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2003/2003)
작곡가: Don Davis
발매사: Warner Sunset/Maverick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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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0] 01. Main Title - Don Davis
[01:56] 02. Trinity Dream - Don Davis
[01:04] 03. Teahouse - Juno Reactor Featuring Gocoo
[03:23] 04. Chateau - Rob Dougan
[10:08] 05. Overdrive - Juno Reactor, Don Davis Mona Lisa
[05:52] 06. Burly Brawl - Juno Reactor vs. Don Davis
[17:35] 07. Matrix Reloade Suite - Don Da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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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취향이라는게 그리 대단한게 아니어서 새로운 것에 대한 발빠른 대응도 없거니와 주류를 이끌어가는 코드에도 그리 민감치 못한 게으른 구석 투성이지만 와쇼스키 형제가 설파하고 있는 [매트릭스]의 녹색코드를 비켜가기란 정말 쉽지 않았다.
사실 영화도 영화이지만 영화속 주인공이 '새로움'을 의미하는 '네오'이듯이, 시간을 정지시키고 공간을 통째로 이동해버리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액션 - 불릿타임을 비롯 모든것이 새로운 것으로 포장되어 발표된 영화답게 사운드트랙과 DVD로 충분히 학습(거의 습관적인 복습수준에 가까운)이 된 작품이다보니 이 현상을 제때 본다는 것은 거의 유혹 내지는 의무에 가까운 것이었다.
[매트릭스]에 대한 수많은 논의,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코드는 워낙 각양각색이어서 이미 뭐가 진실이고 과장인지조차도 가늠하기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한번 들여다보자.
영화속의 [매트릭스]만큼 복잡한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이고 영화가 그것을 은유한 것이라 할지라도 워쇼스키 형제가 기본적으로 제시하는 코드는 비교적 간단하다. 시온의 상징인 자연색과 가상의 세계 [매트릭스]가 상징하는 녹색의 코드, 0과 1로 간단하게 나누어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세계(영화속 인물들은 그 현란한 액션을 보여주면서도 막상 그들의 싸움터는 아날로그적인 양식미로 가득차 있음을 상기시켜보자), 디지털세계의 바이러스처럼 복제와 복제를 거듭해야 생존이 가능한 운명이 스미스요원의 그것이라면 단 하나(The One)의 유일존재만을 인정하는 구원자의 세계등 이 영화는 다양한 이분법으로 가득하다.
2편격인 [매트릭스: 리로디드]에서는 이것이 더욱 구체적이면서도 명쾌하게 제시된다.
1편에서 파란색과 빨간색의 알약으로 매트릭스로의 입장을 권유하던 모피어스의 그것은 이 문제의 후속작에서는 매트릭스의 창조자라고 폼잡고 나오는 웬 할배의 느닷없는 현학적 한마디로 인해 완전히, 말그대로 노골적인 '선택'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 영화의 텍스트를 파악하는데는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창조자에 의해 선택의 문제가 제기되는 순간 판단을 뒤로 미루어야 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 영화를 단순히 무한액션과 듬성듬성 배치된 뭔가 있는 메시지의 조합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절망의 나락으로 향하는 디지털 세상을 구원해줄 수 있는 미덕도 역시 '사랑'임을(1편에서도 고생의 길로 안내할 것임을 뻔히 알면서 택한 알약처럼 2편에서도 네오는 창조자가 하지말라던 '사랑'을 기어이 선택하지 않았던가) 증명해 줄 것인가 - 그래서 이 영화는 그것을 일시에 정리해줄 수 있는 '혁명'이 필요하다.
부제가 '혁명'으로 붙은 시리즈의 3편이 기다려지는 것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매트릭스: 리로디드]의 사운드트랙은 그래서 매우 흥미롭다. 팝넘버로 가득 채워진 1번 디스크의 파괴력있는 사운드가 감상자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판단없는 음악의 세계로 안내한다면 전편에 이어 돈데이비스가 작곡한 2번 디스크의 스코어들은 2편의 가치를 결산하는 결정타나 마찬가지이다.
1편에서 시공을 초월한 절대자로 거듭나 일당백도 거뜬하게 커버해내는 네오의 영웅적인 활약상을 강조하는 목적이든, 전편에 이어 보다 구체적이고 명쾌해진 매트릭스의 디지털월드를 강조하는 목적이든간에 돈데이비스가 선택한 것도 결국은 하나다.
기존의 사운드를 답습하는 것만으로 성에 차지않은 이 야심만만한 작곡가는 일본이 자랑하는 테크노뮤직의 선두주자 쥬노리액터를 초빙하여 강력한 사운드로 도배했다. 오케스트라로 구성한 돈데이비스의 사운드에 대칭형으로 배치된 쥬노리액터의 전자음향은 그 구조의 선명함은 물론이고 '과연?'이라는 물음에 '과연!'으로 화답할 수 있는 휼륭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이 사운드트랙의 백미는 'Burly Brawl'라는 트랙인데 이곡은 영화속에서 스미스요원과 일당백으로 싸우는 네오의 결투씬 - 결투전에 비둘기가 날아가고 복장만 양복으로 바뀌었지 거의 쿵푸나 다름없는 인상적인 결투씬 말이다 - 에 나오는 것으로 오케스트레이션된 웅장한 사운드와 전자음향이 대결하는 흥미로운 구조를 보여준다. (심지어 이 곡의 작곡가가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를 보라!)
음악이든, 영화든간에 지금까지 이렇게 구조를 선명히 드러내놓고도 성공한 예는 극히 드물었다. [매트릭스]의 성공이, 그 결말인 3편이 기대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때문인데 그 배후에는 이렇듯 돈데이비스의 훌륭한 스코어가 늘 뒷받침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어 그의 스코어가 수록된 2번째 디스크만을 소개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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