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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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2002/2002)
작곡가: Philip Glass
발매사: Sony Classical
글쓴이: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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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6] 01. Naqoyqatsi 
[06:52] 02. Primacy Of Number
[09:48] 03. Massman
[03:04] 04. New World
[09:01] 05. Religion
[07:54] 06. Media Weather
[03:08] 07. Old World
[08:08] 08. Intensive Time
[11:17] 09. Point Blank
[07:08] 10. The Vivid Unknown 
[02:56] 11. Definition
---------------------------------------------------------------------------------한동안 영화음악을 찾지 못해서 고생하던 시기가 있었다.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영화음악 중 하나인 [시네마천국]마저도 겨우 수입을 통해 어렵게 구했으며 [원스어폰어타임 인 아메리카]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뒤늦게 라이센스로 발표되기는 하였지만 오늘날 상황은 상당히 호전되었다. 그렇게 구하기 힘들었던 [집시의 시간]이 수입되는가 하면 헐리우드 영화들의 OST는 대부분 라이센스로 발표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아직 개봉도 안된 영화 혹은 개봉이 예정되지 않은 영화의 OST가 미리 소개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정체불명의 낯선 단어를 제목으로 하고 있는 영화 [Naqoyatsi] 역시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음악은 필립글래스가 맡고 있지만 그의 지명도만으로 영화음악이 국내에 라이센스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적어도 우리 시대 최고의 첼리스트중 한명인 요요마가 참여하였기에 지금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얼마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Naqoyatsi]는 영화계 전반에 걸쳐 주목을 받고 있지만 소수 매니아층 사이에서, 그리고 클래식계에서 커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화 매니아들에게 [Naqoyatsi]는 1983년 [Koyaanisqatsi]가 개봉된 이후 정확히 20년만에 끝을 맺는 가드프레이레지오 감독의 캇시 삼부작의 완결편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호피 인디언의 말에서 따왔다는 캇시는 삶이란 뜻으로, 83년에 제작된 그 첫번째 이야기 [Koyaanisqatsi]는 균형이 깨져버린 삶(Life Of Balance), 88년 두번째 이야기 [Powaqqatsi]는 과도기의 삶(Life In Transition), 그리고 2002년 세번째 이야기 [Naqoyatsi]는 전쟁같은 삶(Life As War)이란 뜻으로 삼부작에 걸쳐 인류가 파괴하고 있는 자연의 고귀함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캇시 시리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영화와는 거리가 먼 이미지의 나열로 구성된 일종의 영상 다큐멘터리이다. 특히 [Naqoyatsi]는 각종 디지털코드, 뉴스화면, 도시전경, TV장면, 각종심벌과 사진 등 450여개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연히도 빈라덴의 사진과 건물의 붕괴 장면이 담겨있어 미국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캇시 시리즈가 오직 이미지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83년 레지오 감독이 영화를 시작하면서 필립글래스와 첫 호흡을 맞추었고 음악에 대한 모든 권한을 그에게 일임하였다.
국내에서도 그렇지만 미국 역시 감독과 영화음악가의 지명도를 놓고 보면 필립글래스가 더욱 높은 지명도를 지니고 있다. 특히 1983년은 이미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상태였으며 아방가르드와 동시대의 문화에 대한 지대한 관심덕에 가드프레이레지오 감독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관계는 스티븐스필버그와 존윌리엄스, 데이빗린치와 안젤로바달라멘티, 피터그리너웨이와 마니클니먼처럼 캇시 시리즈 이외에도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Naqoyatsi]를 통해 필립글래스는 자신의 음악이 클래식 작품으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영화음악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고 영화에 미니멀리즘 음악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 영화음악의 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필립글래스는 영화음악가 이전에 현대음악가로 더욱 유명하다. 특히 현대음악의 주된 흐름중의 하나인 미니멀리즘의 대표가로서 60년대 동년배라 할 수 있는 라몽트영, 테리라일리, 스티브라이히가 세워놓은 미니멀리즘의 기초위에 가장 개성적인 음악으로 70년대 이래 가장 성공한 미니멀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다.
미니멀리즘 음악은 1960년대에 들어 새롭게 등장한 현대음악의 한 조류로 1990년대 이후 현대음악에서 시도되었던 온갖 실험적이고 복잡한 구성을 버리고 음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토널(Tonal), 즉 음조로 돌아가자는 사조이다. 그러기위해 가장 핵심이 되는 선율과 리듬을 선택하여 음의 높낮이와 길이를 조절하면서 이를 끊임없이 반복, 변형한다.
토널로 돌아가자는 미니멀리즘은 이론적으로는 작곡가의 몰개성을 추구하였지만 점차 인기를 얻고 대중화되면서 토널의 활용방법면에서 저마다의 독자적인 방법이 생겨나게 되었고 결국 작곡가마다의 독특한 개성이 생겨나게 되었다. 특히 필립글래스의 경우에는 동시대의 음악에 대해 누구보다도 열린 마음을 갖고 있던 터라 글램록의 대부 데이빗보위, 도어즈의 키보디스트였던 레이만자렉, 팝가수 린다론스타드와 교류를 갖고 있었으며 인도와 티벳등의 아시아 음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필립글래스는 이미 마틴스콜세지의 영화 [쿤둔]의 영화음악을 담당하면서 이 세상에 오직 자신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미니멀리즘 음악의 한 전형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Naqoyatsi]는 두편의 전작들에 비해 최신의 기술을 활용한 가장 디지털적인 영화로 삼부작의 완결편이자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장 중요한 영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필립글래스의 음악자체는 셋중의 가장 전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첫번째 음악은 키보드와 관악기와 보이스의 전형적인 앙상블이었으며 두번째 음악은 인도, 아프리카와 남미의 월드뮤직이었다. 이를 두고 그는 '다소 영화가 인간적인 관점을 갖기위해 음악을 사용하였다'며 어쿠스틱 오케스트라와 요요마를 선택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가장 디지털화된 영상과 가장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공존시켜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이야말로 필립글래스가 생각한 이번 영화음악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문명화된 미명 아래 자연에 가한 만행을 이야기하는 나레이터로서 첼로를 선택하였다.
사실 요요마와 필립글래스의 만남은 이 영화를 통해서 비로소 이루어졌다. 필립글래스만큼이나 동시대의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던 요요마 자신도 그동안 필립글래스의 작품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음악은 기존의 영화음악처럼 영상에 종속된 관행적인 음악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영화는 이미지와 사운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가 종속적으로 변하고 말았다. 하지만 필립글래스의 음악은 특히 [Naqoyatsi]에서는 이미지와 사운드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감독 레지오는 필립글래스의 음악을 '콘서트시네마'라는 표현을 쓰기까지 하였는데 캇시 시리즈 자체가 나레이션없는 이미지의 나열이기 때문에 필립글래스의 음악자체가 하나의 감성적인 나레이션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한 대로 특별히 그 완결편을 위해 필립글래스가 첼리스트로 요요마를 선택한 것이다.
필립글래스의 음악 자체만 놓고 본다면 모처럼 영화속에서 만나는 가장 그다운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그의 작품이 영화 [쿤둔]에서의 음악이었는데 티벳의 전통음악을 이용한 그의 미니멀리즘은 최근 대중음악계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샘플링을 이용한 일렉트로니카와 상당부분에서 비슷한 점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는 [Naqoyatsi]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월드뮤직적인 요소가 거의 사라지긴 했지만 그 어느 작곡가보다도 스피드를 중시하면서 몇개의 선율에 인간이 파괴성과 자연의 숭고함을 동시에 집어넣는 그의 섬세함은 반복될수록 점점 중첩되면서 큰 파장으로 듣는 이에게 다가온다. 거두절미하고 'Intensive Time'을 들어보기 바란다. 가장 확실하게 필립글래스의 스타일을 확인 할 수 있으며 영화 [Naqoyatsi]의 진정한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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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OST 리뷰 l 2008/08/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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