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뉴먼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게 참 망설여진다.
그가 남긴 디스코그래피 목록만 보고 얘기한다면 일이야 쉬워지겠지만 국내에서 그의 이름은 아직도 상중하로 따졌을 때 여전히 중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중급이라는 말의 뜻은 작품의 질이 아니라 그에 대한 이해도를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편적인 이해부족을 핑계삼아 그의 명성이 제리골드스미스나 한스짐머, 혹은 존윌리엄스와 같은 작곡가들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말한다는 것은 큰 실수일 것이다.
작품목록에서 눈에 확띄는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한다해도 랜디뉴먼의 영화음악이 있었기때문에 가능했던 작품은 널려있으며, 최근 들어 보여주는 행로는 그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묵시적인 합의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을만큼 괄목한 것이기 때문이리라.
혹시나 싶어 자료를 뒤져본 결과 영화와 관련된 랜디뉴먼의 작업은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작인 몇몇 영화들을 거론하지 않으면 그의 초기작품들이나 활동의 출발지점은 매우 낯선 것으로, 몇몇 TV시리즈물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활동시기는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시작된다.
[Ragtime]을 시작으로 시작된 그의 음악여정은 1984년에 로버트레드포드가 주연한 인상적인 야구영화 [내츄럴]에서 성과를 맺게되는데 이 영화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테마를 앞세우며 스포츠의 정신과 영혼의 승리를 고양시키는 기폭제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많은 상복까지 안겨준 [내츄럴]로 랜디뉴먼의 위치는 한순간에 격상되었다.
[Parenthood] [Awakenings]등의 작품들은 국내에서도 일찍 소개되었고 그의 왕성한 활동을 입증시켜주었다. 랜디뉴먼의 휴머니즘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된 이들 작품으로 인해 그의 입지는 전세계적인 것이 되었고 그의 전통적인 특징으로 자리잡아 많은 고정팬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 음악가의 특징을 장르로 묶는다는 것이 다소 무모하지만 랜디뉴먼의 음악들은 대체적으로 가족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하고있어 그 느낌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가닥하는 헐리우드의 영화음악가들과 비교해서본다면 랜디뉴먼이 추구하는 음악세계는 인간중심적이며 소박(적어도 지금까지는)한 편이었는데 이런 지향적 음악방향이 보다 확실한 목적지를 찾게 된 것은 90년도에 들어서면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애니매이션작품이 발표되면서부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정한 3차원 컴퓨터그래픽만으로 작업된 기념비적인 장편 애니매이션 [토이스토리]의 음악을 맡은 것이다.
철저하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제작된 영화답게 랜디뉴먼의 음악도 흥겨운 리듬감과 속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미 현실적인 상황과 거리가 먼 본영화에 융화되기위한 의도적인 과장이 오히려 돋보이는 우수한 사운드트랙 앨범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으로 성공으로 인해 제 2의 전성기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뉴먼은 마치 애니매이션 영화의 음악은 모두 독식하기라도 한 듯 [벅스라이프]의 음악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잊혀진 것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 [플레전트빌]을 비롯한 최근의 주요작들이 모두 [토이스토리]이후에 작업된 것들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작이자 기술적으로 몇십단계는 도약한 듯한 애니매이션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도 역시 그의 손을 거쳐 우리앞에 있다. 너무 빠른 기술의 업그레이드가 버겁다면 그 여파를 후반마무리하는 작업은 랜디뉴먼의 센스넘치는 음악에 맡겨두자.
몬스터의 휘날리는 3차원 털을 구현한 기술력에 감탄하는 것보다, 매핑이나 모델링같은 용어를 알아나가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 Writer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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