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Musique Originale De (2002/2002)
작곡가: Bruno Coulais
발매사: Etc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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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9] 01. L'Enfant Qui Voulait Etre Un Ours
[02:41] 02. Le Choix
[02:37] 03. Vers La Ville
[02:53] 04. Le Trou
[02:43] 05. Le Pere
[02:58] 06. Les Apparitions
[02:20] 07. Les Loups
[02:32] 08. L'Habit
[02:39] 09. Transformation
[01:54] 10. La Mort De L'ours
[01:24] 11. Le Retour Du Pere
[02:41] 12. Les Poissons
[01:16] 13. L'Attaque Des Loups
[01:20] 14. Les Monts Roses
[02:35] 15. La Fuite
[01:16] 16. La Peche
[02:29] 17. L'Enfant Qui Voulait Etre Un Ours
[02:53] 18. Le Trou Dans La Neige
[02:41] 19. Le Cho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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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흔적보다 자연의 자취가 더욱 커다란 자리를 차지하는 그린랜드. 그 흰색의 설원을 도화지 삼아 색색의 물감을 살짝 부어놓은 듯한 [곰이 되고 싶어요]는 투박함과 투명함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미끈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나 아기자기한 제패니메이션에 비한다면야 분명 허술하게 보이는 선이나 그림일테지만, 붓가는 대로 퍼져나간 색의 풍부한 질감과 여백은 인공의 힘에 기댄 이 애니메이션이 지향하는 바가 여전히 자연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음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이제 프랑스의 중견 영화음악가 반열에 들어선 브뤼노 꿀레가 들려주는 스코어는 인공의 악기와 함께 자연적인 소리를 화면 가득히 끌어 모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브뤼노 꿀레다운 이국적인 악기 구성과 음감이다.
이 영화의 감독인 야니크 하스트룹이 우리에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덴마크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것처럼, 브뤼노 꿀레 역시 국내에 그리 많이 알려진 작곡가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영화음악을 맡은 디스코그래피를 들여다보면, 의외로 우리에게 낯익은 작품들이 꽤 있음을 알 수 있다. 추리소설 작가 끌레의 좌충우돌 살인극을 담은 묘한 블랙 코미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부터 장 르노의 스릴러물 [크림슨 리버], 오랜만에 스크린에 선보인 소피 마르소의 이색적인 호러물 [벨파고] 그리고 프랑스식 미스테리 액션 시대극 [비독]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흥행용 프랑스 영화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작곡가로서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브뤼노 꿀레의 영화음악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됐던 영화는 바로 [마이크로 코스모스]라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통해서였다. 인간이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곤충들의 경이로운 소우주. 그 미지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거대하게 확장된 화면과 소리는 꽤나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전위예술처럼 느껴지는 독특한 음악과 함께. 흥행용 액션 영화와 다큐멘터리라는 상당히 이질적인 두 개의 영화장르에서 그의 디스코그래피는 유독 두드러지지만, 신비하고도 이국적인 음감으로 스코어링 된 일련의 음악은 자연과 관련된 영화에서 늘 한결같은 빛깔을 발한다. 비교적 최근 국내에 개봉되었던 [위대한 비상]이나 히말라야 토메의 지도자를 다룬 [히말라야 지도자의 어린 시절]의 스코어는 [곰이 되고 싶어요]와 함께 그의 작품세계에서 한 축을 이루는 '자연과 가까운' 음악들.
[곰이 되고 싶어요]를 위해 브뤼노 꿀레가 스코어 안으로 끌어들인 소리의 질감은 돌맹이 그리고 나뭇가지를 서로 두드리면서 내는 독특한 리듬이다. 거기에 팀파니나 가죽북과 같은 타악기와 피치카토로 연주하는 현악기의 울림이 덧붙여져 북국의 신비를 간직한 화면 위에 오묘한 빛깔의 오로라처럼 흩뿌려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것은 인간이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자연의 거친 위력을 타악에 담으려는 듯 상당히 강렬하고 역동적인 리듬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세 명의 다른 국적(프랑스, 노르웨이 그리고 핀란드)을 가진 가수들의 개성 강한 목소리는 동화적인 감성으로 다듬어진 애니메이션에 전설 혹은 신화와 같은 느낌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에스키모인의 민요를 닮은 보컬곡들은 모두 꿀레가 만들어낸 창작곡들인데, 실질적인 주제가라고 할 수 있는 'L'Enfant Qui Voulait Etre Un Ours'와 두 곡의 삽입곡('Le Choix' 'Le Trou Dans La Neige')을 제외하고 나머지 곡에서 흐르는 노랫말은 사실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않는 인성(人聲)에 가깝다. 의미가 부여되지 않았기에 그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운 이 인성은 이국의 느낌보다 차라리 가공되지 않은 원초적인 자연의 세계를 더 닮아있다. 인간과 자연의 경계 사이에서 고란 브레고빅이 들려주었던 몽환적인 색채의 스코어가 때때로 원시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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