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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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Music From The Motion Picture (1991/1991)
작곡가: Ira Newborn
발매사: Varese Sarabande
글쓴이: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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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6] 01. Beirut Vacation *
[01:03] 02. Drebin - Hero!
[02:01] 03. Main Title *
[05:28] 04. Meat Miss Spencer *
[00:47] 05. There's Been a Bombing
[02:44] 06. The Exciting Chase *
[02:44] 07. Bad Boys and Meinheimers
[01:01] 08. Miss Spencer *
[00:44] 09. Hey, Look at These
[01:06] 10. On The Ledge *
[02:33] 11. Thinking Of... Him!
[00:56] 12. The Date
[04:14] 13. Roof, Roof!!
[03:10] 14. I Must Kill Frank *
[01:47] 15. I Want a World 
[04:32] 16. End Credits
---------------------------------------------------------------------------------짐 에이브러험스, 제리 주커와 함께 ZAZ사단을 이끌었던 데이빗 주커는 주옥같은 코미디 [에어플레인]에서 웨이언스 형제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무서운 영화]에 이르기까지 오직 코미디의, 코미디에 의한 그리고 코미디를 위한 영화만을 선보여왔다.
그 중 ZAZ사단 최고의 전성기에 내놓은 [총알탄 사나이]는 80년대와 90년대를 잇는 코미디 영화의 계보에서 가히 그들의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만하다. 백발의 노신사 래슬리 닐슨의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도 일품이지만, 영화 전체에 골고루 녹아있는 포복절도할 패러디는 이후 그들의 뒤를 잇는 패러디 영화의 전형을 보여주었으니까.
그 뿐만이 아니다. 일찍이 [에어플레인!]에서 위대한 영화음악가 엘머 번스타인의 스코어를 황당무계한 코미디의 세계로 빨아들인 데이빗 주커는 [총알탄 사나이]를 통해 패러디 영화에서 더욱 윤기를 발하는 스코어의 음악적 쾌감을 여지없이 드러내 놓는다.
'오리지널리티의 결여(lacks in originality)'라는 그들의 절대적인 전략과 정반대에 놓여있는, 아이라 뉴본의 전통적인 언더스코어링으로. 때문에 바레즈 사라방드(Varese Sarabande)라는 미국 영화음악의 대표 레이블과 변변한 디스코그래피를 찾아보기 어려운 아이라 뉴본의 이름을 이 한 장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서 동시에 발견하는 것은 의외라기보다 오히려 뉴본의 음악적 재능을 눈여겨 본 자연스러운 결과처럼 느껴진다.

미국 역사 상 음악과 자유로운 표현이 가장 왕성했던 50~60년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아이라 뉴본은 영화음악 분야에서 활동하기 이전 수많은 알앤비와 재즈 그리고 로큰롤 그룹을 전전했고, 레니 프랭크와 짐 홀과 같은 재즈 기타리스트 뿐만 아니라 미로슬라프 예식이나 알베르토 발데스 블라인과 같은 클래식 기타리스트로부터 기타를 배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재즈와 클래식이 곧 아이라 뉴본의 음악적 재능에 두 개의 커다란 줄기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뉴본의 스코어에서 하나의 아르키타입을 이루는(것으로 오해받는) '빅밴드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74년 맨해튼 트랜스퍼가 출연했던 TV시리즈의 음악감독으로 그들과 인연을 맺은 뉴본은 맨해튼 트랜스퍼의 세 장의 앨범을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빅밴드 스타일의 음악들을 선보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데, 당시 멤버들이 그에게 요구했던 음악의 색깔이 바로 '빅밴드 재즈'였던 것.
앨범에 필요한 곡을 작곡하기 위해 뉴본은 본격적으로 핸리 맨시니의 저서 [Sound and Score]나 윌리엄 로소의 빅밴드 음악 작곡법 등 무수한 관련서적을 참고했고, 자신의 음악적 기반 위에서 꽃피워낸 새로운 선율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된다. 이후 존 랜디스의 [블루스 브라더스]의 음악감독이자 음악 수퍼바이저로 영화에 참여하면서 그의 음악은 번들거리는 금빛을 스코어로 내뿜기 시작했다.
이 당시 그가 내놓았던 가장 인상적인 테마곡 중 하나는 82년 ABC방송국에서 방영된 [총알탄 사나이!]. 바로 영화 [총알탄 사나이]의 모태가 된 TV시리즈물이다.

60년대 형사물을 연상케하는 이 드라마(그리고 영화)의 'Main Title'은 헨리 맨시니가 58년에 선보인 [피터 건]의 테마로부터 영향을 받은 흔적이 역력하다. 켭켭이 포개놓은 금관악기가 축포처럼 쏟아내는 흥겨운 리듬과 그 뒤를 유유히 가로지르는 로맨틱한 색소폰 선율은 코미디 영화의 가벼움과 형사 버디무비의 스릴이 한데 뒤섞여진 듯한 인상을 준다.
게다가 그 멜로디는 패러디 영화의 음악답게(!) 기존의 장르영화가 다져놓은 음악적 백그라운드에 슬며시 한 발을 디딘 채 제아무리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도 결코 동요하지 않는 닐슨 할아버지의 표정처럼 잔뜩 점잔을 뺀다. 그러고보면 [총알탄 사나이] 이전에 내놓은 [드라그넷]의 스코어에서도 아이라 뉴본은 필름 누아르의 대명사 [킬러스]의 모티브를 살짝 빌려오지 않았던가. 영화적으로는 오리지널리티를 비틀고 지양하지만, 영화음악적으로는 오리지널리티를 수용하고 지향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대조는 가장 고전적인 언더스코어링이 패러디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현실성없는) 해괴망측한 사건들이 제법 그럴싸하게 보이게끔하는 톡톡한 구실을 해낸다. 그런 점에서 [사랑과 영혼]의 도자기 굽는 장면을 패러디할 때 흐르던 'Unchained Melody'와 같은 유명한 영화 삽입곡들은 영화와 음악이 오리지널리티의 측면에서 커다란 대조를 이룰 때 어떤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쉬운 예가 될 것이다.

비록 이 사운드트랙 앨범은 [총알탄 사나이 2]의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1편에 수록되어 있던 아이라 뉴본의 스코어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
이란과 리비아 지도자들의 비밀회담 장면을 그려내는 'Beirut Vacation'은 오보에와 비슷한 음색을 지닌 미즈마르나 손가락 심벌즈인 크로테일 등으로 이국적인 아랍풍의 스코어를 들려주고 있으며, 용감한 형사 마크 드레빈의 등장을 알리는 'Drebin-Hero'은 과거 로버트 폴크가 [폴리스 아카데미]에서 선보였던 테마와 유사한 컨셉의 행진곡풍으로 빅밴드 재즈와는 또다른 금관악기의 매력이 돋보인다.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언더스코어링으로 시작되다가 로맨틱한 선율로 급선회하는 'Meat Miss Spencer'는 사건을 추격하다가 제인에게 매혹당한 드레빈의 약한(?) 모습을, 'The Exciting Chase'는 현악기의 가파른 리듬으로 전형적인 추격 시퀀스를 각각 묘사해내는 고전적인 스코어들. 전체적으로 이국적인 음감부터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언더스코어링에 이르는 다양한 선율들이 등장하지만, 역시 그 주조를 이루는 톤은 금관악기가 강조된 매혹적인 빅밴드 재즈 스타일이다. 그러나 '총알탄' 시리즈에서 그의 음악세계가 단순히 빅밴드 재즈 스타일에만 국한된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아이라 뉴본이 만들어낸 음악은 다름아닌 영화의 스코어이고, 단지 그 자양분을 빅밴드에서 공급받았으며 또 우리에게 노출된 그의 디스코그래피는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족>
아래 사운드트랙 목록 중에서 '*'로 표시된 트랙들은 [총알탄 사나이The Naked Gun: From The Files Of Police Squad!(88)]에 수록되어 있던 스코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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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08/0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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