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2004/2004)
작곡가: Christopher Young
발매사: Varese Sarabande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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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01. JU-ON 1
[04:57] 02. JU-ON 2
[03:47] 03. JU-ON 3
[04:50] 04. JU-ON 4
[01:35] 05. JU-ON 5
[04:39] 06. JU-ON 6
[12:37] 07. JU-ON 7
[04:25] 08. JU-ON 8
---------------------------------------------------------------------------------언젠가 TV를 보다가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언급되는 '공포영화' 이것을 볼때 감상자의 공포에 대한 반응을 뇌파수치까지 들먹거리며(실험을 했다) 다루는 것을 보았다.
그중에서 흥미로운 것 하나는 - 표현이 좀 웃기지만 '자국귀신'에 대한 공포지수가 훨씬 높다는 것이었는데, 이를테면 동양인은 서양귀신의 대표선수격인 '드라큘라'를 전혀 무서워 하지 않았으며 속옷입은 처녀귀신을 가장 무서워한다거나, 피 철철 흘리는 고어보다는 심리적으로 사람을 압박하는 류의 공포에 더더욱 반응한다는 사실이었다. 결론을 보자면 서양귀신과 동양귀신의 호러는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것을 깬 것이 바로 나카타히데오의 [링]시리즈이다. 기술의 총아이자 나름대로 첨단매체인 TV를 통해 전파된다는 21세기적인 발전된 호러양식을 제시한 것이다.
이때부터 공포의 대명사로 군림하게 된 것이 바로 동양식 귀신, 바로 길게 머리를 풀어헤치고 으슬렁거리며 눈빛 하나로 상대방을 제압하던 압도적인 존재 - '전설의 고향'에서 수도 없이 우리가 보아왔던 그 귀신인데 [링]의 든든한 성공을 업고 헐리우드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주온]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원한을 안고 죽은 귀신을 뜻하는 [그루지]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링]에 이어 헐리우드에서 성공적인 리메이크 사례가 되었으니 두 작품은 어느정도 닮은 꼴의 영화이다.
이 영화가 헐리우드까지 어려움없이 진출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할때 늘 언급하게 되는 것이 바로 샘레이미의 영향력이다. [스파이더맨]으로 헐리우드가 인정하는 흥행감독으로 가공할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나 기실 그는 호러무비의 영원한 고전인 [이블데드]로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버렸던 조숙한 영화청년이 아니었던가.
그는 일본판 [주온]을 보고 완전히 매료되었으며, 이 영화를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는 것은 새로운 공포를 소개하는 기회라고 여겼던 것 같다. 의욕적으로 리메이크 작업에 착수하였으며 원작자인 시미즈 다카시를 모셔가 확실한 오리지널리티를 보장할 수 있는 여견을 만들어 주는 등(영화의 배경을 일본으로 설정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진정으로 지원하였던 것이다. 적어도 그는 [주온] - [그루지]가 주는 공포가 전세계적일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던 한 사람이었다. 예상은 적중하여 코드가 다른 공포에 대한 비판적이었던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흥행에서만큼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포스터가 주는 오싹한 느낌과 '내 생전 이렇게 무서운 호러는 처음이다'라는 다소 과장섞인 샘레이미의 코멘트까지 첨부하여 2004년 가장 무서운 영화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음악은 [헬레이저] 시리즈의 스코어로 이미 호러영화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크리스토퍼영이 담당했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벗어나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것은 음악에서도 매우 힘든 일이다. [링]의 경우만 하더라도 카와이켄지의 오리지널을 헐리우드 최고의 작곡가 한스짐머가 결코 넘어서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크리스토퍼영의 경우는 [그루지]의 오리지널스코어를 철저하게 '엠비언트(ambient)'적인 것으로 채워간다. 그의 이전작들이 주류든 비주류든 뚜렷한 테마를 제시하고 기본에 입각한 영화음악, 그것을 추구해 왔던 것에 비교해 본다면 사뭇 달라진 패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40분이 조금 넘는 [그루지]의 괴이한 스코어를 들어본 결과 필자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 [그루지]다운 최상의 선택은 아니더라도 오리지널을 넘어서지 못하는 리메이크 영화의 한계를 생각했을 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
그는 [그루지]의 공포를 그저 보여지는 공포에 의지하는 단말마적인 것이 아니라 환경에 의해서 생성되고, 그 공포의 근원역시 우리를 감싸고 있는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작곡가의 생각은 스코어의 표현양식을 그대로 지배하여 시종일관 불길한 소음과 사운드로 채워넣었다. 크리스토퍼영의 이런 선택이 비록 '음악적인 것'에서 거둘 수 있는 성과에서는 미비하게 작용할지 몰라도 적어도 [그루지]가 애초에 추구하고자 했던 공포의 코드와는 맞아 떨어지지 않을까. 가장 불길하고 비이성적인 음악이지만 그래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장르영화의 스코어 - [그루지]의 음악이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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