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Music From and Inspired by (1998/1998)
작곡가: Kenji Kawai, Juno Reactor, La Finca
발매사: PonyCanyon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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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9] 01. 불협분열
[03:52] 02. 링의 비디오
[05:04] 03. 귀전자
[06:04] 04. The Ring
[07:30] 05. Guardian Angel
[07:42] 06. Feel The Universe
[04:29] 07. 애의 초상
[05:52] 08. Kizuna
[02:44] 09. Legend Of Love
[04:36] 10. Out Of Control
---------------------------------------------------------------------------------영화 [링]은 매우 점진적이며 소극적인 방법론으로 내면의 공포에 접근해간다.
그 이유는 대다수의 호러영화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직접적인 공포를 표현하기 보다는 그것을 철저하게 은닉함으로써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반전'을 의식한 결과이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귀신으로 암시되는 존재는 끝나기 직전까지 모습 한번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관객에게 막연한 존재감만 인식시킨다. 하지만 영화의 말미에 TV에서 기어나오는 '사다코'의 묘사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공포를 관객에게 안겨주는데 바로 이 문제의 장면 때문에 영화관에서 기절을 하는 사람까지 보았으니(필자가 실제로 봤던 광경이다) 그 효과는 두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때문에 이 영화는 그 명성에 걸맞게 아류와 후속작들을 다작 생산했고, 급기야 한국판이 급하게 만들어지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게 했다.
영화속 내용을 살펴보자. 연속된 복제가 파멸을 낳고 생존을 위해서는 또 다른 복제를 감행해야 하는 현대문명의 비극적 결말 - 이 전체적인 맥락인데, 후속작들의 대량생산과 한국판으로 다시 한번 재생산되는 과정은 이런 일련의, 영화외적인 이유들조차도 정해진 수순처럼 연속적임으로 인해 섬뜩하다.
사실 책이 원작인 [링]의 느낌을 주된 것으로 여기고 이 영화의 파워를 연결짓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다. 감독이 애초에 생각한 공포는 뻔한 사회비판적 요소나 과장된 암시를 이슈로 전파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영화라는 시각예술 그 자체가 주는 독창적인 공포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영화판 [링]이 제시하는 공포의 표현법은 '독창적인 공포'의 범주를 벗어나 거의 전 지구적 현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링]은 [링] 바로 그 자체였다.
이 영화의 공포를 표현하는 방법론이 시각적인 요소에 의존하지 않다고(끝장면만 제외한다면)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단 한순간도 심리적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는데 이것은 순전히 음악에 빛진 바 크다.
음악은 우리에게는 사이버펑크 SF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로 유명한 가와이겐지가 맡고 있는데 아마 이 영화를 보고나면 멜로디는 기억나지 않아도 순간순간 공포의 장면마다 간담을 써늘하게 만들던 실제 주역이 음악이었음을 누구나 쉽게 알게 된다.
결코 멜로디컬 하지 않은 [링]의 음악(1편의 음악은 트랙 1~4번째 까지이다)은 주인공들이 사다코의 영혼을 찾아 헤매던 순간에도, 우물속에서 유골을 찾던 아슬아슬한 순간에도 늘 혼령처럼 따라다니며 관객들을 감각적인 공포에 몰입하게 만들고있어 큰 시스템에서 볼륨을 높여놓고 천천히 곱씹으면서 들어야 한다.
[링]의 음악은 영화처럼 서서히 감상자를 압박하는(그것이 묘미일지도) 스타일로 진행되는데 이는 일반적인 호러무비의 '깜짝 놀래키기'식의 상황과 음악이 주는 원색적인 공포연출법과는 차원 자체가 틀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스페셜 박스세트로 국내발매된 [링]은 DTS로 오디오 부분을 리마스터링했는데 이 감상은 공포영화속에서 음악의 위치와 비중이 얼마나 절대적인지를 증명해주는 진귀한 경험이 될 것이다.
사실 이것은 가와이겐지의 장기이자 특징인 동시에 '잘 디자인된 공포영화음악의 전형은 이런 것이다'를 자의적으로 증명해 낸 훌륭한 사례라고 보여진다. 원색적일수록 유치해지고, 노골적일수록 덜 무서워지는 공포영화의 음악, 스멀스멀 다가가는 그 모습이야말로 '궁극의 공포'임을 - 작곡가는 그 공포의 정서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사족>
본 앨범에는 [링]이외에 연작중 하나인 [라센]의 음악이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링 바이러스]에서 음악을 담당한 원일, 장영규의 작업과 일본판 오리지널을 비교/감상하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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