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994)
작곡가: Mychael Danna
발매사: Varese Sarabande
글쓴이: 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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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3] 01. Exotica
[02:45] 02. Something Hidden
[03:44] 03. Pagan Song
[01:31] 04. The Kiss
[04:33] 05. Inside Me
[01:31] 06. My Angel
[03:24] 07. A Little Touch
[03:15] 08. Field 3
[06:04] 09. Snake Dance
[02:16] 10. Field 4
[05:07] 11. Mujay Yaad
[04:06] 12. The Ride Home
[05:28] 13. DilkoTamay Huay
[02:26] 14. Field 1, Field 2
---------------------------------------------------------------------------------어느작가는 '작가의 영혼이 스스로에게 낯설면 온 세상이 타향이다'라고 썼다.
그렇듯 이국성은 일견 허공에 떠있는 것 같으면서도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잠재되어 있는 요소이다. 예술에서 이국성은 동떨어진 공간과 시간의 아름다움도 사실적인 미 못지않게 인생을 구원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낭만주의의 소산이며, 현실에서 이국적인 공간 - 물리적/정신적 공간을 포함해서 - 은 고독을 위안하고 인생에 대한 태도를 색다른 방식으로 시험한다.
그것은 중력장이 변이를 일으킨다는 마의 삼각지대와도 같다. 영화 [익조티카]의 에톰에고이앙 감독을 사로잡은 것도 사람들이 그들의 고통을 하나의 신화로 변형하도록 만드는 익조티시즘의 유혹과 그 자구적 몸부림의 모습이었다. 에고이앙은 테이블댄스가 벌어지는 한 클럽을 공적인 이벤트와 사적인 환상이 충돌하는 공간으로 설정하고 탐색을 시작한다.
[익조티카]는 같은 연영방인 호주영화보다 우리로부터 더욱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캐나다 국적의 작품이다. 그나마 우리에겐 [미제국의 멸망] [몬트리올예수]의 드니아르깡이나 영화강좌에서 빠짐없이 거론되는 전위영화의 마이클스노우 정도가 겨우 알려져있다.
이제 소개되는 33세의 신진 에고이앙 감독은 '캐나다의 데이빗린치'라는 닉네임과 함께 각종 국제 영화제를 누비는 신성. 대학시절의 습작을 거쳐 84년 [Next Kin]으로 데뷔한 그는 두번째 작품 [Family Viewing]을 내놓은 후, 그해 [베를린 천사의 시]로 몬트리올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빔밴더스로부터 '이 상은 에고이앙에게 주어져야 할 것'이라는 찬사를 받아 매체의 각광을 받았다. 명예의 행진은 발걸음을 계속하여 세번째 작품 [Speaking Parts]와 [The Adjuster]가 칸느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었다.
학살을 피해 아메리카로 이주해야 했던 아르메니아 민족의 피를 받은 에고이앙 감독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그의 작품 [캘린더]는 동족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기도 하다. 감독의 이같은 배경은 유럽의 정신적 유산과 국경을 넘보는 미국문화의 막강함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나다의 처지와 오버랩되며, [익조티카]의 테마 역시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클럽 '익조티카'는 삶의 모든 에너지를 클럽의 경영에 쏟아넣은 여인 조우가 운영하고 있다.
현재 임신중인 그녀는 냉철하게 인생과 가게를 관리하는 타입. 또 클럽의 사회자 에릭과 스트립댄서 크리스티나는 실종된 아이에 대한 비극적인 기억으로 연결되어 있다. 치명적인 경험의 공유는 분리된 두 영혼을 불가분의 고리로 엮기 마련이므로.
한편 '익조티카'의 단골이자 세무 감사관인 프랜시스는 가족의 결손이 초래한 상실감을 '익조티카'가 제공하는 환상으로 채우면서 그의 애를 돌보았던 크리스티나에게 의지한다. 또 먼 나라의 동물을 밀수입하는 애완동물 가게 주인 토마스는 이국적인 사물과 사람들로 주변을 둘러싸는데 미쳐있지만 프랜시스의 세계를 엿봄으로써 이국성의 위험을 알게 된다.
사무실에 출장 온 세무 감사관의 작업을 바라보면서 상상력이 발동해 진작 머리를 맴돌던 스트립댄서의 이야기를 완성했다는 에고이앙 감독은 스트립 쇼처럼 감정의 표피를 하나씩 벗겨간다. 인간들의 원초적 관계와 가족 이데올로기, 성애와 관음주의에 대한 그의 일관된 관심은 현실로의 접속점을 잃어버린 '익조티카'사람들의 어쩔 수 없이 창조하는 또 다른 현실속에서 연장되고 있다.
관객을 새로운 세계의 문턱으로 인도한 매력과 주술성을 발산해야 할 임무를 지닌 [익조티카]의 음악은 사운드 디자이너 스티브먼로와 함께 에고이앙 감독의 전작들을 맡아온 노련한 작곡가 마이클다나가 작업했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동양음악의 사상과 형식에 심취했던 다나는 이 앨범에서 인도의 고전음악과 민속음악에서 취한 모티브를 마음껏 발산시킨다. 한가지 감정으로 규정할 수 없는 내면의식의 흐름과 해방된 관능을 노래하는 형식이나 분위기가 오프라하자의 음성이 돋보이는 [와일드오키드]나 [시에스타]의 음악과 유사하지만 다나의 음악은 클래시컬한 동양풍의 신묘함이 두드러진다.
이 앨범에는 네명의 보컬이 참여했으나 그들의 음성은 하나의 악기처럼 취급되고 있으며 인도의 전통악기 샤나이는 여러곡에서 선율을 주도하는데 익숙한 피아노음색위에 나직이 떠돌면서 듣는 이가 불안과 안정의 감정을 동시에 체험하게 한다.
첫트랙 'Exotica'는 대번 슬리버에 삽입되었던 이니그마의 곡을 연상케 하는 곡으로 여성의 음성이 익조티카 클럽을 안내하듯 창창하게 뻗어간다. 두번째곡 'Something Hidden'에서 등장하는 밀교적인 테마선율은 피아노의 손을 엇바꿔 연주하는 듯한 'My Angel'과 'Field 3,4' 마지막곡 'The Ride Home'에서 반복변형되고 있다. 다섯번째의 'Pagan Song'과 'Mujay Yaad'는 댄스뮤직으로도 손색이 없을만한 세련된 비트의 곡이지만 전자는 부저가 울리는 듯한 소리의 느닷없는 개입과 인도악기 독주의 연결로, 후자는 신파조의 괴기함을 주는 여성의 고음보컬로 예사롭지 않는 앨범의 기조를 유지한다.
플룻이 쓰인 'Field 1,2'와 'Field 3'은 지하실에서 빠져나오는 청량감을 안겨주는 곡이며 일곱번째의 'Inside Me'는 잠복된 욕구를 암시하는 심장박동의 묘사로 들린다.
[익조티카]에 사용된 인도악기 중 하나인 샤나이나 활로 켜는 현악기 사랑기는 인도음악 가운데서도 서정성에 중점을 두는 북인도 음악에 속하는 악기이며 손으로 뜯는 류트의 일종인 타르는 에고이앙 감독의 뿌리인 아르메니아 음악에서도 즐겨 쓰인다. 고도의 이론체계를 갖추고 인식의 문을 넘는 수단으로 연주되는 것으로 유명한 인도음악에서 따온 명상성과 현대적인 관능미의 리듬감각을 조화시키고자 한 이 음반은 봄베이에서 녹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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