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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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져 있다는 것과 유명한 것은 엄연한 차이를 지닌다.
뻔한 얘기같겠지만 많은 예술가들이나 작가들이 알려져 있다고해서 유명한 것은 아니며, 유명세를 톡톡히 치루는 알려진 작가일지라도 의외로 대중들에게는 설득력있게 다가서지 못한 예도 수없이 있는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세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드러나지 않는 신중함을 무기로 작업을 해왔다.
그렇다면 영화음악계에서 마크아이샴의 존재는 어떠할까.
과연 영화음악계에서 그의 존재는 존윌리엄스나 제리골드스미스와 같을까. 아니면 꾸준히 고만고만 작업을 발표하는 부지런한 작곡가쯤에 속할까.
사실 위의 질문자체가 말도 안되는 넌센스이지만 - 대답은 두가지 모두 '아니오'일 것이다.
마크아이샴은 영화음악 이전에 재즈에 심취한 뮤지션이며, 트럼펫연주자이기도 하다.
녹녹한 재즈의 향을 무기로 발표한 자신의 솔로앨범 한장으로 영화음악계가 아닌 다른 장르에서 이미 그래미상을 거머쥔 중견 뮤지션이며, 수많은 대중가수들의 음반을 직, 간접적으로 서포터해준 능력있는 사람인 것이다. (그의 경력에는 브루스스프링스틴, 반모리슨, 수잔베가 등 일급뮤지션들이 수시로 거론된다)
이런 특이한 경력은 그의 음악세계를 쉽게 가늠짓지 못하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퀴즈쇼] [천재소년 테이트]와 같은 음반에서 감지되는 재즈성향의 음악코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웅장함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넬]등을 보라. (이 두 작품은 아카데미 작곡상 후보에 올랐다)
정식으로 영화음악을 수업한 작곡가들과 비교해 보아도 조금도 차별되지 않는 그만의 유연한 멜로디와 해석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탁월한 분석력과 작가정신을 바탕으로 그가 쌓아온 명성은 이제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데 영화음악 작품수가 어느덧 50여편에 달한다는 사실만 보더라도(이것저것 다 합치면 아마도 더 될듯) 그의 왕성한 창작정신을 알 수 있다.
이것만이 아니라 마크아이샴은 재즈라는 자신의 장기, 혹은 그동안 자신이 담당해 왔던 영화음악들에 스스로 한계를 부여하지 않는 개척정신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의 디스코그래피들 중 상당수가 인간심리를 반영하는 - 혹은 도시의 차가움보다는 자연의 친밀함이 더 어울리는 어떠한 세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한 경향에 스스로 깨기를 원했던 것이 아마도 90년대 중반 이후부터가 아닐까 생각된다. 헐리우드에 그 이전보다도 훨씬 더 큰 대규모의 자본이 유입되고 그와 함께 영화산업의 규모도 발맞추어 가는 추세에 이르렀고, 영화 자체의 스케일이 비대해짐에 따라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소양이 작곡가들에게도 요구되었다. 서서히 마크아이샴의 음악세계도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
액션물 [Rules Of Engagement]과 하이테크 시대의 뱀파이어들이 날뛰는 새로운 SF 호러물 [블레이드]에서 마크아이샴의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그의 따뜻한 음악을 사랑해 온 팬들에게는 낯선 경험이 될 수도 있었으나 다행히도 그의 변신은 상당부분 인정받았고 호평을 얻어냈다.

- Writer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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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영화음악가/국외 l 2008/07/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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