으로 담아놓았다고 보면 되겠는데 이 대목은 [가위손] 전체에서 봤을 때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그저 동화처럼 나열되었을 뿐인 영화속 에피소드들이 '현재 존재하고 있는 것 처럼' 상상하게 해주고, 급기야 '우리가 알고 있는 눈'의 정의마저도 새롭게 재편한다. 말하자면 현실에 젖어 꿈과 동화의 세계를 잃어버린, 상상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성인들을 위한 배경음악이 되는 것이다.
너무나도 매력적이지 않은가? 잠깐동안이라도 다 커버린 성인들을 위한 동화, 그리고 그 동화와 현실의 경계지점에서 갈팡지팡 할지라도 듣는 순간만큼은 판타지의 세계로 안내해 줄 음악 - 음악으로 본 [가위손]의 백미는 이것이다.
<사족>
영화 [가위손]의 사운드트랙은 팀버튼 감독의 지명도는 물론, 대니엘프먼의 유명세로 인해 몇종의 공식/비공식 음반들이 존재한다. 지금 소개하는 사운드트랙 앨범은 Complete Score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비공식음반들중 가장 알려져있는 것으로, 정규음반에 마지막트랙으로 수록되어 있던 'With These Hands'이 빠졌고 몇개의 트랙이 추가된 것 이외에는 큰 구성상의 차이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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