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별: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983/1998)
작곡가: Howard Shore
발매사: Varese Sarabande
글쓴이: 김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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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2] 01. Welcome To Videodrome
[07:17] 02. 801 A/B
[04:49] 03. A Slow Burn
[05:10] 04. TV Or Not TV
[05:51] 05. TV Passions
[03:05] 06. Pins And Needles
[03:31] 07. Long Live The New Flesh
---------------------------------------------------------------------------------데이빗크로넨버그의 영화를 보는 시각은 많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극단적인 시각속에 놓여 있습니다. 그의 영화, 특히 초기를 거쳐 80년대를 지나오면서 그의 영화들은 현대인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인간 고립화와 실종된 정체성에 맞추어져 있다는 견해입니다.
그의 많은 영화들이 이러한 견해를 상당히 설득력있게 해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과학을 맹목적으로 숭배하지만 이후에 반드시 뒤따르게 되는 비판적 결론, 또한 매스미디어에 무방비로 노출된 인간의 행태들은 얼마나 나약하며 그 모습들은 하나같이 한심할 정도로 무기력하다는 결론.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바로 그것은 영화적사유가 결핍된체 단순히 대책없는 종말을 이야기하고, 인간자아의 해체에만 관심이 있다는 매우 부정적인 견해입니다. 인간의 해체라기 보다는 인체와 인격에 대한 적나라한 해체 - 바로 이것이 크로넨버그의 영화를 좀더 노골화할 수 있는 확실한 정의라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그의 영화들에는 어김없이 인체의 해부와 해체가 등장하는데 그의 영화속 이런 과정들이 더욱 절망적으로 보이는 것은 한 사람의 영화감독이기전에 작가로서의 그가 영화를 풀어가는 시각이 해체를 통한 창조의 재창출이 아닌, 대부분은 지독한 비극의 범주내에서 진행되며 그가 주목하는 결과도 바로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가 영화속에서 등장시키는 인체의 해체작업을 단순한 호기심이나 습관화 된 영화언어로만 이해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크로넨버그가 영화속에서 벌이는 많은 해프닝과 비극들은 인간해체가 우선이 아니라 무자비한 과학에의 복종과 맹신에 의한 결과임에 먼저 주목하고 있으며, 영화속 인물들에게 비극이 닥치는 상황들도 그러한 경고를 무시했을 때만 있을 수 있는 일로 묘사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1982년에 개봉된 [비디오드롬] - 이 영화 역시 앞서 언급한 크로넨버그의 경고를 어기고, 이후에 발생하는 비극적 상황들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를 작가의 반열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은 계기가 되기도 했기 때문에 크로넨버그 자신의 역사에 있어서도 매우 뜻깊은 작품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크로넨버그는 혼성밴드 '블론디'의 리드싱어인 데보라해리를 여주인공 '닉'에 기용하는 허를 찌르는 캐스팅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크로넨버그의 역사에는 늘 하워드쇼어라는 작곡가가 붙는데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닙니다.
결코 편하게 들을 수 없는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일체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배제된체 사운드트랙 전편에 걸쳐서 신디사이저의 암울한 멜로디와 음향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육성을 전자음향으로 교묘히 변조, 왜곡한 첫곡 'Welcome To Videodrome'으로 시작되어 끝곡까지 어쿠스틱한 사운드는 철저히 배격하고 있으며, 영화속 주인공들에게 찾아오는 비극들이 순간적인 것들이 아니듯이 음악도 최대한 속도감을 자제하고 상황의 변화에만 미묘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하워드쇼어의 음악세계를 통틀어 보았을때 결코 찾아볼 수 없으며, 그가 전자악기를 통해 표현해내는 이상적인 영화음악의 예를 보여준 특별한 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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