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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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Music From The Motion Picture (2002/2002)
작곡가: Philip Glass
발매사: Nonesuch
글쓴이: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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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3] 01. The Poet Acts  
[05:33] 02. Morning Passages  
[03:12] 03. Something She Has To Do  
[02:03] 04. 'For Your Own Benefit'  
[01:48] 05. Vanessa And The Changelings  
[04:04] 06. 'I'm Going To Make A Cake'  
[04:11] 07. An Unwelcome Friend  
[04:24] 08. Dead Things  
[03:57] 09. The Kiss  
[03:56] 10. 'Why Does Someone Have To Die?'  
[05:03] 11. Tearing Herself Away  
[03:51] 12. Escape!  
[04:01] 13. Choosing Life   
[07:55] 14. The Hours 
---------------------------------------------------------------------------------'2002년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 공동수상' '2002 LA, 보스톤, 라스베가스 비평가협회 여우주연, 조연상 수상' '전미 비평가협회 올해 최고의 영화' '뉴욕타임즈, LA 타임즈 등 전미 주요 메스컴 올해의 영화 Top 10 선정' 그리고 '2003 아카데미 9개 부문 노미네이트'...
빛나는 화제의 영화 [디 아워스]는 개봉전부터 매부리코를 단 니콜키드먼의 변신, 그리고 메릴스트립, 줄리안무어로 이어지는 세 배우의 열연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감독은 [빌리 엘리어트]로 극찬을 받았던 스티븐달드리. 인정을 받는 배우와 감독이 만나서 그런지 실망스럽다는 지적은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다. 물론 연출보다 연기가 뛰어나다는 지적이 상당히 우세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개봉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영화자체보다도 음악을 맡은 필립글래스 때문이다. 비록 그가 미니멀리즘 음악의 대가로 현대 클래식 작곡가로 알려진게 사실이지만 영화음악에 조금만 관심있는 이라면 그의 이름이 결코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음악을 언급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가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이는 결코 필립글래스나 마이클니먼 같은 이들에게만 해당되는것이 아니다. 히사이시조, 하워드쇼어 등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영화음악가들의 작품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요소이다.
과연 미니멀리즘 음악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애용되고 있는 것일까?
미니멀리즘 음악은 1960년대 들어 새롭게 등장한 현대음악의 한 조류로 1900년대 이후 현대음악에서 시도되었던 온갖 실험적이고 복잡한 구성을 벗어 던지고 음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토널(Tonal) 즉 음조로 돌아가자는 사조이다. 그러기위해 가장 핵심이 되는 선율과 리듬을 선택하여 음의 높낮이와 길이를 조절하면서 이를 끊임없이 반복, 변형한다.
토널로 돌아가자는 미니멀리즘은 이론적으로는 작곡가의 몰개성을 추구하였지만 점차 인기를 얻고 대중화되면서 토널의 활용방법면에서 저마다의 독자적인 방법이 생겨나게 되었고 결국 작곡가마다의 독특한 개성이 생겨나게 되었다. 특히 필립글래스의 경우에는 동시대의 음악에 대해 누구보다도 열린 마음을 갖고 있던 터라 글램록의 대부 데이빗보위, 도어즈의 키보디스트였던 레이만자렉, 팝가수 린다론스타드와 교류를 갖고 있었으며 인도와 티벳등의 아시아음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영화 [Koyaanisqatsi]를 통해 필립글래스는 기존의 현대음악 작곡가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영화음악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고 영화에 미니멀리즘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이는 오늘날 영화음악의 중요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얼마전 소니레이블에서 그가 영화음악을 담당했던 캇시 시리즈의 완결편인 [Naqoyqatsi]의 사운드트랙이 발표되었지만 지금까지 필립글래스의 대부분의 영화음악 작품들은 워너클래식의 논서치 레이블을 통해 소개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가 담당한 그 어느 영화와도 비교해 볼 때 단연 [디 아워스]는 한마디로 튀는 작품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필립글래스가 참여한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나 대중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작품들은 '캇시'시리즈를 비롯하여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소규모의 영화가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쿤둔]의 영화음악에 참여했을 때도 그를 아는 많은 이들이 놀라워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잘나가는 헐리우드 여배우들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작품이라니 더욱 놀랄만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 가정을 해보자. 하워드쇼어나 존윌리엄스, 한스짐머와 같은 이들이 음악을 맡았다. 누구의 작품이 최고이기전에 작곡가의 다양한 성향으로 다양한 색깔의 음악이 나왔음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포커스를 미니멀리즘의 대가 필립글래스로 맞추면 솔직히 짐작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디 아워스]를 봤던 이들에게 음악이 강렬하게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미니멀리즘 형식의 작품 중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어필했던 것은 마이클니먼이 영화 [피아노]나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에서 선보였던 테마로 엔리오모리코네의 서정적인 멜로디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필립글래스는 [디 아워스]에서 마이클니먼과 같은 강인한 주제가를 담지 않았다. 그 대신에 선택한 방식은 그가 즐겨 사용하는 음악을 통한 영화의 전개이다.
대부분의 헐리우드 영화음악가들이 영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음악을 만든다면 필립글래스는 영상과 함께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자신의 음악에 스토리텔러로서의 기능을 부여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데 [쿤둔]에서는 티벳의 전통악기를, [Naqoyqatsi]에서는 요요마의 첼로를 선택하여 반복과 변형속에서 목소리를 담아냈다. 이런 경향은 [디 아워스]에서도 계속되는데 피아노가 보이스의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특이한 점은 그동안 필립글래스의 대부분의 작품을 연주했던 필립글래스 앙상블 대신에 두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현악 사중주단인 리릭쿼텟이 연주를 맡았다는 점이다. 물론 마이클니스만이 피아노로 보이스를 맡고 있으며 더블베이스에 크리스로렌스가 추가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필립글래스의 웅장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사운드는 [디 아워스]에서 상당부분 절제되고 있는데 이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구성수의 변화이다. 그리고 10명이 훨씬 넘는 앙상블에서 쿼텟으로의 축소는 필립글래스가 담당했던 기존의 영화들과는 달리 [디 아워스]가 일반적인 영화의 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의 나열로 이루어진 [Naqoyqatsi]에서의 음악과 똑같은 작품을 [디 아워스]에서 기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필립글래스의 기존의 어느 작품보다도 가장 멜로딕한 음악을 찾아볼 수 있는 것도 바로 본작이다. 오프닝을 여는 'Poet Acts'에서 엔딩의 'The Hours'까지 피아노 연주에 초점을 맞추면 각각의 곡명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얼추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피아노]처럼 영상을 지배할 만큼 강력하게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니다.
세 여자가 각기 다른 지역, 각기 다른 시대를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헤맨다는 반복되면서도 변형되는 이야기는 바로 전형적인 미니멀리즘의 형식을 답습하고 있다.
이 세가지 이야기가 단단한 고리로 연결되지 않은 것만큼 필립글래스의 음악 역시 각각의 음악들마다 느슨하게 영화의 이미지들과 함께 영화를 구성하고 있다. [디 아워스]에서 그의 서정성을 확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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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08/0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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