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Soundtrack (1994)
작곡가: Various Artist
발매사: Atlantic
글쓴이: 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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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3] 01. Waiting For The Miracle
[02:48] 02. Shitlist
[02:19] 03. Moon Over Greene County
[04:00] 04. Rock n Roll Nigger
[03:23] 05. Sweet Jane
[03:09] 06. You Belong To Me
[01:10] 07. The Trembler
[05:00] 08. Burn
[00:56] 09. Route 666
[00:47] 10. Totally Hot
[02:03] 11. Back In Baby's Arms
[04:23] 12. Taboo
[04:58] 13. Sex Is Violent
[02:22] 14. History(Repeats Itself)
[04:04] 15. Something I Can Never Have
[02:18] 16. I Will Take You Home
[01:10] 17. Drums A Go-Go
[03:12] 18. Hungry Ants
[04:33] 19. The Day The Niggaz Took Over
[00:43] 20. Born Bad
[01:21] 21. Fall Of The Rebel Angels
[03:54] 22. Forkboy
[01:04] 23. Batonga In Batongaville
[02:58] 24. A Warm Place
[01:08] 25. Allah, Mohammed, Char, Yaar
[03:49] 26. The Future
[04:25] 27. What Would You Do?
---------------------------------------------------------------------------------히치콕으로부터 스콜세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네아티스트들은 반사회적인 폭력과 이상심리의 소재에 매료되어 왔다.
헐리우드의 급진주의자이자 현대사가인 올리버스톤도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일까? [하늘과 땅]을 끝으로 베트남의 가위눌림에서 일단 숨을 돌리는가싶던 그는, 이번에는 내시경을 잡고 현대 미국사회에서 폭력이 소비되는 양상을 해부했다.
베트남이 스톤의 인생에서 폭력의 시작이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어찌보면 미국 중산층의 도덕적이 우월감을 위한 마녀사냥이 베트남에서부터 미국내부로 이행해왔다는 관점에서 [내츄럴 본 킬러]를 선택한 스톤의 행보는 일관성을 띈다.
극히 냉혹하면서도 동화적인 감각으로 폭력을 다루는 쿠엔틴타란티노의 머리에서 나온 연쇄살인자 커플 맥스와 맬러리의 피투성이 여행기에서 영화는 시작되었다.
스톤과 작가들은 두 연인의 사랑과 유년기 체험을 대폭 보강하는 동시에 타란티노 특유의 극단적인 살인장면을 축소시키는데 중점을 두어 시나리오를 대폭 개작했으며 맥스와 맬러리는 결코 서로를 배신하거나 한쪽이 갇혀있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지만 분노와 질투의 순간에는 상대를 죽일수도 있는 한쌍의 늑대처럼 그려졌다.
타블로이드 언론이 주도하는 '재난과 폭력의 엔터테인먼트화'는 이 영화에서 타겟이 되는, 미국사회의 폭력에 대한 병적인 태도를 대변한다. 대량의 무기판매로 엄청난 이윤을 올리면서도 사회적 병소에 뿌리를 둔 범죄에 대해서는 감옥중심이나 반범죄의 이상열기같은 전체주의적인 대응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전쟁과 엽기적인 폭력의 자극은 전파를 통해 게걸스럽게 소비된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눈알을 뽑아내고 방황하는 비극의 주인공들에게 느꼈던 카타르시스를 미국인들은 베트남과 일탈한 살인범, 선정적인 O.J 심슨의 재판에서 찾는 것이다. 바로 이처럼 위선적인 사회상황이 믹키와 맬러리와 같은 안티히어로가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을 갈망하는 미국인의 잠재의식에 파고들게 되는 조건이다.
나쁜 출생, 잘못된 사회, 아버지의 원죄, 잃어버린 순결, 참된 로맨스 등 이 부류의 영화에 정해놓고 등장하는 요소들을 가지고, 올리버스톤 감독은 실로 B급 영화에서 70년대 시트콤에 이르는 스타일 - 가장 거친 기록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만화까지 - 을 화려하게 짜집기 했다. 홈비디오, 흑백, 테크니칼라, 애니매이션을 총동원한 포스트모던한 시각적 구성은 TV세대인 주인공들의 내면을 묘사할 뿐 아니라, 스톤이 비판하고 있는 타블로이드 언론이 범죄를 포장하는 방식을 그대로 패러디하고 있기도 하다.
파괴의 관점에서만 세계를 이해하는 이 젊은 커플의 행적은 록스타들의 뮤직비디오를 닮아있기에 음악의 적정한 안배가 영화의 완성도에 끼칠 영향은 더말할 나위가 없는데, 일찌기 샌프란시스코의 펑크씬에 몸담은 경력이 있는 제작자 제인햄셔가 심혈을 기울인 사운드트랙의 결과는 기대이상이다. 애당초 타란티노는 로커빌리 넘버들을 수록할 것을 넌지시 제의했었지만 제인햄셔는 로커빌리보다는 힘있는 음악, 다양한 차원이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거부반응을 각오했던 햄셔의 우려와는 달리 올리버스톤은 강렬한 사운드를 환영했고 마지막 시나리오에서 음악의 비중을 크게 늘이기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결국 이 영화에서는 푸치니의 '나비부인'에서 Dr. Dre의 공격적인 랩을 망라하는 75곡이 장면 하나하나에 대응해 선택되었고, 이중 스물일곱곡이 앨범에 수록되었다.
[트루로맨스]의 음악이 그러했듯이 영화의 스타일만큼이나 때로는 잔혹하게, 때로는 주술처럼, 때로는 사랑스러운 동화의 주제가인양 표현하는 음악의 흐름을 밥딜런, 무소르그스키등의 이름만 보아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황폐한 땅에서 '기적을 기다리는' 레너드코헨의 읇조림에 이어지는 두번째 수록곡 'Shitlist'는 식당에서 벌어지는 학살의 오프닝 시퀀스를 완벽하게 마감하고 있는데, 총성과 칼날, 주먹의 생생한 소리와 폭발적인 드럼과 기타의 사운드를 라이브플레이 백 방식으로 조화시킨 결과 격투씬은 미적인 쾌감마저 안겨준다.
엔드크레딧의 노래 'The Future'도 레너드코헨이 들려주고 있는데 '내일을 준비하라. 그것은 살인이다'라는 섬짓한 가사가 이 영화에서 음악이 떠맡고 나선 적극적인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프로듀스를 맡은 트렌즈레즈너는 새로운 장르 인더스트리얼의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나인인치네일즈의 실체인데, 자신의 음악을 세곡이나 포함시키면서 금속성의 가학적인 사운드로 앨범전체의 분위기를 통합하고 있다.
이 앨범의 떼놓을 수 없는 특징은 영화의 대사와 음향이 대폭 포함되어 각곡이 영화속에서 처하고 있는 맥락까지 건실하게 전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냥감이 된 피해자의 절규에 겹치는 두 살인자의 천진한 농담, '연쇄살인자가 된다면 맥스와 맬러리가 되겠다'는 시민인터뷰, 언론의 선정주의적 보도등이 체득되어 비주류 밴드들의 공격적인 사운드와 그로테스크하게 어우러지는 이 사운드트랙에서 줄리엣의 소년스럽고 리드미컬한 음성이 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또한 타란티노가 영어에서 가장 휘발성이 강한 단어라고 했던 'Nigger'가 여러곡에서 외쳐지고 있는 것도 권력에 대한 자조와 도전을 상징하는 듯 싶어 흥미롭다. 관객의 귀와 심장을 정통으로 겨누는 이 영화의 앨범은 소재와 시각이 제공할 의도적 혼돈과 함께 올리버스톤이 말해온 '쇼크와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위해 세심하게 기획된 작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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