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계에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면서 새로운 신진세력의 등장이 두드러진다.
특히 헐리우드 영화계가 블럭버스터라는 신조어를 마치 원래부터 있었던 일상용어처럼 부각시킴으로써 영화계에는 상업적인 코드를 더욱 정착시키는 계기가 된다.
헐리우드라는 거대한 시스템 자체가 이미 상업화의 상징이 아니냐는 질문이 당연하게 대두되지만 컴퓨터그래픽이 일반화되고, 시스템을 장악한 자만이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리는 90년대에 돌입하면서 보다 본격적으로 가동되었다.
특히 이 시대에 접어든 헐리우드 영화는 홍콩영화처럼 한해 다작의 형태까지는 아니지만 정확한 날짜에 출시되는 공장의 제품들처럼 순발력과 상업적인 감각이 필요한 인력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춘 것은 영화음악 작곡가들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고전과 현재를 아우르는 베테랑급 작곡가들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영화음악계에도 서서히 영화적 감각과 비지니스적인 센스를 동시에 겸비한(그것이 비록 비영화음악계에서 출발했다 하더라도) 인력들이 배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엘리엇골덴셜은 그런 시대의 흐름속에서 나온 작곡가들 중 하나로, 그가 위에서 언급한 성향을 모두 겸비한 시스템에서 배출된 인물이냐라는 물음에는 다소 이견의 차이가 있을 듯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의 행보가 이런 물결을 역행하는 모습이 아닌, 시스템에 충실하게 자신을 맞추는 젊은 패기에서 나올법한 순발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리엇골덴셜이 담당한 작품들과 경력들은 젊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상당히 화려하며, 선이 굵은 편으로 한스짐머로 대변되는 그들의 측근들이 헐리우드 영화계의 음악패턴을 바꾸고 있지만 그의 음악은 형식미에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낭만적이며 고풍스러운 사운드로 충만해있다.
빈약함과는 거리가 먼 풍성한 그만의 오케스트레이션 편성은 많은 감독들과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수없이 실험되어져 왔다.
특이할 만한 사실은 그의 몇가지 실험들이 시리즈물로 제작된 영화들에서 행해졌다는 것인데 아마 그 첫번째 해답은 [에일리언]시리즈의 3번째에서 찾을 수 있겠다. 1편의 제리골드스미스, 2편의 제임스호너로 이어지는 막강한 라인업을 신예 작곡가가 극복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일이었겠지만 이 시리즈물은 다행히 고정된 선율을 바탕으로 하는 테마음악이 없었던 탓에 큰 부담감을 덜고 있다.
데이빗핀처 감독의 데뷔작답게 여러가지 시도와 스타일로 가득찬 이 괴이한 3편에서 엘리엇골덴셜의 음악도 거침없는 이면을 가지고 있다. 1편에서는 SF호러로, 2편에서는 액션물의 노선을 걷는 듯한 시리즈의 성격을 단번에 암울한 미래의 모습으로 전이시킨 조력자는 패기만만한 신예작곡가 엘리엇골덴셜이다.
그의 재능은 아무나 건드릴 수 없는(?) 시리즈물인 [배트맨]시리즈의 3편에서 또 다시 발휘되는데 여기에서 팀버튼의 [배트맨]과 비교했을때 느끼는 이질감은 우선 배제하기로 한다.
이 시리즈물의 3편에서 요구되는 것은 팀버튼식의 어두움이 아니라 화려함으로 치장된 과장과(과장된 연기로 일관하는 스타들, 짐캐리는 그렇다치더라도 토미리존스가 분한 투페이스를 보라) 쉴새없는 액션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에일리언]과는 다르게 [배트맨] 3편에서는(4편도 그가 음악을 맡았다) 데니앨프먼의 스코어는 마치 참고조차도 하지 않은 것처럼 전혀 다른 사운드로 무장되었고 그가 새롭게 창조해 낸 테마 스코어는 때로는 웅장하게, 때로는 멜로디컬한 재즈적인 감성으로 표현되었다. 그의 또 다른 SF물인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과 재즈감성으로 표현된 [Cobb] 휴먼드라마 [마이클콜린스]등 하나도 소홀하게 대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순전히 그의 천부적인 재능때문일 것이다.
최근에 그의 작업중 주목되는 것은 [푸줏간소년]과 3D 애니매이션의 새로운 장을 개척했다고 평가되는 [파이널판타지]이다.
- Writer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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