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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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스틱우드가 [토요일밤의 열기]로 발명해낸 새로운 물결 - 디스코가 전세계를 휩쓸고 주류음악으로 자리잡게 된 이 거대한 흐름은 이와 유사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유럽쪽에서 전자음악을 이용한 댄스음악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던 조르지오모로더와 그의 오른팔격인 해롤드휄터마이어에게 이 흐름이 직접적인 관계를 맺어주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최첨단의 주류음악을 하고있던 그들의 현실적인 상황과 결코 무관하지는 않았다.
유로댄스의 선두주자이자 작곡가, 프로듀서로 이름을 날리던 조르지오모로더를 보좌하며 도나섬머를 비롯한 댄스가수들의 음악을 공동 작업하던 해롤드휄터마이어는 드디어 1978년 알란파커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의 사운드트랙이 조르지오모로더의 손에 들어가면서(크레딧에서 그의 이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확실한 이 분야의 실력자로 부상하게 된다.
전문 영화음악가는 아니지만 이들의 작업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팝적인 감각이 뛰어난 멜로디와 곡의 구성력에 힘입어 상업적인 면에서 만큼은 늘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지는 기획력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상업성이 강조된 탓에 이들의 음악성은 종종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면치 못했으나 팝과 고전적인 장르로 인식되던 영화음악을 적절하게 안배시켰다는 공로는 치하받아 마땅한 부분이 있다.
리차드기어가 주연했던 [아메리칸 지골로]의 사운드트랙에서도 뛰어난 상업적 센스와 더불어 데보라해리가 부른 주제곡 'Call Me'를 바탕으로 변주가 중심이 된 훌륭한 스코어를 만들어 냈는데 아시다시피 이 사운드트랙 음반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또한 제리브룩하이머와 돈심슨의 제작영화에는 어김없이 해롤드휄터마이어의 이름을 볼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아메리칸 지골로]는 물론이고, 현재 헐리우드를 뒤흔드는 파워의 소유자로 부상한 톰크루즈의 출세작 [탑건]에서는 몇곡의 주제가를 작곡하고 영화의 전체적인 스코어를 담당하여 절정에 달한 감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시기에 제작된 또 한편의 영화로 [시프하트]가 있는데 이 영화의 스코어와 [탑건]의 그것은 닮은 부분이 발견되기도 한다.
해롤드휄터마이어는 주제곡과 스코어가 동시에 존재하는 흥행이 보장된 - 안전한 사운드트랙을 연이어 기획하게 되는데 3편까지 제작된 인기 시리즈물인 [베버리힐즈캅]의 사운드트랙은 그 정점에 달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1, 2편이 특히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데 1편에서 글렌프레이가 부르는 'The Heat Is On'이 강렬한 서막을 장식하고 해롤드휄터마이어 그 자신의 연주곡 'Axel F'로 마무리된다.
특히 연주곡 'Axel F'는 보컬의 부재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멜로디라인에 힘입어 빌보드챠트 상위에 랭크되는 기록을 남겼다. (최근 이곡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수 싸이의 '챔피언'이라는 곡으로 편곡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그외에도 이 사운드트랙에는 당시 한가닥하는 뮤지션들이 총망라되어 조르지오모로더/해롤드휄터마이어 사단의 폭발적인 흥행감각을 과시했고 이 열기는 곧 이어 제작된 2편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어 한 사운드트랙 앨범에서 보통 No. 1곡이 두곡정도는 우습게 나올정도로 대중적인 지지를 받았다.
2편의 사운드트랙에서도 밥시거의 'Shakedown'을 프로듀스하여 차트 1위에 올려놓아 최고조에 오른 그의 감각을 입증한 것은 좋은 예이다. 자꾸 음악성보다 흥행성을 이야기해서 좀 그렇지만 이 앨범은 앨범차트 1위는 물론이고 수록곡 상당수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해롤드휄터마이어의 이력을 이야기할때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작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극적인 팝음악에 가린 그의 음악성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기란 쉽지 않은데 이런 면에서 [러닝맨]은 100% 해롤드휄터마이어의 오리지널스코어로 구성되어 있어 그의 음악이 궁금한 이들에게 좋은 자료가 된다. 이 사운드트랙은 샘플링된 리듬패턴을 주로 사용하며 그위에 가벼운 멜로디라인을 살짝 얹어놓은 듯한 쉬운 구성을 띄고 있지만 메인타이틀에서 제시된는 테마부의 구조는 대단히 뛰어나다.
사운드트랙 중반부에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에서 효과적으로 인용된 바 있었던 '발퀴레의 비행'을 전자음으로 편곡하여 들려주는 기지를 발휘하여 이채로움을 주고 있기도 한 이 앨범은 해롤드휄터마이어가 보여주는 작업패턴의 특성상 오리지널스코어를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현재는 활동이 뜸해 소식조차 접하기 힘든 작곡가로 잊혀져 가고 있지만 80, 90년대 영화음악에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했던 해롤드휄터마이어의 이름은 늘 새로운 자극을 줄 것이다.

- Writer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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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영화음악가/국외 l 2008/07/2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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