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Soundtrack (1997/1997)
작곡가: Various Artist
발매사: Rock Records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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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4] 01. Waterfall/Cucurrucucu Paloma - Caetano Veloso
[02:15] 02. Bar Sur I - Live Recording
[06:19] 03. Chunga's Revenge - Frank Zappa
[02:08] 04. Bar Sur II - Live Recording
[01:50] 05. Prologue(Tango Apasionado) - Astor Pantaleon Piazzolla
[03:47] 06. 3 Amigos(Take One NG)/3 Amigos 'Take Two' OK
[03:19] 07. 3 Amigos - Live Recording
[06:01] 08. Milonga for 3 - Astor Pantaleon Piazzolla
[03:37] 09. I Have Been In You - Frank Zappa
[03:38] 10. Finale(Tango Apasionado) - Astor Pantaleon Piazzolla
[03:28] 11. Wimg's Dialogue/Happy Together - Danny Chung
[00:15] 12. Goal
[00:00] 13. Happy Together Trailer(Cannes Version)
---------------------------------------------------------------------------------반도네온과 첼로 선율에 서로의 몸을 의지한 채 우아하게 플로어를 미끄러지는 탱고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사랑보다 이별과 슬픔에 관한 노래를 더 많이 담고 있다. 더구나 그 음악은 19세기 후반 유럽을 떠나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정착한 다수의 이방인들에 의해 탄성되었으며,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들른 선술집에서 남성끼리 즉흥적으로 짝을 이루어 추던 춤이 그 기원이었다.
왕가위 감독이 아르헨티나 탱고의 기원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그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홍콩을 떠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찾아온 보영과 아휘에게 이미 탱고의 정신은 깃들어 있었다.
[아비정전]를 통해 시간을, [중경삼림]을 통해 비주얼을 그리고 [동사서독]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왕가위 감독이 자신만의 영화 스타일을 차례로 구축해 갔다면, [해피 투게더]를 통해 완성해 놓은 또하나의 ‘왕가위 스타일’은 사운드에 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라는 이국의 공간을 채우는 소리. 물론 그가 작업했던 이전 영화부터 왕가위 감독은 음악을 ‘잘 쓰는’ 것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그것은 삽입된 음악에 국한된 것이었지 대사와 음향을 포함한 전체적인 사운드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이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앨범은 지금까지 그의 영화에 흘렀던 소리를 담아낸 일련의 그어떤 사운드트랙들보다 가장 풍부한 영화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앨범으로 꼽을만 하다. 그리고 그 앨범에서 가장 커다란 미덕을 찾는다면 바로 영화에서 ‘사운드의 풍경화’를 이루던 소리들을 고스란히 영화의 사운드트랙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아휘가 그토록 보영과 함께 가고 싶어했던 이구아수 폭포의 물소리와 뒤섞인 키에타노 벨로소의 ‘Cuccurucu Paloma', 아스토어 피아졸라의 우수어린 탱고 선율과 남미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아마추어 밴드의 살사 리듬 그리고 영화 사이사이에 나즈막히 들려오는 스페인어 축구 중계 방송. 어느 하나의 소리 때문이 아니라 모든 소리들이 뒤얽혀 [해피 투게더]의 사운드 트랙은 눈 앞의 풍경처럼 귀에 밟힌다.
영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것처럼 보이는) 것은 물론 탱고다.
사운드트랙 앨범의 부클릿을 통해 왕가위 감독 스스로 탱고는 ‘수평적 욕망의 수직적 표현’이라는 조지 버나드 쇼우의 말을 인용했었는데, 사실 그 뒤에는 ‘음악에 의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The vertical expression of horizontal desire legalized by music]. 결국 음악이 있었기에 탱고가 가능했다는 얘기다.
프롤로그와 피날레라는 부제가 각각 붙여진 아스토어 피아졸라의 'Tango Apasionado'는 아휘와 보형의 베드신과 주방에서 두 사람이 탱고를 추는 장면에, 그리고 대만 청년 장이 등장하는 순간에는 Milonga for 3'이 흐른다. 사람들이 서로 끌어당기고 밀쳐내는 관계맺기가 탱고의 애잔한 선율에 의지하고 있는 셈이다. 거기에 덧붙여 프랭크자바의 신경질적인 기타 소리는 두 사람의 사랑에 예리한 균열과 파열음을 낸다. 결국 끊임없이 반복되는 우울한 탱고의 리듬은 보영과 아휘의 악순환과도 같은 사랑을 닮았고, 사랑보다 몸으로 먼저 다가섰던 보영의 ‘일방적이고 수평적인 욕구’는 마침내 이별이라는 ‘수직적인 결말’을 낳는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프랭크 자바에 의지한 그 ‘수직적인 결말’은 아휘의 미소와 함께 시작되는 또하나의 출발점일 뿐이다. 마치 새 부대에 담겨진 새 술처럼 대니정의 목소리에 얹혀진 ‘Happy Together'는 함께 있어 행복하다기보다 헤어짐으로서 서로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음을 그 환호성에 싣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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