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리고 OST-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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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화속에서 많은 영웅들을 만나왔다. 그들은 어지러운 세상을 평정하기도 하고, 희망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면서 홀연히 사라지기도 했다.
영화 [셰인]에서 알란라드가 분한 주인공이 바로 후자에 해당하는 경우로 [터미네이터]의 2편에서 아놀드씨가 그랬듯이 이 멋진 서부의 총잡이도 악의 세력을 제압한 후 미련없이 떠나버린다. "돌아와요, 셰인!"이라고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소년의 절규도 아랑곳없이 홀연히 사라져버리는데 그 이후의 삶이 별볼일 없이 떠도는 방랑자가 될 수도, 아니면 괜히 있어보이는 척 하며 '멋있게' 보일려는 제스츄어일지는 몰라도 깔끔한 극의 마무리도 이 주인공의 퇴장으로 가능했던 일이다.
영화사에 길이 남은 [셰인]속의 바로 이 장면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었던 음악을 작곡한 빅터영은 헐리우드의 영화들을 더욱 풍성하게 살찌워주었던 명작곡가이다.
어린시절부터 바이얼린을 익히고 자신만을 위한 리사이틀을 개최하는 등 음악적으로 매우 관대한 집안에서 성장한 빅터영은 당시의 헐리우드 작곡가들이 상당수 그랬듯이 천재소리를 들으면서, 많은 음악상을 휩쓰는 등 전형적인 엘리트코스를 거쳐온 인물이다.
1차 세계대전이후 자신의 음악인생이 급변하게 되는데 새롭게 건너간 미국에서의 생활은 바이얼니스트로 성공하고 싶은 의지를 꺾고 말았지만(후원자도 없는 등 여러가지로 악재가 겹쳤다고 한다) 차선책으로 선택한 라디오방송일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명성을 쌓게 되었다. 특히 당시 빅터영은 편곡, 지휘, 음악감독등의 다양한 부분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었고 대중들의 기호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곡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이지리스닝 계열의 음악팬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미국적인 정서와 그들의 기호에 맞는 음악은 아무래도 듣기 편한 춤곡이나 무드를 중시하는 악단편성인데 빅터영의 오케스트라가 그랬다)
그런 빅터영이 결정적으로 영화음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 빙크로스비가 출연하는 뮤지컬 [무엇이라도 좋아]의 편곡을 하면서부터인데 이 일을 계기로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음악감독이 되었고 비로소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그가 작곡한 음악들은 다양한 장르에서 발견되는데 그중에서도 [쟈니기타] [80일간의 세계일주]등은 대중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었던 작품으로 영화속에서 끊임없이 흐르던 선명한 주제의 발라드취향의 곡은 영화음악가로 전업하기전의 그가 몸담았던 '악단'적 취향이 드러나는 넘버들이다. 하지만 대중들을 상대로 영화와 음악의 패키지화에 의한 상업적이익을 취했던 헐리우드에서는 가장 선호되는 공식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메이저급 영화제작사였던 MGM이나 20세기 폭스사등에서 많이 추구했던 대작주의 영화들이 아닌 드라마의 성격이 강했던 파라마운트라는 배경때문에 그의 작품들중 상당수가 통속적인 멜로물이 많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상당히 설득력있는 주장이다.
앞에서 언급된 작품이외에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골든보이] [삼손과 델릴라] [지상최대의 쇼] [정복되지 않은 사람들]등 빅터영의 손을 거쳐간 영화음악들은 상당수이며, 당시의 흥행을 이끌었다. 물론 그에게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도 같이 보장해 주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카데미에 20여번이 넘게 노미네이트된 그의 작품들은 단 한번도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 못하고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사망한 후 [80일간의 세계일주]가 작곡상을 받는 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헐리우드의 영화음악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대 작곡가에 대한 예의치고는 너무 가혹한 결과인 듯 하지만 수상이라는 것이 작품의 완성도와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의 영전에 남겨진 오스카상 트로피는 비록 하나일지라도, 지금도 그의 영화음악은 어디에선가 영향력을 미치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꾸준히 들려지고 있을 것이다.

- Writer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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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4box@hanmail.net) boxworld
영화음악가/국외 l 2008/07/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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