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958/1996)
작곡가: Bernard Herrmann
발매사: Varese Sarabande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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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5] 01. Prelude And Rooftop
[06:20] 02. Scotty Trails Madeline
[01:59] 03. Carlotta's Portrait
[03:00] 04. The Bay
[02:57] 05. By The Fireside
[02:27] 06. The Streets
[03:50] 07. The Forest
[03:32] 08. The Beach
[02:48] 09. The Dream
[06:59] 10. Farewell And The Tower
[03:35] 11. The Nightmare And Dawn
[03:16] 12. The Past And The Girl
[04:18] 13. The Letter
[03:08] 14. Goodnight And The Park
[05:10] 15. Scene D'Amour
[07:29] 16. The Necklace, The Return And Finale
---------------------------------------------------------------------------------영화사에서 진정한 '클래식'은 무엇인가?
영화광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컬트적 성향을 갖춘 영화? 또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하다는 - 그래서 이견없이 대중과 비평이 동시에 합의를 이룬 영화?
사실상 이 질문은 무의미한 질문에 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따분한 영화이론이나 부연설명없이도 오랜세월을 관통하면서 관객을 감동시키고 감정을 순화시키는 명작들은 천하의 졸작이 아닌 이상 개개인에게는 여전히 마음속의 클래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년의 역사를 거친 영화사에 직면하게 되면 우리는 반드시 거쳐가야 할 '영화계의 클래식'을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것은 보고 안보고의 선택적 문제가 아니며, 장르의 문제 또한 아니다. 그것은 고전을 접함으로써 당대의 영화를 어떤식으로 재편했으며, 하나의 영화가 현시대까지 어떠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게 되는 과정이며, 결정적으로 그 과정은 생산적이며 '유익'하다. 무성과 유성시대를 거치는 큰 변혁의 시기에도(이 시기를 지나면서 유성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영화인들의 낙오를 상기시켜보면 이것은 기술의 변천이라는 큰 장애물로도 해석된다) 여전히 자신의 영화를 만들었고, 현재까지도 가장 뛰어난 테크니션중 하나로 추앙받는 '히치콕'은 어떤가?
그는 영화의 이론을 새롭게 정립하고 자신의 스타일을 - 심지어 그의 카메오정신까지도! - 하나의 축으로 형성시킨 진정한 클래식의 창조자이자 산 증인이라 할만 하다. 그가 영화속에서 보여준 혁명적인 기법들은 물론 드라마를 이루는 절묘한 구성의 묘미들은 지금도 비슷한 식으로 카피와 카피를 거듭하고 있을 뿐, 단 한번도 그를 넘어서지 못했다. 훗날 작가들은 그가 당대에 이룬 거대한 성과에 오마쥬를 바쳤으며, 자신이 히치콕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추종자임을 밝히면서도 결코 그의 아성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가 남긴 위대한 걸작들을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사실상 지면낭비에 가깝다. 때문에 그의 대표작들중에서도 진정 알토란같은 '클래식'을 접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소중한 기회가 되는 것이다. 영화 [현기증]은 그의 걸작중 하나인 [이창]에서 다리를 다친 주인공이 그랬듯, 고소공포증이라는 커다란 아킬레스건을 가진 전직형사가 숨겨진 음모에 개입되어 발생되는 미스테리한 스릴러물이다. 특히 이 영화는 고소공포증이라는 상황을 고려한 - 공간을 충분히 활용한 촬영기법에서 거의 발명에 가까운 기교를 보여주기도 해서 많은 영화지망생들에게 기술적인 부분에서 칭송을 받는 작품이며, 히치콕의 다른 작품들에서 드라마구조와 서스펜스에 가려 제대로 소홀하게 인식되었던 부분, 이를테면 미술과 같은 시각적인 부분에서 매우 높은 완성도를 추구한 것이 특색이다.
또한 [현기증]은 그의 작품관과 연출력이 거의 최고조에 올랐던 당시에 만들어졌던 최고급 스릴러물 정도로만 인식되지 않고, 비평가들에게는 멜로드라마의 구조와 맞물린 이상한 불균형속에서 냉전시대의 불안한 시대적상황을 은유한 것이라는 텍스트로 읽히기도 했다.
사실 성적인 욕망과 강박관념, 정신분석학적 차원에서 인식되어야 제대로 읽혀지지 않을까라는 끊임없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바로 이 [현기증]이기도 하다.
음악은 [시민케인]이라는 최고의 걸작속에서 오손웰즈와 함께 하였고, 히치콕과는 일생의 동반자였으며, 까마득한 후배 마틴스콜세지의 [택시드라이버]에서 냉소적인 선율을 선사하며 우리에게도 익숙한 명인 버나드허먼이 담당했다.
버나드허먼의 선율은 헐리우드의 영화역사상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대의 명장들이 서로 그와 함께 일하기를 기대하였다는 증언에서도 발견되듯 완벽하게 영화를 이해하고 있는 몇안되는 위대한 작곡가이다. 좀 신화적으로 표현한다면 그의 스코어가 삽입되는 순간 드라마의 구조는 확실한 상승효과를 가져왔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버나드허먼은 얄팍한 기교에 의존하지 않았고 곡 자체의 뛰어난 완성도에 전적으로 의존한 장인정신의 소유자이다. 과잉을 용납치 않고 적시적소에 배치되는 정교한 구조에 기반한 작곡법은 히치콕과 같이 톱니바퀴같은 스토리를 가진 스릴러물에도 제격이었다.
[현기증]의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그의 음악은 수많은 텍스트가 숨어있는 본작의 복잡함을 일사분란하게 요약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 과감하게 개입하여 관객들의 몰입을 확실하게 견인해주는 역할을 한다.
<사족>
필자는 영화음악 컬럼을 쓰면서 자주 '버나드허먼같은...'이라는 표현을 써왔는데, 그것은 버나드허먼같은 영화음악가의 부재를 암시한 것이 아니라 그처럼 서스펜스를 이해하고 드라마를 이해하는 작곡가가 드물어가는 현재의 상황을 안타까워 한다는 의미다.
아마도 영화가 거대한 짐승처럼 덩치가 더더욱 커지고 시스템에서 일률적으로 생산되는 영화음악을 접할 일이 더더욱 많아질 현재의 상황은 그의 존재를 더욱 그리워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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