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999/1999)
작곡가: Paul Graowsky
발매사: Best
글쓴이: SL
---------------------------------------------------------------------------------
01. Siam Sunset
02. Horse Play
03. Flickering Screen
04. Heist
05. Whippet Away
06. Grace Amazing
07. Concerto For Stan
08. The Mix
09. Martine's Love Theme/Throwing Stones
10. Hangin' With Les
11. Lightning Rod
12. A Popular Song/Epiphany
13. One Dead Bus/On Fire
14. Agnus Dei_ Jonathan Ryan
15. The Fridge Thing
16. Searching for Siam
17. Magmix
18. Halleluja(Director's Cut) - Leonard Cohen
19. Farewell to Eric's
20. Closing Titles
21. Swingin' Safari - Bert Kaempfert
22. Siam Samba
23. Lament For Perence
24. Halleluja(Torch Mix) - Vince Jones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호주영화에 대한 나의 심상은 대부분 색깔에 걸쳐져 있다.
노란 먼지 속에 사막을 질주하는 '프리실라' 위에서 펼럭거리던 현란한 색상의 옷깃들. 파랗다 못해 거의 쪽빛에 가까운 하늘과 묘한 대비를 이루던 바그다드 카페의 급수탑. 면사포 사이로 베시시 웃던 뮤리엘의 미소만큼이나 환한 순백의 웨딩드레스. 태양빛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이기 때문일까?
호주영화에서 빛깔은 언제나 원색에 가깝다.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과 가장 가까운 색깔. 그래서 성질형용사보다는 관계형용사로 명명해야 할 것만 같은 색깔. 영화 [시암 선셋]은 그 이름처럼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색깔을 가졌다. 무섭고 황당하고 또 우습고도 신비로운 기운으로 빚어낸 오묘한 빛깔. 마치 한 통에 골고루 퍼담은 갖가지 향의 아이스크림을 맛본다면 바로 이런 맛이 아닐런지.
사랑스러운 아내와 정원에 누워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페리. 하늘에서 뭔가 반짝거리는가 싶더니 화물기에서 떨어진 냉장고가 바로 옆에 누워있던 아내를 그대로 덮쳐버린다. 컬러풀한 그의 인생은 일순간 잿빛으로 가득찬 영국의 겨울하늘처럼 변하고, 운명은 그런 그를 시험이라도 하듯 여기저기서 덤벼든다.
불행을 자석처럼 끌어들이는 페리에게 당첨된 호주 관광티켓도 썩 내키지 않는 건 마찬가지. 그 불행의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폴 그라보프스키의 음악만이 앞으로 이어질 그 수난의 결말을 살짝 암시할 뿐이다. 결코 그 끝이 잿빛은 아니라는 사실만을.
데이브 그루신이나 마크 아이샴을 비롯한 수많은 영화음악가들이 재즈에 한발을 딛고 있는 것처럼, 호주 영화음악계에서 최고의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폴 그라보프스키 역시 다른 어떤 장르보다 재즈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작곡가 중에 한 사람이다. 게리 코스텔로의 베이스와 니코 슈너블의 드럼으로 이루어진 폴 그라보프스키 트리오(Paul Grabowsky Trio)는 호주에서도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뽑히는 재즈 밴드인데, 그라보프스키는 바로 이 밴드의 리더겸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한편, 85년도부터 지금까지 텔레비젼과 영화에서 꾸준히 그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영화음악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재난영화와 로드무비 그리고 로맨틱 코메디까지 가세한 이 기묘한 영화의 스코어가 전체적으로 재즈의 빛깔을 입고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그러나 영화는 페리의 불행이나 그레이스와의 로맨스에만 그 무게를 실지 않는다. 관광버스에서 만난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나 그들이 탄 버스 운전사와 또다른 고급 버스 운전사 사이에 흐르는 싸늘한 신경전, 악당 마크의 등장으로 벌어지는 일단의 해프닝들을 모두 담고 있으며, 음악 역시 재즈 하나만으로는 그 오묘한 색깔을 표현해 내기에 너무나 달착지근하고 폭이 좁다. 그래서 그라보프스키는 일련의 재즈 스코어 사이에 클래식과 삼바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전자악기를 이용한 신비하고도 어두운 톤의 스코어들을 삽입하는 한편, 레오나드 코헨이 85년에 발표한 'Halleuja'를 비롯해 조나단 라이언의 천사같은 음성에 의지한 아리아 'Agnus Dei' 그리고 'Epiphany'와 같은 가스펠 곡을 사용하면서, 원곡 그대로가 아닌 또다른 스타일의 편곡을 이용해 그의 재즈 스코어와는 다른 분위기를 내되, 전체적인 영화의 톤이나 스코어의 균형은 깨지 않으려는 세심함 역시 보여준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