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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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2003/2003)
작곡가: Hans Zimmer
발매사: Varese Sarabande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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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 01. The Good Life - Bobby Darin
[00:12] 02. Flim Flam
[02:51] 03. Ichi-Ni-San
[02:09] 04. Matchstick Men
[06:42] 05. Weired Is Good
[02:15] 06. Lonely Bull - Herb Alpert & The Tijuana Brass
[02:48] 07. Ticks & Twitches
[01:06] 08. I Have a Daughter
[02:37] 09. Swedish Rhapsody - Mantovani & His Orchestra
[01:24] 10. Keep The Change
[02:44] 11. Nosy Parker
[03:00] 12. Leaning On A Lamp Post - George Formby
[00:54] 13. Pool Lights
[02:07] 14. Pygmies!
[03:05] 15. Charmaine
[02:04] 16. Roy's Rules
[02:26] 17. Carpeteria
[02:55] 18. Shame On You
[01:55] 19. Tuna Fish And Cigarettes
[04:39] 20. No More Pills
[02:05] 21. Tijuana Taxi - Herb Alpert & The Tijuana Brass 
[03:07] 22. The Banker's Wal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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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미열을 자아내는 아침 공기가 보비 다린의 쿨한 음성에 실려 버티컬 사이로 스며든다. 'The Good Life'. 어제보다 좀 더 달콤한 인생을 누리기 위해 남을 등치고 살아가는 어느 사기꾼의 아침을 여는 산뜻한 노래. 카페트에 떨어진 먼지 하나를 줍는 것으로 완성되는 이 남자의 하루는 어쩌면 내 눈엔 그저 평범한 출근길 풍경처럼 보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동요를 짚어내듯 불안한 리듬의 선율이 바로 그 뒤를 잇지 않았더라면.
결코 한 번만에 문을 열지 못하고, 마룻 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가 구토를 일으키며, 참치와 담배만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는 결벽증 환자, 로이. 누구라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대담한 사기꾼이건만, 쏟아지는 햇빛에 처참히 무너지고야 마는 그의 약한 모습을 한스 짐머의 스코어는 슬며시 꼬집어낸다. 마림바와 휘파람 그리고 아코디언과 같은 이색적인 소리들이 어울려내는 짖궂은 선율로.
[매치스틱 맨]을 통해, 이제 다섯 번째로 한스 짐머와 호흡을 맞추는 리들리스콧 감독은 영화에 필요한 음악의 아웃 라인을 잡기 위해 그를 불러들였던 초기 제작 단계부터 그의 입김을 불어 넣었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난 감독은 "스코어에서 아코디언이 빠진다면, 영화는 완성되지 못할 것"이라는 이례적인 주문을 그에게 미리 건냈던 것.
감독의 주문을 받은(한스 짐머가 위대한 영화음악가로서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이러한 '주문'에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들을 척척 내놓는다는 점이다) 짐머는 곧바로 스코어 작업에 착수했고, 5-60년대의 영화에서나 흘러나옴직한 라운지와 빅밴드 스타일의 로맨틱한 선율을 닮은 음악들이 차례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 영화의 스코어가 지니는 빛깔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라면, 그 독특한 음악의 질감이 상당부분 이탈리아의 영화음악가, 니노로타의 선율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바로 니노 로타가 [달콤한 인생]에서 들려주었던 테마곡은 이 영화의 스코어 사이사이에 살짝 스며들어 있으며, 또한 그의 또다른 역작 [대부]를 떠올리게하는 왈츠풍의 스코어 역시 로이와 프랭크가 준비하는 은밀한 거사에 그 가쁜 호흡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국적이고 향수어린 스코어들은 로이가 '약발'이 떨어졌을 때 몸을 혹사시키며 집안을 청소하는 동안 흐르는 만토바니 오케스트라의 'Swedish Rhapsody'나 60년대 허브 알퍼트와 티유아나 브라스 밴드가 연주했던 귀여운 삽입곡들과도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잘 어울리는데다가, 와이퍼 샷이라는 고전적인 편집 기술과도 크게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한 퍽 유머러스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리들리 스콧이 이 영화에서 애초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음악은 물론 한스 짐머의 솜씨다) 영화음악의 교묘한 역할이 숨겨져 있다. 그 향수어린 스코어들은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을 그대로 반영하는 소품도 아니요, 유머가 담겨있지만 결국에는 남을 등치고 살아가는 사기꾼의 이야기라는 점을 잠시동안 깜빡 잊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뒷통수를 맞아 그 얼얼한 상처를 추스리기도 전에 로이의 아내가 짓는 황당한 얼굴을 보면서 이미 나도 '당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또 한번의 반전이라면 반전. 조금은 사족처럼 느껴지는 그 유머러스한 결말을 보면서 영화 속에서 영화음악의 진면모를 이끌어내는 것은 결코 영화음악가 한 사람의 몫 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그 뒤에 한스 짐머의 영악(?)하고도 달콤한 스코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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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08/0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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