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core (1994)
작곡가: Alan Silvestri
발매사: Epic/Soundtrax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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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1] 01. I'm Forrest... Forrest Gump
[01:00] 02. You're No Diffrent
[02:26] 03. You Can Sit Here
[02:14] 04. Run Forrest Run
[00:58] 05. Pray With Me
[01:08] 06. The Crimson Gump
[02:23] 07. They're Sending Me To Vietnam
[01:43] 08. I Ran And Ran
[01:19] 09. I Had A Destiny
[00:45] 10. Washington Reunion
[02:00] 11. Jesus On The Main Line(Song)
[01:16] 12. That's My Boat
[00:47] 13. I Never Thanked You
[02:43] 14. Jenny Returns
[02:01] 15. The Crusade
[01:41] 16. Forrest Meets Forrest
[01:48] 17. The Wedding Guest
[01:33] 18. Where Heaven Ends
[01:26] 19. Jenny's Grave
[00:49] 20. I'll Be Right Here
[06:34] 21. Suite From Forrest Gump
---------------------------------------------------------------------------------사람들의 이름을 담은 오프닝 크레딧 사이를 이리저리 날아다니다가 마침내 누군가의 낡은 농구화 곁에 사뿐히 내려앉는 깃털. 바람에 실려 스크린 속을 떠다니던 깃털의 그 세밀한 움직임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순간, 잔잔한 피아노 선율을 화면 가득 흩뿌려 놓던 앨런 실베스트리의 아름다운 스코어를 또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마치 현악기의 줄에 튕겨 다시 공중으로 떠오르는 하얀 깃털처럼 가벼운 피아노 선율은 너무나 서정적인 윤기와 감미로운 빛깔을 머금는다. 하지만 놀랍게도 실베스트리가 만들어 낸 이 섬세한 스코어는 사실 그가 몇 주일동안 고심한 끝에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영화음악을 작곡하기 위해 영화의 처음 장면을 잠시 눈여겨 본 실베스트리는 자신의 눈 앞에 아른거리던 그 깃털의 움직임을 떠올리며 그날밤 집으로 돌아가 이 스코어를 작곡했고, 이 영화를 위한 한 곡의 완전한 테마가 그렇게 완성되었음을, 그는 예감했기 때문이다. 바로 영화의 오프닝을 수놓을 'I'm Forrest...Forrest Gump'라는 이름의 테마곡을.
실베스트리가 하룻밤에 이 아름다운 스코어를 작곡했다는 사실이 어떻게보면 그다지 놀랄 일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찰나는 종종 어느 한순간에 일어나지 않던가. 그러나 한가지 인상적인 점은 이 스코어를 작곡하는 내내 그의 머릿 속에서는 영화 속의 그 깃털이 카오스를 그리며 날아다니고 있었고, 그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고 있었든간에 스코어는 깃털의 움직임에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완성된 스코어를 영화의 시퀀스에 맞추어 그가 입히려 했을 때, 그 곡은 다른 어떤 시퀀스도 아닌, 영화의 오프닝에만 완벽하게 들어 맞았다.
그리고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바람에 따라 날아다니던 깃털같은 스코어의 이미지는 그 움직임뿐만 아니라, 쓰임에 있어서도 '삶의 변화'를 의미하는 메타포로서 언더스코어링이라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영화의 흐름에 순응하며 그 안에서 반복되어 사용되고 있다. 마치 바람의 방향에 따라 날아가는 깃털의 모습처럼 영화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는 스코어로서 말이다. 그건 이 영화에서 가장 역동적인 느낌의 스코어로 기억하고 있는 'Run Forrest Run'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아이들의 괴롭힘과 제니의 외침에 따라 어린 검프가 달리기 시작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등장하는 이 곡은 검프가 처음으로 기쁨과 자유를 만끽하며 땅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순간의 그 힘찬 동작을 셋잇단 음표가 불러일으키는 격렬한 리듬 위에 가슴뭉클한 감동으로 실어낸다.
또한 총알이 빗발치던 베트남의 악몽과 알라바마의 기억 그리고 미국을 횡단하던 순간에 이 스코어는 클라리넷의 아르페지오와 고음의 현악기로 그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한껏 살린 'The Crusade', 그리고 브라스 밴드의 행진곡 풍으로 또한번 살짝 그 분위기만을 바꾼 'The Crimson Gump'로 변주되어 다시 영화 속에 채워지기도 한다. 이러한 스코어들은 이미 [백 투더 퓨처] 시리즈를 비롯해 6편의 영화에서 로버트 저맥키스 감독과 앨런 실베스트리의 음악이 만났을 때, 아무런 이화작용없이 어우러지던 예의 그 고전적인(그리고 효과적인) 방식의 스코어들과 별다른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실베스트리의 음악은 제맥키스와 그동안 호흡을 맞추었던 전작들과는 약간 다른 양상을 띄는 부분이 있다. 영화의 후반 작업을 진행하면서 감독은 실베스트리에게 록 음악을 영화에 삽입하거나 스코어처럼 사용할 것이라는 암시를 했고, 그로 인해 실베스트리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상황이나 인물들을 위한 스코어를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덜었던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인해 [포레스트 검프]의 스코어 앨범을 듣다보면, 꽤 비슷한 스코어들이 몇 개의 트랙에 걸쳐 계속 겹쳐져 있는(위의 'Run Forrest Run'의 경우처럼)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반복과 변주가 영화음악의 스코어링에 있어서 돋보이는 부분이자 또 묘미이기도 하지만, 화려하고 다채로운 삽입곡으로 영화는 그 음악적 여백을 꽉꽉 채워놓았기에, 2CD로 발매되었던 삽입곡 사운드트랙에 비한다면 오히려 이 스코어 앨범은 약간 밋밋한 느낌이 들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하얀 깃털의 이미지와 땅을 딛고 달리던 검프의 그 가슴 벅찬 순간을 기억한다면, [포레스트 검프] 스코어 앨범으로 맛볼 수 있는 감미롭고도 인상적인 멜로디는 분명 실베스트리의 손으로 빚어낸 흐뭇한 스코어 중 하나로 기억하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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